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을 멀리하면 다툼이 사라진다.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2월 13일)
노자 <<도덕경>> 제3장을 사람들은 "안민(安民)의 길"이라 제목을 붙인다. 그 길은 "마음은 비우고 배는 든든하게 하는(虛其心, 實其腹, 허기심, 실기복)" 거라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탐욕을 멀리하면 다툼이 사라진다"며 "부쟁(不爭)의 길"이라 제목을 붙인다. 경쟁하거나 싸우지 않는 길이라는 거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제3장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어제 우리는 노자의 세 가지 주장을 살펴 보았다.
(1) 훌륭하다는 사람을 떠받들지 않으면 사람들이 다투거나 경쟁하지 않는다. 좀 더 요즈음 사용하는 말로 의역하면, 똑똑한 사람을 높이 치지 않아야 사람들이 경쟁에 휘말리거나 다투지 않게 된다는 거다. (2) 구하기 어려운 물건을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사람들이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3) 탐욕을 멀리 하면 사람들이 심란(心亂)해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욕심날 만한 것을 보이지 않아야, 사람들의 마음이 혼란스러워지지 않는다. 즉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않는다.
이러한 "안민(安民)의 길"에 대한 해결 방법을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말한다. 성인의 다스림은 (1) 마음은 비우고 배는 든든하게 하며 뜻은 약하게 하고 뼈는 강하게 한다. (2) 사람들로 하여금 지식과 욕망을 멀리하게 하고 감히 지혜를 뽐내며, 감히 무엇을 한다고 하지 못하게 한다. 원문을 따라 가며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본다.
④ 是以聖人之治(시이성인지치) 虛其心(허기심) 實其腹(실기복) 弱其志(약기지) 强其骨(강기골) : 그러므로 성인의 다스림은 마음은 비우고 배는 든든하게 하며 뜻은 약하게 하고 뼈는 강하게 한다.
좀 쉽게 말하면, 성인의 다스림은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간교한 마음(心)'이나 그 마음에서 나오는 '허망한 야심(志)'을 없애도록 도와 주고, 그들에게 '배와 뼈'로 대표되는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채우도록 해주는 일을 우선으로 삼는다는 거다. 여기서 '심(心, 마음)'과 '복(腹, 배)'이 대비되고, '지(志, 뜻)와 골(骨, 뼈)이 대비되고 있다. 노자에게 인간 생명의 중추는 당연히 복과 골에 있지, '심'과 '지'에 있지 아니한 것이다. '심'과 '복'은 '허(虛)'와 '실(實)'이라는 동사의 목적어가 되어 있고, '지'와 '골'은 '약(弱)'과 '강(强)'이라는 동사의 목적어가 되어 있다.
'심'과 '복'의 관계에서 '심'이라는 것은 '복'의 오장육부를 지배하는 별도의 기관이 아니라, 오장육부의 관계로부터 발현되는 어떤 현상을 말한다. 동양에서는 상대적으로 뇌(腦)라는 중추에 무관심했었다. 동양 의학이 말하는 12정경(十二正經)의 근원이 모두 복부에 있으며, 12정경 중에 뇌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 '뇌사(腦死)'라는 말을 보면, '뇌'보다 '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니까 현대의학에서 우리의 의식중추를 뇌 중에서 대뇌피질에 두지만, 대뇌피질이 손상을 받아 가능을 하지 못해도 생명은 식물인간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나 간은 기능을 하지 못하면 생명은 존속될 길이 없다. 대뇌피질보다는 간이 더 생명 현상의 기초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대뇌피질릉 진화과정에서 후발 주자이며 개념적인 사유를 관장하는 것으로서 문명의 주체 노릇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생명의 중추는 아닌 것이다. 그러니까 "그 마음을 비워 그 배를 채워라"라는 말은 "부차적인 것을 비워서 원초적인 것, 본질적인 것을 충실케 하라는 명령"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도올은 설명하였다.
여기서 '지(志)'와 '골(骨)'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골'은 피를 생산하는 공장과도 같은 것이며, 인간 존재의 근간을 형성하는 것이다. 뼈대가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건물의 철근망이 무너지면 방에 있는 정교한 기물들이 다 파괴된다. '지'는 쓸데없는 개념적 지향성이며, 번뇌의 주체인 '심'과 상응하는 것이다. 그래서 노자는 말한다. "그 뜻을 약하게 하여 그 뼈를 강하게 하라".
이 문장에서 도올의 해석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무욕(無欲)'의 행위로 볼 수 있지만, 노자의 생각은 '마음 비움'을 불교적 해석인 '무아(無我)'로 풀기보다는 쉽게 "배를 채우고, 뼈를 강하게 만드는 건강의 비결"이라고 도올은 보았다. '무아'는 해탈을 지향하지만, '무위'는 건강을 지향한다는 거다. 그런 차원에서 요즈음 우리 사회가 농업을 경시하고 무시하는 무지막지한 경제 정책도 결국 우리 문명의 '심(心)'만 키우고, '배(腹)'를 죽이는 어리석은 모습이라는 거다.
어쨌든 '그 마음을 비운다(虛其心)'에서 '허(虛)'는 노자의 중심 사상이다. 그래는 노자 철학을 '허 철학'이라고도 말한다. 인간이 살아간다고 하는 행위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을 노자는 "마음을 비우는 것"이라 보았다. '마음을 비우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생명 중추를 실(實)하게 만드는 핵심이다. 나는 여기서 실(實)에 시선을 좀 멈추고, 그 이야기는 오늘의 시를 공유하고, 블로그로 옮긴다. 어제는 산책하다가, 나무에 걸린 연을 보았다. 그래 오늘 시를 공유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늘 사진이 그 거다. 연을 놓아주지 못해, 해도 나무에 걸렸다.
연/최윤희
왕년에 놀던 사람은 안다
날릴수록
사달 난다는 것을
바람을 타고
꼬리치며
내게서 가장 멀어지는 순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 연 저 연 할 것 없이
다 떠났다
연줄을 끊으며
글이 길어진다. 여기서 멈춘다. 나머지 이어지는 글이 궁금하시면,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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