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내가 원하는 삶은 자유로운 삶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5. 9. 12:24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5월 7일)

오늘 아침은, 지난 이틀동안 낮 술에 취해, 머리가 아프고 힘들다. 그래 다시 내 삶을 점검하는 아침이다. 특히 간 밤에는 온갖 베티즈(바보짓)을 한 모양이다. 그래 이 <인문 일기>를 쓰기 시작하던 때의 다짐을 소환하여 마음을 다시 잡는다.

나는,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들꽃"으로 자유롭게 살고 싶다. 그러려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소유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이로부터 필요한 것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적게 가지며 욕심을 양심으로 절제할 줄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가난하라는 것은 아니다. 단순하게 살자는 것뿐이다. 적게 가졌다고 가난한 사람이 아니다. 끊임없이 더 많이 가지려고 하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이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삶은 자유로운 삶이다. 그러려면 타인들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영혼에 근육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을 많이 의식하지 않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는 일은 자동차가 제자리에서 공회전을 하듯이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면서 기름만 태우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느라 내 삶을 살지 못하는 사람은 자유로운 이가 아니다. 물론 인간의 본성으로 타인으로부터의 인정과 사랑으로부터 자유롭기는 쉽지 않다. 일상을 방해 받을 정도로 지나치지 말자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따뜻한 사람이 되어, 다른 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친절하자는 것이 우선이다. 나를 좋아하고 싫어할 수 있는 것은 다른 그 사람의 자유이다. 적어도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어도, 모든 사람에게는 친절할 수 있다. 허름한 옷에, 번뜻한 직장에 다니지 않아도, 자신이 한 따뜻한 한 마디를 오랫동안 마음에 간직하게 하는 사람도 있고, 멋진 차에 좋은 옷을 입고, 돈이 많거나 좋은 직장을 가졌거나 훌륭한 일을 한다고 해도, 다른 이의 단점만을 들추어내며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다. '너는 너의 노래를 불러라! 나는 나의 노래를 부르리라!'
  
길에서 만나는 예쁜 사람을 실제로 직접 만나 이야기 해보면, 다 예쁜 사람이 아니다. 예쁜 얼굴에 맞지 않는 못생긴 말솜씨, 예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무서운 생각, 예쁜 몸매에 어울리지 않는 잘못된 습관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 예쁜 것에는 예쁜 것이 어울려야 한다. 그걸 조화라고 한다. 조화를 이루어야 진짜 예쁜 것이다. 그러니 겉모습이 다는 아니다.
  
전남 곡성에 107세의 할아버지가 계시는데, 그분이 오래 사신 이유를 나는 좋아하고, 내 삶의 지혜로 삼고 있다. "그냥 안 죽고 살면 오래 산다. 어떻게 안 죽는가? 즐겁게 살면 오래 산다. 어떻게 삶을 즐겁게 사는가? 웃으며, 긍정적으로 산다. 미운 사람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그냥 내버려 둔다. 그러면 지들이 알아서 때 되면 다 죽는다. 절대 화 내지 마. 화날 때는 그냥 웃어."

나는 이렇게 한다. '내가 즐거워야 남을 웃길 수 있기 때문에, 내가 먼저 즐거 우려 노력한다. 그리고 살면서 무슨 일을 할 때 , '심적 부담감'을 느낀다면 그 일을 내려놓는다.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표현한다면 혹시 힘들어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위로의 선물이 된다. 내가 따뜻하면 내 주변에도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머리가 똑똑해 옳은 소리하면서 비판을 자주 하는 사람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무언가를 나누어 주려고 하고, 친구의 허물도 품어줄 줄 아는 사람,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어 따뜻함으로 내 꽃을 피어 "화엄 세계"를 만들고 싶다. 그 화엄 세계를 만들려고 오늘도 하루 종일 공부할 생각이다. 아버지 생각이 나는 아침이다. 아버지가 그러셨다.
  
"공부는 무엇을 많이 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한다. 바른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딱 한 마디로 하자면, 나만 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위하는 것처럼 남도 위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조정래, <풀꽃도 꽃이다. 2>, p. 87) 들꽃은 대부분 풀꽃이다.

어제 주말농장에 가다가 얻은 사진이다.

