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우리가 '자기 자신'을 위해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7월 22일)
"갖은 고난을 이기고 상류에 이르러 그 육신마저 마침내 내어주고 스러지는 연어처럼, 온 생애가 저절로 타인과 나누고 베푸는 삶이었습니다. (…) 우리 시련의 동산 위에 영원히 진주보다 고운 아침이슬, 김민기."(류근) 그가 오늘 학전에서 무대 뒤를 영원히 지켰던 "뒷것 인생"으로 세상을 떠났다. 류근 시인과 같이, 나도 "그곳에서는 부디 평화로우시 길 빕니다." 그의 노래를 오전 내내 들었다. 그 노래들을 공유한다. 대학 시절에 많은 위로를 받았던 노래이다.
https://youtu.be/U42iUa3rOfo?si=BTvgzVR1Y5MZt6Kk
아침이슬/김민기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 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 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긴 밤 지새우고 풀잎마다 맺힌
진주보다 더 고운 아침이슬처럼
내 맘에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아침 동산에 올라 작은 미소를 배운다
태양은 묘지위에 붉게 떠오르고
한 낮에 찌는 더위는
나의 시련 일지라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
연속해서, 표지와 광고에 속아 인터넷으로 책을 주문하여 받았더니, 이미 갖고 있는 책이었다. 책 제목이 <<나를 위해 살지 않으면 남을 위해 살게 된다>>였다. 그리고 다음 카드 뉴스에 그만 인터넷 주문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다섯 개의 문장은 마음에 들었다. 일상의 삶에 필요한 좋은 지혜라고 생각한다. 나열해 본다. 다음 5가지를 모르면 살면서 후회하게 된다는 거다.
▪ 사람의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 원래 인생은 갑자기 도약하다 가도 갑자기 추락하는 것이니, 지금 성공했다고 너무 부러워할 필요도, 지금 실패했다고 너무 낙심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자신만의 보폭과 속도로 겸손하게 살아가야 한다.
▪ 모든 관계의 불행은 기대에서 온다. 가까운 사람이든 먼 사람이든 그 어떤 것도 기대하지 마라. 인간은 바라는 게 많아질수록 타락하고, 기대는 충족될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기대의 반대는 무시가 아니라 존중이다. 인간관계의 즐거움은 존중에서 시작된다.
▪ 인간은 움직이지 않으면 썩는다. 잡념이 많아졌다는 것은 움직일 때가 되었다는 신호이다. 이 신호에 응답하지 않다가는 몸이든 마음이든 어느 한쪽이 썩는다. 몸을 자주 일으키고, 자주 움직여라. 나의 경우는 맨발 걷기이다. 가까운 장소에 그걸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행복하다. 대부분의 근심과 걱정은 땀과 함께 배출된다.
▪ 손 밖이 아닌, 손안을 보아라. 행복의 첫걸음은 나에게 없는 것이 아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남이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자신만의 보물이 있는 법이다. 자기 삶의 가치를 스스로 알아볼 때 인생은 더욱 밝게 빛난다.
▪ 완벽해 보이는 사람부터 멀리하라. 이 세상에 결핍 없는 인간은 없다. 그러나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의 결핍을 숨기고 부정하는 사람은 가장 멀리해야 할 위험한 사람이다. 결핍의 크기는 그것을 당당히 드러낼 때 오히려 작아진다.
사실 우리가 '자기 자신'을 위해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카드 뉴스 광고 속에, 그 외 가족, 친구, 그 누구를 위한 삶이 아닌, 진정한 나를 위한 삶을 원한다면, 다음 6가지 문장이 필요하다고 소개되었다. 그래 묯 일전에 적어보면서 내 사유를 이어간 적이 있다.
▪ 통제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하라. 걱정이란 본질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 하는 헛수고이다. 걱정한다고 바꿀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인생의 현자들은 걱정이란 우리의 일상을 좌절 시키는 '독'이라고 말하며 우리 능력 안에서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꾸라고 충고한다. 인생의 현자들은 시간이야 말로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이며 걱정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걱정은 독'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일상에서 상기시키라고 한다. 그러면 우리 일상이 달라진다고 했다
▪ 진짜 내 것이 아니라면 기뻐할 이유가 없다. 어떤 말(馬)이 "나는 멋진 말이야"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당신이 "내 말은 멋있어"라고 자랑한다면, 당신은 말의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내 가족도, 내 친구도 내 것이 아니다. 그러니 "그들이 멋있어"라는 말도 오해를 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의 것은 무엇인가? 세상을 대하는 나의 태도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태도를 지닌다면 나는 자신에 대해서 충만한 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내 삶의 태도는 '거인욕, 존천리(去人欲, 存天理)'이다. 이 말은 '인간의 욕심을 버리고, 하늘의 이치를 따르라'는 뜻이다. 에고의 욕심(호리피해, 好利避害)을 버리고, '참나'가 지니고 있는 양심(良心=인성人性), 아니면 다음과 같이 우주의 원리인 "6바라밀(세상을 건너는 일, 세상을 사는 일, 6 가지 인격의 기둥)"에 머물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상 일을 나 자신 뜻대로 이루려 하지 않고 모든 일을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인다. 그래 늘 평안하다. 걱정이 없다. 내 뜻대로 말고,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도 그의 주장이다. 장자 식으로 말하면, "승물유심(乘物遊心)"이다. 노니는 마음으로 세상의 파도를 타다. 사물이나 일의 변화에 맡겨 조화를 이룸으로써 마음을 노닐게 한다는 거다.
