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삼일절'은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똑같은 날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3. 2. 13:22

1년 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지
(2024년 3월 2일)

어제는 대전의 청년들이 만든 교향극 ‘독립선언문’이라는 음악회에 다녀왔다. 이 교향극은 한동운이 대본을 쓰고 정수화·김권섭이 작·편곡을 맡아 창작한 작품이었다. 1919년 독립선언문 전문과 독립운동가 10인의 이야기를 더해 항일운동의 의미를 담았다. 독립선언문 읽기를 권장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로 제작한 작품이라 했다. 교향악과 오페라의 서곡·아리아·레치타티보·합창, 연극을 융합해 교향극(Symphonic-drama)이라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장르를 만든 거였다. 공연 내내 그들에게 마음의 박수를 크게 보냈다. 그리고 뿌듯했다. 이런 청년들이 있는 것에. 서곡부터 마지막 합창까지 이어지는 단악장의 교향시 형식을 따라 감상하였다. 그러나 마음은 아팠다. 아직도 우리는 현대사를 잘 모르는 대중을 일부 기득권들이 <건국 전쟁>이라는 영화를 만들고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 역사의 혼란을 일으키는 일부 세력들이 언론과 함께 세상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 대중은 잘 모르고 관심도 없는 듯하다. 따라서 좀  길더라도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의 글을 공유한다. 우리 모두 꼼꼼하게 읽고 잘 알아야 한다. 모르면 당한다. 왜 그들은 우리를 현혹시키는 것일까 소위 뉴라이트라고 하는 기득권들이 자신들의 사욕을 위해 그렇게 대중을 의식화 시키는 거다. 그럴수록 더 똑똑하게 앞뒤 관계를 알아야 한다.

▪ 7월 4일은 미국의 ‘Independence Day'(독립일, 또는 독립기념일)인데, 1776년 이날, 아메리카 대륙의 영국 식민지 13개 주 대표가 모여 독립을 ‘선언’했던 날이다. 그때는 '선언' 뿐이었다.
▪ 정말 미국 식민지 연합군이 영국군에 승리한 날은 1783년 9월 3일,
▪ 미국 헌법이 모든 주의 승인을 얻은 날은 1787년 9월 17일,
▪ 연방정부가 수립되고 조지 워싱턴이 연방 대통령에 취임한 날은 1789년 4월 30일이다.
‘독립 선언(Independence Day)’으로부터 정부 수립까지 13년이 걸린 셈이다. 이 일련의 USA 탄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7월 4일 ‘독립기념일’인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를 보면, 1919년 3월 1일, 우리 민족 대표들이 모여 독립을 선언했던 날이다.
▪ 일본이 패망하여 우리가 광복한 날은 1945년 8월 15일,
▪ 헌법이 제정된 날은 1948년 7월 17일,
▪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날은 1948년 8월 15일이다.
1919년 3월 1일 ‘독립 선언’으로부터 정부 수립까지 29년이 걸린 셈이다. 이 일련의 대한민국 탄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날은 3월 1일 ‘독립 선언 일’인 것이다.

그리고 1920년 초,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두 개의 국경일을 제정했다. 하나는 ‘건국 기원절’이고 다른 하나는 ‘독립 선언일’이다. 건국기원절이 개천절이고 독립선언일이 삼일절이다. 그런데 1949년 국경일을 제정할 때 개천절, 삼일절에 광복절과 제헌절을 추가했다. '건국절'은 없었다. 한글날은 2005년에 국경일이 됐다. 여기까지 팩트이다.

1920년 ‘제1회 독립선언 기념 축하식’에서 안창호는 이렇게 말했다 한다 . “이 날은 가장 신성한 날이요, 자유와 평등과 정의의 생일이오. 이 날은 한 두 개인이 만든 것이 아니요 이천만이 만들었고, 소리로만 만든 것이 아니요 순결한 남녀의 피로 만든 날이오.” 전우용 교수의 주장이다. "안창호 말 대로, 대한민국은 이천만이 함께 만든 나라요 순결한 피로 만든 나라입니다. '국부'니 '국모'니 하는 건 왕조시대의 유물입니다. 이승만이 국부면 국모는 누구입니까? 프란체스카인가요 김건희인가요? 건국 서사(敍事)에서 우리나라의 삼일절은 미국의 ‘독립 기념일’과 똑같은 날입니다. 다른 국경일은 개천절, 광복절, 제헌절 등 ‘의미’를 쓰면서 삼일절만 ‘날짜’로 쓴 것은, 독립선언과 임시정부 수립이 같은 날 이루어진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삼일절은 ‘독립운동 기념일’이 아니라 ‘독립기념일’입니다. 건국절을 따로 제정하자고 주장하는 건, 국경일이자 대한민국의 기원일인 삼일절을 모독하는 짓입니다." 전우용 교수의 주장에 동의한다. 그동안 정확하게 몰랐던 거다.

'삼일절'은 미국의 독립기념일과 똑같은 날이다. 그리고 '삼일절'은 독립운동 기념일이 아닌 독립기념일이다. 건국절을 따로 제정하자고 주장하는 건 대한민국의 기원일인 삼일절을 모독하는 짓이다. 이렇게 잘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 이상권 페친에게 감사하다.

