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해야 할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고 눈앞에 보이는 황금만을 찾아 이리저리 헤맨 어리석은 일은 없었는지 나 자신을 뒤돌아 본다.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2년 7월 31일)
오늘은 7월의 마지막 날이다. 그리고 주일인데, 태풍의 영향으로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세상이 습(濕)하다. 그래 내 마음도 젖어 있다. 이런 장마철에는 습도를 잘 관리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한다.
습도가 높으면 불쾌하기 때문이다. 두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수증기 입자 자체가 피부에 닿으면서 열을 전달해서 체감온도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건식 사우나는 온도계 눈금이 100도 가까이 되지만 화상을 입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우주공간의 인공위성도 수백도나 되는 태양 복사열에 견디는 이유도 열 에너지를 전달하는 공기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로 습도가 높으면 피부에서 땀 증발을 방해해 끈적거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 습도가 올라갈수록 불쾌지수가 상승한다. 특히 장마철엔 기온보다 습도가 더 중요하다. 보통 15℃에서는 70%, 18~20℃에서는 60%, 21~23℃에서는 50%, 24℃ 이상에서는 40%의 습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하와이나 미국 캘리포니아, 프랑스 남부 지방이 전세계적 휴양지로 명성을 드날리는 이유도 높은 기온에 비해 습도가 낮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곳에 갈 순 없다. 습도를 제거하려면 제습기와 에어컨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드라이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다. 샤워 후 드라이어로 몸의 털 부분은 바짝 말리는 거다. 피지가 분비되는 모낭 주위 습도가 높으면 세균감염 등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 전 신발도 드라이어로 바짝 말리면 무좀에도 좋고 훨씬 촉감도 좋다.
심리적으로도 우울하다. 그래 오늘 아침은 스캇 펙의 책 이야기를 멈추고, 우리들의 삶의 방향을 주는 글을 공유한다. 그리고 내일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8월을 만나는 거다. 오세영 시인의 시처럼, "8월/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달이다. (…) 8월은/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가을 산을 생각하는/달이다."
우선 질문: 대전에서 서울까지 가장 빨리기는 방법은 무엇인가? 답: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 우리들의 인생 길도 마찬가지일 거다. 라피크(Rafik)는 "먼 길을 함께 할 동반자(同伴者)"라는 뜻을 지닌 아랍어이다. 좋은 라피크는 서로 간에 모든 것을 공감하며,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역지사지로 함께 행동하는 것이다. 동반자를 찾는 길은 나 스스로 먼저 '좋은 동반자'가 되어 주는 것이다.
그대로 우주의 로고스(원리)는 변하지 않고 있다. 그걸 "씨앗의 법칙"이라 한다. Yoon-hyeong Lee라는 담벼락에서 읽었다. 좀 정리를 해서 공유한다. 나 자신에게 심리적으로 삶의 지혜가 되었다. 씨앗의 법칙은 6가지이다.
(1) 먼저 뿌리고 나중에 거둔다. 거두려면 먼저 씨를 먼저 뿌려야 한다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여기서 삶의 지혜가 나온다. 일상 속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먼저 주어야 한다. 원인을 지어야 결과가 생기는 인과응보의 법칙도 이와 같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는 법이다. 무언가 이루고 싶다면 우선 시작을 해야 한다. 집을 2층부터 짓는 방법이 없는 것과 같다.
(2) 뿌리기 전에 밭을 갈아야 한다. 밭을 갈지 않고 심으면 싹이 나도 뿌리를 내리기 힘들고, 싹이 난 후에 밭을 갈려고 하면 뿌리를 다칠까 손대기 어렵다. 그러니 모든 일에는 차서(次序)가 있다. 난 차서라는 말을 좋아한다. 차서의 다른 말이 목차인데, 좀 엄밀하게 말하면, 차례(次例)와 질서(秩序)가 합쳐진 말이다. 순서 있게 벌여 나가는 관계 또는 그 구분에 따라 각각에서 돌아오는 기회를 말한다. 시간과 공간이 합쳐진 개념이다. 그 차서를 모르면 성과가 없고 일이 꼬인다. 씨앗이 뿌리를 내리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처럼, 필요한 것과 시기 및 방법을 파악하고, 기다려야 한다. 씨를 뿌린 것도 시간이 지나야 거둘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어떤 씨앗도 뿌린 후 곧 바로 거둘 수는 없다. 무슨 일이든 시작했다고 해서 즉각 그 결과가 있기는 기대하지 말고, 차서를 지키며 인내하며 계속 하여야 한다. 차서를 지키며 꾸준하게 그 일을 하는 것이다. 밭을 갈고, 씨앗을 뿌렸다면, 꾸준함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3) 뿌린 씨가 다 열매가 될 수 없다. 씨앗 10개를 뿌렸다고 10개 모두를 수확할 수 없다. 그러니 모든 일에 성공만 있기를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철학자 강신주에 의하면, 살다 보면 모든 사람이 3:4:3으로 나뉜다고 한다. 내 편 3, 중도 4, 죽었다 깨어나도 나랑 안 맞는 사람 3. 그 중에 4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3때문에 마음 아파할 것은 없다. 사는 것은 '한 방', '대박'이 아니다. 점진적으로 익어가는 것이다. 만날수록 삶을 더 즐겁게, 더 만족스럽게 해주는 누군가를 만나거나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내가 당신 때문에 인생이 더 행복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이다.
