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마지막)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9. 30. 18:06

4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1년 9월 29일)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가을비이다. 이 비는  계절이 가을로 가는 길을 더 재촉할 거다. 비는 그 철을 돕거나 재촉하는 촉매제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봄비에 만물이 잘 보이고, 여름비에 튼실한 열매 열리고, 가을비에 나뭇잎 보내고, 잎 떨어진 벌거벗은 나무에 겨울비 내릴 거다. 빗 속에서 어렵게 자기를 지키고 있는 장미의 모습이 오늘 사진이다.

오늘은 조던 B.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12 rules for life)>> 중에서, 두 번째 법칙인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이야기를 마친다. <창세기>에서 아담과 하와의 눈이 밝아진 후 알게 된 사실은 자신들이 발가벗은 상태라는 것과 앞으로 영원히 일을 해야 한다는 것만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선과 악'에 대한 것이었다. <창세기> 내용을 공유한다. <창세기> 제3장 5절이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 너희 눈이 열려 하느님처럼 되어서 선과 악을 알게 될 줄을 하느님께서 아시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선과 악을 알게 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개나 고양이는 뭔가를 잡아 먹는 동물이다. 그것은 그들의 본성이다. 다른 동물을 잡아 먹는 이유는 악해서가 아니라,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은 사리 판단 능력도, 창의력도, 자의식도 없다. 그러니까 그들은 악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리고 그들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에 관한 생각이 없을 것이다. 개나 고양이들은 자신들이 근본적으로 나약하고 상처받기 쉬우며, 고통과 죽음에 예속된 존재라는 걸 모른다고 본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라는 걸 안다. 자의식 때문이다. 또 고통과 자괴감, 수치심과 두려움을 느끼며,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안다. 이 말은 곧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게 중요한 지적이다. 고양이나 개와 인간의 차이이다. 예컨대, 우리 인간은 발가벗긴 상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며, 또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발가벗길 수 있는지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인간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을 학대할 수 있다. 누군가의 약점을 알고 있다면 깊은 상처와 굴욕감을 안겨 줄 수도 있다. 이런 행위는 포식자의 사냥보다 훨씬 더 악랄하다.

다른 사람을 의도적으로 괴롭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자의식의 발달만큼이나 엄청난 변화가 생겼다. 그 변화는 현실 세계의 선과 악을 구분하는 첫 번째 지식을 아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은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굴레이다. 이 굴레는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자체가 도덕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읻다. 사실 오로지 인간만이 순전히 고통을 위한 고통을 줄 수 있다. 예컨대 고문의 경우가 그렇다. 동물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다. 하지만 인간은 타인에게 고통을 가하는 일이라면 신에 버금가는 능력이 있다.

그런 면에서 인간이 얼마나 악해 질 수 있는지를 보면 원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개인적으로 원죄를 부인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나도 나쁜 짓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으로 거의 모든 인간은 아무렇지도 않게 악행을 저지를 수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을 지닌 생명체는 인간이 유일하다. 사고나 부주의 혹은 미필적 고의로 벌어지는 일도 있지만,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악한 면을 생각해 보면, 우리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나도 개인적으로 동의한다. 어쩌면 인간은 애초부터 존재하면 안 되는 무엇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에서 인간을 깨끗이 씻어낼 수 있다면, 모든 존재와 의식이 도덕적으로 순수한 동물들의 야만적 상태로 되돌아 갔었을지도 모른다. 그럼 우리는 무엇을 하여야 할까? 이게 마지막 질문이다. 이 답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오늘의 시를 공유한 다음 이어간다. 천양희 시인의 <사람의 일>이다.

사람의 일/천양희

고독 때문에 뼈아프게 살더라도
사랑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고통 때문에 속 아프게 살더라도
이별하는  일은 사람의 일입니다.

사람과 헤어지면 우리는 늘 허기지고
사람과 만나면 우린 또 허기집니다.

싸워야 하는 것일까요.
사람 때문에 하루는 살만하고
사람 때문에 하루는 막말합니다.

하루를 사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서
우린 또 사람을 기다립니다.

사람과 만나는 일 그것 또한
사람의 일이기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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