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자유인은 "말이 없음의 가르침(불언지교)"을 행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2. 4. 08:18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2월 4일)

입춘, 봄이다. 동지(冬至)가 지나면 노루 꼬리만큼 씩 하루 해는 길어지고 추위의 절정인 대한(大寒)을 지나면 응달 진 골목에 드는 햇살에서도 온기가 살아날 것이다. 겨울은 아직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는지 한기를 뿜어내고 있지만, 봄은 물러설 것 같지 않은 겨울을 헤치고 따스한 빛으로 찾아올 것이. 사람들은 입춘에 날씨를 보며 그해 농사가 풍년일지 아닐지 점쳐보았고,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라고 써 붙이며 한 해 동안 무탈하기를 기원한다.  나는 대단한 것을 원지 않는다. 그냥 자연의 변화, 즉 순리(順理)대로 돌아가는 것이 세상임을 알고 있기에, 나는  혹여 넘어진다면 다시 일어설 힘을 남겨 달라고 빌고 싶다.

<<도덕경>> 이야기를 이어간다. 노자가 꿈꾸는 성인, 즉 자유인은 "① 무위로써 일을 처리하고, ②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을 수행한다. ③ 모든 일이 생겨나도 참견하지 아니하고, ④ 낳으면서 소유하지 않는다. ⑤ 할 것 다 되게 하면서도 거기에 기대려 하지 않고,  ⑥ 공이 이루어져도 그 공을 주장하지 않는다. 공을 주장하지 않기에 이룬 일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중 ②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을 수행한다는 "불언지교" 이야기를 한다. 성인, 즉 자유인은 "말이 없음의 가르침(불언지교)"을 행한다. 훌륭한 가르침은 '불언(不言)'의 가르침이어야 한다. "교육이란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는 자신에게만 있는 고유한 힘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우며 살게 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여기서 위대하고 창의적인 모든 결과가 출현한다고 믿는다. 밖에 있는 별을 찾아 밤잠을 자지 않고 노력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바로 별이라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 자신이 바로 별이라는 것 혹은 자기에게만 있는 자기만의 고유한 별을 찾게 해주는 것이다." 언젠가 최진석 교수의 글에서 읽은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불언지교'이다. 이는 말로 알 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느끼고 직접 자기만의 별을 찾도록 하는 것이다.

"불언지교"에 대한 사유를 하면서, 언젠가 들었던, '아이들은 잔소리보다 어른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고 배운다"는 말이 생각에 떠올랐다. 그런 뒷모습들이,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이다.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반칠환

보도 블록 틈에 핀 씀바귀 꽃 한 포기가 나를 멈추게 한다
어쩌다 서울 하늘을 선회하는 제비 한두 마리가 나를 멈추게 한다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이 나를 멈추게 한다
굽은 허리로 실업자 아들을 배웅하다 돌아서는 어머니의 뒷모습은 나를 멈추게 한다
나는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

풀 버전은,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우리마을대학_인문운동연구소 #사진하나_시하나 #손희락 #복합와인문화공방_뱅샾62 #노자_도덕경 #성인 #자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