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자존감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평가 혹은 믿음'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3. 25. 09:34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3월 24일)

오늘은 와인 강의가 아니라 순수한 인문학 강의를 한밭대 학생들 앞에서 한다. 부담스럽다. 가스라이팅 하지 않고, 한 인문학자의 삶을 통해 인문 정신을 일상의 삶에 어떻게 적용하며 인문 운동을 하는지 그냥 보여줄 생각이다. 학생들이 그걸 엿보고 자신의 일상을 되돌아 보는 이가 10명만 되면 성공이다. 그렇지만 인문적 지식을 속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 지식이 있어야 삶의 원칙과 문법을 튼실하게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삶의 안정되려면, 고전이나 경전을 읽으며 성인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따라해 보아야 한다.

자신을 믿어야 한다. 그걸 프랑스어로는 'dignité(디니떼)'라 한다. 한국말로 하면 '자존감(自尊感)'이다. 영어로 디그니티(dignity)라 하는 데, 이 말의 뜻은  한 개인은 가치가 있고, 존중 받고 윤리적인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말이다. 반면 우리 교육은 능력 우선주의이다. 김누리 교수는 이를 '능력주의(meritocracy)'라 했다. 이를 '존엄주의(dignocracy)' 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 존엄한 인간을 기르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다. 수월성 교육에서 존엄성 교육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독일처럼 경쟁 교육을 완화하거나 없애야 한다. 김누리 교수는 '경쟁교육은 야만'이라고 자주 말했다. 경쟁 없는 교육이 성숙한 시민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존감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평가 혹은 믿음'이다. 자존감은 다른 이와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지적되는 것들은 이다음과 같다.
(1) 실력을 쌓는 것,
(2) 작은 성공을 누적시키는 것,
(3)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제대로 구분하는 것,
(4) 자신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
(5) 외부에서 긍정적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 등 여러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런 것보다 자신을 '위대한 존재'로 믿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니까 자신의 가치가 더 높은 수준에 있음을 믿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가 높음을 스스로 확고히 믿으면, '자기 효능감'이 생긴다. 자기 효능감은 특정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믿음이다. 능력이 아니라 믿음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는다. 케냐의 마라톤 선수들은 자신의 한계는 없으며, 오늘은 '나의 날'이 될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낙관주의자들이다. 높은 자존감은 성숙한 방어기제를 형성하여 실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으며 고통 속에서도 쓰러지지 않는 힘을 준다. 실패와 고통 속에서 높은 자존감으로 성숙한 방어기제를 통해 또 일어서고 또 일어서게 하는 힘이 자존감이다.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이란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얻는 것이라고 본다.

자존감을 잃으면 삶이 추해 진다. 자존감의 반대가 열등감이다. 자존감의 다른 말이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품위를 지키는 일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늘 자기 중심이 바로 서 있으면 남이 어쩌든 다 남 사정일 뿐이다. 집중하는 대상이 자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감정 소모 없이 자기 일에 몰입한다. 수련, 내면 훈련은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다. 남의 불행과 고통을 보며 느끼는 기쁨을 독일어로 '샤덴프로이데'라고 한다. 사람은 악하고 선한 본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한 속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악한 속성을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행복해 지는 길이라 나는 믿는다. 그건 자존감에서 나온다. 나는 자존감이 흔들리면, 이 문장을 소환한다. '자존감'은 '나는 소중하다'하면서 자신을 존중 하는 마음이다. 반면 '자존심'은 '나는 잘났다'면서 자신을 지키는 마음이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좀 다르다.

이런 이야기를 오늘 할 생각이다. 봄 꽃들이 막 피려 한다. 어리어리하게 뿜어내는 연두 빛이 아름답다. 오늘 아침 사진 처럼, 이건 마술사 같은 요리사의 솜씨다. 한쪽에서는 팡팡거리며 팝콘도 터진다. 풍성한 자연의 식탁이 펼쳐지고, 우리는 그저 수저만 잡으면 된다. 연례행사로 이런 대접 받아왔으니 의례 그러려니 하지만, 이건 기적이 아닌가. 바라보는 풍경에, 코를 간지리는 향기에, 가슴 콩당 콩당 뛰어야 할 감사이며 경외가 아닌가? 이런 시를 공유한다.

봄/반칠환

저 요리사의 솜씨 좀 보게
누가 저걸 냉동 재룐줄 알겠나
푸릇푸릇한 저 싹도
울긋불긋한 저 꽃도
꽝꽝 언 냉장고에서 꺼낸 것이라네
아른아른 김조차 나지 않는가

이젠 글을 두 가지 버전으로 쓰다. 길게 사유한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면 된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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