▪ 배움이 없는 사람은 자신의 불행으로 타인을 비난한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대산 자체가 아닌,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비롯된다. 배움이 부족한 사람은 불행의 원인으로 자신을 지목한다. 배움이 충만한 사람은 자신과 타인 누구도 비난하지 않는다. 왜 공부하고 배우는가? 교양인이 되기 위해서이다. 교양인이 되는 목적은 교양인으로 서의 삶을 충실히 살아서 자신의 삶 자체를 예술적 단계로 승화시키기 위해서이다. 교양인은 교양을 갖춘 사람이고, 자신이 갖춘 교양에 따라 사는 사람이다. 그 교양의 수준을 우리는 "심/천"으로 나눈다. 교양이 넓고, 깊고 높을 때 심오하다고 하고, 그 반대가 천박한 것이다.
여기서 교양이 무엇인가? 우리는 그걸 보통 Liberal arts 또는 Humanities라 한다. Humanities는 15세기 이탈리아의 인문주의자들이 썼던 스투디아 후마니타스 Studia humanitas에서 찾을 것이다. 인문학의 기본 개념은 고대 그리스의 파이데이아(paideia)에서 왔다. 파이데이아는 기원전 5세기 중엽에 나타난 소피스트들이 젊은이들을 폴리스(도시국가)의 리더로 키우기 위해서 행하던 교육과정이다. 그리스 사회는 자유민과 노예라는 확실히 구분되는 신분제 사회였다. 그 사회에서 리더란 자유인으로 불리는 '능동적 시민'을 말했다. 피지배 계급으로서 자유가 없던 수동적인 노예들을 선도하고 끌고 나아가던 지배 계급이다. 자유인들이 지시하고, 노예들은 그 방향을 향해 나아간다. 자유민들은 이끌고, 노예들은 따라간다. 교양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잉태되어 자유인으로서 능동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도록 고안된 교육 장치였던 것이다. 교양은 얼마나 많은 사실을 아는가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생각을 해야 하는가, 혹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같이 방향성과 관련된 내용으로 채워진다. 교양은 고대 그리스에서부터 자유민이 자유민으로서 활동하는 데에 필요한 내용으로 되어 있어서, 세계를 지배하고 이끄는 일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부라는 것은 직업을 찾거나, 직업을 유지하는 일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관련되지만, 이런 내용들로 이루어진 공부를 하는 목적은 바로 그런 지식들을 기반으로 하여 삶과 세계의 방향을 결정하고 이끌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려는 것이다. 지배적인 시선과 활동력을 갖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말로도 바꿔도 된다. 즉 자유인이 되려는 것이다. 노예가 되지 않으려는 것이다.
▪ 신체의 장애가 마음의 장애는 아니다. 질병은 신체에 장애가 되지만, 스스로 선택하지 않는 한 의지의 장애는 아니다. 절뚝거림은 다리의 장애일 뿐 마음까지 장애로 만들지는 못한다. 세상 일을 모두 이런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모든 사람에게 장애가 되는 일도 자신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
▪ 누군가가 힘든 일로 고통받거나 자식을 멀리 보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더라도 연민에 사로 잡히지 말아야 한다. 마음을 가다듬고 이렇게 되뇔 수 있어야 한다. '아픈 것은 그 일 때문이 아니라, 아프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과 마주할 때는 아낌없는 위로를 보여야 하며,필요하다면 함께 눈물을 흘려도 좋다. 하지만 마음 깊이 비탄에 빠지지는 말아야 한다고 했다.
▪ 당신을 화나게 하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다. 우리가 모욕을 느끼는 것은 누군가의 욕설이나 폭력이 아니라, 그것을 모욕으로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를 도발한다고 느낄 때, 실제로 나를 화나게 하는 것은 나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처음에 받은 인상만으로 속단하여 반응하지 않는 거다.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상황에 대처하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기 쉬워진다. 예를 들어, 그 자리를 잠시 떠나는 것도 좋다.
어쨌든 책을 받아 보니, 노예였다 스토아 철학자 된 에픽테토스의 <<엥케이리디온>>이었다. 그리스어로 "엥케이리디온"은 '손쉽게 손으로 들고 다녀야 하는 것'이라는 뜻으로,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몸에 손쉽게 지니고 다니는 무기인 '단검(短劍)'을 이렇게 불렀다. 에픽테토스가 자신의 책에 이 이름을 붙인 것은 자신의 행복과 안녕을 보장하는 지혜를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얻은 것들을 그 책에 모았기 때문 같다. 나는 이 책을 <마음의 수첩>이라 부르고 싶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 #복합와인문화공간뱅샾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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