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일은 '되는 것'이지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9월 3일)
역대 급 ‘전투 력’을 지닌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이란다. 추석을 앞둔 6일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할 것이라고 한다. “전국이 힌남노 영향권 아래 들어 한 번도 예상하지 못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상청 경고까지 나왔다. 우려스럽다.
국내에서 발생한 태풍 중에는 2002년 8월 말 한반도를 관통하며 사망과 실종 246명과 5조원대 손실을 입힌 ‘루사’가 유명하다. 피해 규모는 이보다 작았으나 이듬해 9월 추석 때 찾아온 태풍 ‘매미’는 각종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가을 태풍이 여름 태풍보다 무섭다는 속설을 증명했다. 루사와 매미는 아직도 태풍의 전투력 측정기로 사용될 정도로 악명 높다. 8말(末) 9초(初)면 한반도는 늘 태풍 사정권이다. 태풍의 순기능이 없진 않으나 곤혹스럽다. 지구 온난화로 이런 대형 가을 태풍이 더 빈번해질 것이라니 걱정이다.
사전에서 태풍이란 단어를 찾아보았다. 한문은 이렇게 쓴다. "颱風" '태풍 태'자란다. 난 클 태(太)를 사용해 '큰 바람'이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를 읽다 보면, 제우스가 올림포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까지 세 번의 싸움을 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괴물 티폰과의 결투이다. 이 괴물 '티폰'이 영어 타이푼(Typhoon: 태풍)의 어원이라고 한다.
티폰은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거대하고 막강한 괴물이다. 이 괴물은 머리가 하늘에 있는 별에 닿을 만큼 거대하며, 좌우로 팔을 뻗으면 서쪽과 동쪽 끝에 이르렀다. 어깨에서는 뱀의 머리가 100개나 도사리고 있고, 하반신은 큰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었다. 게다가 이 거대한 괴물은 움직일 때마다 쉭쉭거리며 크고 무서운 소리를 냈고, 눈에서는 불을 내뿜었다. 티폰이 바다 위를 지나가면 엄청난 바람과 함께 폭풍우가 치고, 꼬리로 땅을 치면 지진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 티폰(Typhon)은 영어 타이푼(Typhoon: 태풍)의 어원이다.
어느 날 티폰이 제우스의 권력을 빼앗으려고 올림포스 산으로 공격해왔다. 제우스가 커다란 천둥소리를 내며 위협하였지만, 티폰도 불을 내 뿜으며 대들었다. 처음에는 제우스가 번개로 티폰에게 상처를 입혔으나, 도망가는 티폰을 뒤쫓다가 제우스가 역습을 당했다. 꼬리에 얻어맞아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것이다. 티폰은 제우스의 팔과 다리의 힘줄을 끊어 버리고 동굴 속에 가두었다. 그리고 그 힘줄을 은밀한 곳에 숨겼다. 이때 제우스의 심부름꾼이며 도둑들의 수호신인 헤르메스가 나서서 제우스가 갇혀 있는 동굴과 힘줄이 숨겨진 곳을 알아냈다. 제우스는 곧 기력을 회복하고 티폰을 제거하기 위해 공격을 다시 시작했다. 격렬한 공방 끝에 제우스가 티폰의 머리 위에 벼락을 치자 괴물은 비틀거리며 쓰러졌다. 그러자 제우스는 재빠르게 티폰의 큰 몸뚱이를 타르타로스로 던져 넣었다. 그게 태풍이다. 신화적 해석이다.
세상 일은 '되는 것'이지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커피콩을 분쇄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오른손을 움직여 원두를 가는 모습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오른손이 일하기 위해서는 왼손이 커피 그라인더를 잘 잡아야 합니다. 즉 원두를 잘 갈기 위해서는 움직이는 손보다 잡는 손이 더 중요합니다. '잡아 주는 힘'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태복음 6장 26절이다. "하늘의 새들을 눈여겨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곳간에 모아들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는 그것들을 먹여 주신다. 너희는 그것들보다 더 귀하지 않느냐?"
우리들에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힘, 무엇을 하든 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이 있다.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보이지 않는 힘, 하느님을 믿는 것은 보이지 않는 힘을 의식하고 사는 것이다. 태풍을 너무 걱정하지 않을 테다. 큰 피해 없이 태풍이 잘 지나가길 빈다. 아침에 일찍 고향에 가 조상님과 먼저 하늘나라에 간 아내의 산소 벌초를 하고 왔다. 그래 이제야 아침 인문 일지를 쓴다. 고향에 갈 때마다 형님이 선물을 주신다. 이번에는 눈썹 문신을 하라고 돈을 주셨다. 속에서 따뜻한 무엇이 올라왔다. 이게 사랑일 것이다. 나도 그런 사랑 간직하고 실천하고 싶다. 이 9월에는.
9월의 기도/문혜숙
나의 기도가
가을의 향기를 담아내는
국화이게 하소서
살아있는 날들을 위하여
날마다 새로운 시작을 꿈꾸며
한쪽 날개를 베고 자는
고독한 영혼을 감싸도록
따스한 향기가 되게 하옵소서
나의 시작이
당신이 계시는 사랑의 나라로
가는 길목이게 하소서
세상에 머문 인생을 묶어
당신의 말씀 위에 띄우고
넘치는 기쁨으로 비상하는 새
천상을 나는 날개이게 하소서
나의 믿음이
가슴에 어리는 강물이 되어
수줍게 흐르는 생명이게 하소서
가슴속에 흐르는 물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로
마른 뿌리를 적시게 하시고
당신의 그늘 아래 숨쉬게 하옵소서
나의 일생이
당신의 손끝으로 집으시는
맥박으로 뛰게 하소서
나는 당신이 택한 그릇
복음의 사슬로 묶어
엘리야의 산 위에
겸손으로 오르게 하옵소서
다른 글들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에 있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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