들꽃/정연복

이름 있는 꽃들은
눈부시지만

이름 없는 꽃들은
그냥 눈물겹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알아주든 말든

무명한 것들이
한데 옹기종기 모여

함께 웃고 춤추고
같이 비바람 맞으며

오순도순 사는 모습은
참 다정하다.

이제 나도
들꽃이 되려는가

요즘은 들꽃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건 작년에 했던 다짐이다. 나는 무심(無心)하고, 건강하게 살고 싶다. 무심(無心)은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네이버 사전은 이렇게 전하기도 한다. "물욕(物慾)에 팔리는 마음이 없고, 또 옳고 그른 것이나, 좋고 나쁜 것에 간섭(干涉)이 떨어진 경계(境界)"에 서 있는 거다. 무심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심한 하늘'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무심하게 있다. 그리고 청주에는 무심천이라 불리는 천(川)이 시내를 관통한다. 정륜 스님은 "뭣도 가지지 않아서 자유"로운 것을 "무심"이라 말한다. 무심하게 산다. 가쿠다 미쓰요라가 쓴 <<무심하게 산다>>라는 책에는 나이가 들수록 '성격이 급한 사람은 갈수록 더 급해지고, 불 같은 사람은 갈수록 더 불 같아지는 등 대부분 내면의 그릇이 작아지는' 풍경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참견, 잔소리 같은 뜨거운 단어를 건너뛰어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느긋하게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이 '무심함'일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작가의 의견에 동의한다.
• 나이가 들수록 내면의 그릇이 커져야 한다. 그래야 너그러워진다. 어떤 이는 그릇의 크기와 관계 없이 상관없어서, 즉 무관심해서 너그러워 보일 때가 있다.
• 경험은 무조건 많이 하는 게 좋다고 하는 이도 있지만, 가능성을 좁히는 경험도 있다.
• 운동을 한다는 것은 건강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아프기 위해서이다.
• 돈이란 원하는 물건을 사는 데 쓸 때보다 불행을 예방하는 데 쓰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다.

끝으로 고미숙의 책에서 읽은 안대희가 쓴 <<정조치세어록>>의 내용을 다시 읽는다. "하늘 아래 책을 읽고 이치를 연구하는 것만큼 아름답고 고귀한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 첫째로 경전을 연구하고 옛날의 진리를 배워서 성인들이 펼쳐 놓은 깊고도 미묘한 비밀을 들여다본다. 둘째로 널리 인용하고 밝게 분별하여 천 년의 긴 세월 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시원스레 해결한다. 셋째로 호방하고 힘찬 문장 솜씨로 지혜롭고 빼어난 글을 써내어 작가들의 동산에 거닐고 조화의 오묘한 비밀을 캐낸다. (…) 이것 이야말로 우주 사이의 세 가지 통쾌한 일이다."

나도, 정조처럼, 와인을 팔아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하니, 인문운동가로 다음과 세 가지를 삶의 즐거움을 삼는다.
• 경전 및 고전 뿐만 아니라 시대적으로 필요한 다양한 책들을 읽으며 우주와 그 사이에 있는 인간들의 비밀을 들여다보며 즐거워한다.
• 그러면서 문제의 대안을 찾아 해결하는 활동을 작은 범위에서부터 게을리 하지 않는다.
• 그 내용들을 글로 쓰며, 많은 사람들과 공유한다.

정조처럼, 배우고 읽고, 사유하며, 쓰는 일을 하고 싶다. 산다는 건, 천문과 지리 그리고 인문의 삼중주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삼중주의 리듬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세 질문도 궁극적으로 이 배치 안에 있다. 그러던 것이 지금에 와서는 인간이 천지, 하늘과 땅으로부터 분리되었다. 우리는 더 이상 하늘의 별을 보지 않고, 땅을 보는 안목도 잃었다. 땅이 투자대상이 되었다. 그러는 사이 인간이 천지보다 더 높은 존재로 올라섰다. 그러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공격을 당하며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는 중이다. 이제 앎은 자연지(自然知)의 광대한 지평에서 벗어나 오직 인간을 중심으로 삼는 문명지(文明知)로 축소되었다. 천지인을 아우르던 그 통찰력은 한낱 신화가 되어 버렸다. 그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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