(4) 뿌린 것 보다는 더 많이 거둔다. 모든 씨앗에서 수확을 못해도 결국 뿌린 것 보다는 많이 거둔다. 그러나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너무 이해타산에 급급해 할 필요 없다. 인생은 길게 그리고 크게 보아야 한다.
(5)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여기서 우리는 여러 가지의 통찰을 얻는다. 자연은 스스로 보여줄 뿐 말은 하지 않는다. "천하언재(天何言哉)!" 하늘이 언제 말하 더냐! 오직 부산한 인간만이 말로써 세상을 재단하고 어지른다. 우리는 여기서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우주의 법칙을 배운다. 선을 행하면, 상으로 돌아오고, 악을 행하면 벌로 돌아온다. 이를 인과응보라 한다. 어떤 이는 악을 행하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말까지 하는 이도 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어쨌든 이왕에 씨앗을 심으려 거든 귀하고 좋은 씨를 가려서 심는 것이 좋다. 그러나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세상에 유익한 것을 심는 것이다.
어쨌든 우주가 시간과 공간이 만들어 낸 영원한 메트릭스라면, 그 메트릭스를 운행하는 원칙은 인과응보이다. 우주는 원인과 그것에 적당한 결과라는 영원한 원칙의 작동 안에서 존재한다. 우리는 인과의 명백하고 정당한 관계를 정의라고 부른다. 우주의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의 정교한 관계 속에서 완벽한 조화를 통해 유지된다. 우주 안 만물들은 인과의 절묘한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조정한다. 이 조화가 무너지면 혼돈으로 돌아간다. 모든 것은 인과원칙을 통해 생성되었고, 인간의 생각, 말, 그리고 행위도, 그것이 사적이든 공적이든, 이 원칙을 벗어날 수 없다. 인간이 어떤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는 있지만, 그 결과까지는 선택할 수 없다. 인간이 어떤 것을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지만, 그 생각과 행동의 결과를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그 결과는 원인의 당연하고도 엄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6) 종자는 남겨두어야 한다. 수확한 씨앗 중 일부는 다시 뿌릴 수 있게 종자로 남겨두어야 한다. 석과불식(碩果不食)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종자가 되는 과실은 먹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씨 과일은 새봄의 새싹으로 돋아나고, 다시 자라서 나무가 되고, 이윽고 숲이 되는 장구의 세월을 보여준다. 그래서 우리는 꿈을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일궈 나가는 변화의 힘이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 때가 있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간파를 하고,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리고 고 신영복 교수님이 늘 말씀하시던 '석과불식'이라는 사자성어와 관련된 이야기 하나를 소환하여 공유한다.
"아주아주 오래전 어떤 여객선이 항해를 하다 큰 폭풍을 만나 난파되어 항로를 잃고 바람 따라 헤매다 어느 무인도에 이르렀다. 다행히도 승객들은 모두 목숨을 건졌으나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막막하기만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배에 몇달을 먹을 수 있는 식량과 곡식의 씨앗이 있었다. 얼마를 기다려야 구조를 받을지 알 수 없어 승객들은 논의 끝에 미래를 위하여 땅에 씨앗을 심기로 하였다. 그래서 씨앗을 심기 위해서 땅을 파자 땅에 황금덩이가 여기저기 묻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땅을 파 뒤지기만 하면 황금덩어리가 나타나자 승객들은 씨앗을 심는 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말았다. 황금덩어리가 나오는 판에 구태여 귀찮게 씨앗을 심는 것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고 씨앗을 심는 일에 관심이 없어진 것과 비례하여 황금은 점점 많아져 더미를 이루게 되었다. 몇달이 흘렀다. 그런데 식량이 서서히 그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이들은 씨앗을 심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먹을 식량이 없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씨앗을 심어 싹이 나고 열매를 맺으려면 또 몇달을 기다려야만 하는데 그때까지 먹을 식량이 없으면 생명을 부지할 수 없게 될 것이므로 이미 때는 놓치고 만 것이었다. 그 후 많은 세월이 지나 무인도를 방문한 사람들이 발견한 것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황금덩이와 죽은 사람들의 백골 무더기들 뿐 이었다."
먼저해야 할 중요한 일을 잊어버리고 눈앞에 보이는 황금만을 찾아 이리저리 헤맨 어리석은 일은 없었는지 나 자신을 뒤돌아 본다. 우리의 소중한 삶의 시간에 황금 덩이만을 찾아 헤맬 것인지, 아니면 씨앗을 심을 것 인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그래 살아야 한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는 아내의 그리움이 아픔으로 다가올 때 읽고 싶은 거다. 그렇지만 나는 행복 하려한다. 행복한 사람은 상처가 없는 사람이 아니라, 상처가 많지만 스스로 치유할 줄 아는 사람이다.
타인들의 광선 속에서/박형준
타인들 속에서 항상 당신을 느낍니다.
당신은 타인들 속에 석탄처럼 묻혀 있습니다.
천년 뒤에나 윤기가 날 듯 오늘도
타인들의 광선 속에서 먼지 따로 반짝입니다.
저녁이 온통 푸를 때마다
얼음장 밑 식물처럼,
사방에서 반짝이는 먼지 띠들은 나를 미치게 합니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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