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언삭궁 불여수중(多言數窮, 不如守中): 말을 많이 하면 자주 궁하게 되니, 안에 잘 간직하고 있는 것만 못하다.
2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3년 9월 14일)
사람이 말로 짓는 업보가 다음과 같이 4 가지이다.
1. 남을 속이는 거짓말
2. 남에게 퍼붓는 욕지거리
3. 남을 이간시키는 서로 다른 말
4. 겉과 속이 다른 발림 말
세상을 어지럽히고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이다. 진실한 말은 있는 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인생에서 나온다. 말을 한다면 세상에 양식이 되는 말, 세상에 쓰임이 되는 말, 세상에 거름이 되는 말, 세상에 빛이 되는 말, 세상에 소금이 되는 말을 해야 한다. 내가 뿌린 말의 열매를 모두 내가 거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말을 경작하는 농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런데 최근에 귀를 씻고 싶을 만큼 '막 말'을 들었다.
질문: 다음 말을 한 "그는" 누구일까요?
"국힘에서 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때 들어가서 다 먹어줘야"
"내가 국힘 접수하면 이준석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
"만약에 이놈 XX들 가서 개판 치면 당 완전히 뽀개버리고"
이순옥 시인은 카톡으로 "입구(口)자가 세 개 모인 것인 품(品)격"이라고 했다. 내가 하는 말이 곧 인격인 거다. 그 문제를 떠나, 언론인 김종구의 해석이 눈길을 잡는다. "한 사람이 구사하는 단어와 어법은 그의 본질을 알려준다. 이 거칠고 공격적이며 상스럽기까지 한 '날것의 언어'는 정당, 정치, 민주주의를 대하는 그 사람의 인식과 태도를 생생히 보여준다. 그가 한 말들은 '과거' 에 머물지 않고 '현재'를 비춰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의 비민주주의적이고 폭력적 국정운영의 원형질이 이 육성 녹음 안에는 고스란히 녹아 있다. 여기 등장하는 언어들은 지금 한국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는 열쇳말이다."
인문 운동가의 눈에 가장 거슬리는 말이 "다 먹어줘야"이다. "'먹다'라는 동사는 다양한 단어와 결합해 사용된다. 잡아먹다, 뜯어먹다, 등쳐먹다, 해먹다, 따먹다, 붙어먹다, 거저먹다, 받아먹다, 털어먹다, 떼어먹다 등등…. 앞에 놓인 단어가 무엇이냐에 따라 뉘앙스가 조금씩 달라지기는 하지만 '먹다'는 결국 욕망의 충족을 가장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동사다. 먹히는 상대방이 철저히 '욕망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 '여성의 정조를 빼앗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도 있듯이, 먹히는 상대는 사물화되고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며 인격이 말살된다. '먹어버리겠다'는 말에는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는 것을 당연한 자연의 이치로 여기는 약육강식의 세계관이 깃들어 있다"는 거다. 인간 세계의 언어가 아니다.
나를 살 게 하는 말들/천양희
얼음이 녹으면 봄이 된다는 말이
나를 살게 한다
불완전하기에 세상이 풍요하다는 말이
나를 살게 한다
나를 잘못 간직했다가 나를 잃는다는 말이
나를 살게 한다
시가 없는 세상은 어머니가 없는 세상과 같다는 말이
나를 살게 한다
그 중에서도 나를 살게 하는 건
사람을 쬐는 것도 필요하다는 말
날마다 나를 살게 하는 말의 힘으로
나는 또 살아간다
"다언삭궁 불여수중(多言數窮, 不如守中)": 말을 많이 하면 자주 궁하게 되니, 안에 잘 간직하고 있는 것만 못하다.
좀 더 길지만, 원문을 읽으시려면,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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