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에는 이면이 있고 성공에는 쓰라림이 있다.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7월 10일)
오늘 마티아스 뇔케의 <<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이야기를 오늘 마친다. 화두는 "명예에는 이면이 있고 성공에는 쓰라림이 있다"는 거다. 명예의 뒷모습이 있고, 성공에는 아픔이 있다는 것을 알자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알면 우리는 '안분지족(安分知足)'하며 살 수 있다. 만족을 모르고, 행복을 쫓는 사냥을 끝없이 펼치다 보면 결국 얻게 되는 건 불행이다. 그러니 자신의 처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을 알자는 거다. '안분지족'은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分數)를 지키며, 만족할 줄 앎'이란 뜻이다. 자기 분수에 맞게 무리하지 않고 만족하면서 편안히 지낸다는 거다. 윤리적으로 인격이 높은 덕망 있는 사람은 스스로의 잣대로 오만(傲慢)에 빠지거나 자만(自慢)하지 않고, 크고 작은 일을 나 보다는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삶의 아름다운 향기가 풍긴다. 이렇듯 편안한 마음으로 자기 분수를 지키며 욕심을 버리고 만족할 줄 아는 삶이야 말로 '멋진' 삶이 아닐까? ‘안분지족’은 노자 <<도덕경>> 제44장의 다음 문장을 소환한다. "知足不辱(지족불욕) 知止不殆(지지불태) 可以長久(가이장구)" 이 말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치욕을 당하지 않고, 적당할 때 그칠 줄 아는 사람은 위태로움을 당하지 않으니 오래오래 삶을 누리게 된다'이다.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구절이다.
만족(足)을 알고 그치는(知) 것이 내 몸을 살리고, 내 정신을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해답이다. 이 구절을 가지고 노자의 철학이 소극적이고 허무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문장의 주체는 성공한 귀족이거나 권력자이다. 이미 성공이라는 문턱에 다다른 사람에게 하는 경고이다. 자신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고, 더 큰 탐욕을 보일 때 벌어지는 참사에 대한 경고이다. 소유는 나눔을 통해 빈자리가 비로소 채워진다. 지속(長久) 성공과 생존의 비밀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안분지족'의 소박함은 칭찬과 인정의 문제 와도 관련이 있다. 자신에게 귀속되는 양보다 더 많이 요구하지 않는 것은 본질적으로 자화자찬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스스로에 대한 인정과 만족은 겸손을 갖추었을 때 라야 비로소 효과가 있는 법이다.
성숙한 사람들은 대개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어떤 행동, 어떤 계획, 어떤 관계를 시작할 수 있게 한 처음의 열정을 간직하고 있다. 그들의 행동 대부분은 지극히 사적이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거의 혹은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신의 성취를 굳이 드러내지 않고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며 보다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평범해 보이는 이들의 비범함이다. 타인의 평가에 얽매인 채 끝없이 괴로워하는 것이야 말로 '그것으로 충분치 않다'는 마음이 불러일으키는 지독한 불행이다.
타인의 인정을 바라는 대신 자신이 정한 기준에 따라 평범하고 '그만하면 괜찮다'는 마음을 갖고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극단을 멀리하는 거다. 그러면서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지 말고, 중용을 추구하는 거다. 소박하게 지낸다. 드높은 소나무는 바람에 자주 흔들리고, 가장 높은 탑은 더욱 육중하게 무너져 내리며, 산꼭대기는 번개를 맞게 되는 법이다. 순풍이 불어 돛이 부풀어 오를 때 돛을 다시 접을 수 있어야 한다. 평안한 삶은 무기력한 삶이 아니다. 본능적 과시욕을 자제하려면 용기와 명철한 정신이 필요하다. 가진 게 많을수록 잃을 것도 많은 법이다.