<건국 전쟁>이라는 영화가 나에게는 불편하다. 왜 이승만을 '국부'로 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이승만은 이런 사람이다. 다음은 누구일까요?

1. 남북의 통일 정부가 여의치 않으니 남한만의 단독 정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
2. 단독 정부 수립에 반대하던 제주도민 3만여 명을 학살한 4,3 사건의 최종 책임자.
3. 4,3 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한 여수 14연대 소속 군인들의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여수 순천 지역 민간인 1만여명을 부역자로 몰아 학살한 장본인
4. 그 직후 지금까지도 양심의 자유를 옥죄고 있는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인물
5. 좌익 세력에게 전향의 기회를 준다며 국민보도연맹을 조직해 놓고 선 6,25전쟁이 발발하자 빨갱이로 몰아 집단 학살한 장본인
6. 친일파보다 빨갱이가 더 나쁘다며 온 국민의 염원을 담은 반민특위를 해체하고 친일파를 등용한 인물
7. 정권 연장에 눈이 멀어 국회 프락치 사건, 발췌개헌안 파동, 사사오입 개헌 등을 주도한 민주주의의 파괴자
8. 죽산 조봉암 등 자신의 권력을 위협하는 정치인들을 죽음으로 내몬 사법살인의 설계자
9. 6,25 전쟁이 발발하자 국민들에겐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라며 사전 녹음된 방송을 틀어 놓고 선, 전날 36개 줄행랑을 친 것도 모자라 때늦은 피난민들이 건너던 한강철교 폭파를 명령한 잔인무도한 권력자
10. 86세의 나이로 부정선거를 획책하다 4,19 혁명이 일어나 끝내 국민들의 손에 쫓겨난 노회한 정치인

이상은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더 있다.

1. 3,1운동 직전 자의적으로 국제연맹의 위임을 청원한 일
2. 미국에서 대통령을 참칭하며 독립활동 자금을 유용한 사건
3. 서울 수복 후 피난가지 못한 이들을 부역자로 몰아 학살한 행위
4. 6,25 전쟁 중 미국에 작전권을 통째로 넘겨버린 일

왜 우리는 이런 이승만을 '국부'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아직도 친일 세력들이 우리 사회의 기득권을 갖고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일파들은 엄청난 부동산을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해서라면 친일 정권이든, 유신 정권이든, 학살 정권이든, 일본이나 미국에 관계 없이 권력의 주구 노릇을 마다하지 안 했다. 더 속상한 것은 자신들의 출세 길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제거하기 위해 '좌경, 용공, 종북, 빨갱이' 등이 필요했고, 그런 세력들은 지금도 이승만을 국부로, 8,15 광복절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우리 사회를 기형으로 만들고 있다.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 이유이다. 어젯밤에도 와인을 마시며 강변했던 말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과거를 덮어놓고 지금 이 순간 그들이 어디서 무슨 직위를 맡고,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가졌느냐가 곧 그 사람의 인품이 되는 인간관', 그러니까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인간관"이 지배적인 가치관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과정을 덮어두고 결과로, 이익이 되는 것이 선(善)이라는 자본의 논리"가 우리 사회의 지배 논리이다.

게다가 현 정부 들어 소위 뉴라이트라는 세력들이 '무식한' 현 집권 검찰 세력들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라이트에 관한 이야기는 내일로 넘기고, 이번 105주년 3,1절 기념사에서는 “어느 누구도 역사를 독점할 수 없다”며 무장독립운동 외에 다양한 실천가들이 있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과도하게 무장 독립투쟁이 강조돼 왔다며 모든 독립운동이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혔지만 누가봐도 이승만 류의 독립을 자기 영달에 이용한 자들을 향한 발언이었다. 하지만 기념사의 핵심은 "기미독립선언서는 일본을 향해 우리의 독립이 양국 모두 잘 사는 길이며, 이해와 공감을 토대로 ’세 세상‘을 열어가자고 요구했다"는 발언이었다. 일제의 압제에 맞선 투쟁을 '이해와 공감'을 구하는 운동이라 모독하였다.

"역사적 의미는 차치하고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역사인식은 논평할 가치도 없는 실로 경악할 수준이다. 디올백을 디올백이라 하지 못하고 피를 토하며 부르짖다 총칼에 스러진 선조들의 “대한독립만세”를 입에 올리지도 못하고 ‘대한민국만세’라고 왜곡하는 무리들을 내년 3.1절에는 보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선조들이 목숨을 걸고 외쳤던 함성은 “대한독립만세”였지 “대한민국만세”가 아니었다." 강미숙 페친의 글이다. 이날 윤 대통령이 선 연단 뒤에는 '자유를 향한 위대한 여정, 대한민국 만세'라는 기념식 주제가 크게 적혀 있었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해당 문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유를 향한 위대한 여정, 대한민국 만세'라는 문구를 세로로 읽으면 '자위대'가 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자위대는 일본 방위성에서 운영하는 준군사조직이다.

오늘은 윤동주의 서시를 공유한다.

서시/윤동주

죽는 날 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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