스피노자처럼, 대중의 인정보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삶을 살고 싶다. 그 길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이 추동하는 힘에 의해 움직이고, 성공을 순수한 성취로 여기고 쉽사리 자만에 빠지지 않는 거다. 스피노자는 존재가 스스로를 끊임없이 연마하며 자기 존재를 유지하려는 힘을 '코나투스(conatus)'라고 불렀다. 사람의 자질의 문제는 의지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니다. 자질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발견하기 위해 애써야 하고 서서히 발전된다. 그리고 자질이 발견되면 그것을 우리의 존재 안에서 지속시키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몫이다. 그리고 스피노자가 말한 내적 만족의 즐거움을 잘 이해하여야 한다. 모든 일이 비교와 경쟁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어떤 상황들은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한 행동에서 오는 내적 만족과 그 행동 자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이 좋은 것이 세상에도 좋은 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다가가기 어려운 지향점을 추구하기보다 나 자신의 감성이 이끄는 대로 공원을 산책하고, 극장에 가고, 즐겁게 식사를 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하는 거다. 그리고 우리는 온갖 용감한 행위를 찬양하면서, 정작 자신들과 가까이 있는 이웃에게 보이는 용기에는 인색하다. 거창한 자선보다 소소한 연민의 행위에 더 가치를 두는 거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최근에는 카톡으로 오는 소식들을 잘 살피고, 반응하며 서로 소통하려고 한다. 그러다가 어제 만난 글이다. 우리에게는 세 개의 손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것은 오른손, 왼손, 그리고 '겸손(謙遜)'이다. 두 개의 손은 눈에 보이지만 겸손은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는 있다. 겸손은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존중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자신보다 뛰어난 자들이 있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말한다. 부자가 없는 체하기 보다는 식자가 모른 체 하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가진 재산이야 남이 안 보이게 감출 수는 있지만, 아는 것은 입이 근질근질하여 참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제3의 손, 겸손은 살면서 꼭 필요한 손이다. 스스로 잘났다는 '자만', 남을 무시하는 '오만', 남을 깔보고 업수이 여기는 '교만', 남에게 거덜먹거리는 '거만', 이 '4만'의 형제를 다스릴 수 있는 것은 바로 '겸손'뿐이다. 자만과 교만 그리고 거만과 오만은 4 형제이다. 자만은 자기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고 익숙해지면서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자만은 겸손함을 잃고 자신만만함이 도를 넘어서는 순간 찾아온다. 스스로 자신의 가능성을 과신한 나머지 중심을 잃은 상태이다. 주로 자만은 허영심에 나오는 과시욕망에 사로잡혀 생기는 불청객이다.
교만은 자만이 갖고 있는 자만심에 더하여 교태 스러움까지 겸비해서 시건방짐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만이 더 극에 달하면 교만해 진다. 교만은 자신의 지위 높음을 자랑하여 뽐내고 건방지게 행동하는 뜻을 담고 있다. 자만은 자신감의 역기능으로 작용해 겸손함을 잃은 상태이지만, 교만은 타인에게 자신이 얼마나 잘났는지를 못 봐줄 정도로 뽐내면서 건방지게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교태는 외양이나 태도가 아양(귀염을 받으려고 알랑거리는 말)을 부리는 것이다.
교만의 형이 거만이다. 거만은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기 위해 거들먹거린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교만이 자만심에 교태 스러움을 겸비한 자세와 태도를 지칭한다면 거만은 교태 스럽지는 않지만 행동거지 표정이 상대의 기분을 건드릴 정도로 업신여기고 지나치게 거들먹거리는 경우를 지칭한다.
자만과 교만 그리고 거만을 넘으면 오만(傲慢)해 진다. 오만은 자가당착의 논리에 빠져 겸손함을 잃고 불쾌감을 줄 정도로 시건방지게 행동하는 불치병에 가깝다. 오만은 불손(不遜, 말이나 행동 따위가 버릇없거나 겸손하지 못함)과 교만은 방자(放恣, 어려워하거나 삼가는 태도가 없이 무례하고 건방짐)와 어울린다. 그래 서 우리는 '오만불손'하고 '교만방자'하다는 말을 사용한다. 이 4 형제를 가지고, 다음과 같이 문장을 만들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지위 높음에 자만하여 교만하기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고, 행동거지의 거만함은 국가의 주인인 국민도 몰라보는 오만의 극치이다."
한마디/천양희
내가 어린 아이였을 때 어머니는 내게
사람이 되어야지"란 말을 제일 많이 하셨다
꾸지람을 하실 때도 칭찬을 하실때도
나는 늘 그 한마디 "사람이 되어야지"
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어머니는 내게
알아서 해야지"란 말씀을 제일 많이 하셨다
꾸지람을 하실 때도 칭찬을 하실 때도
늘 그 한마디 "알아서 해야지"
어머니 보시기에 내가 과연 사람이 되었을까
어머니 보시기에 내가 과연 알아서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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