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법정 스님이 말하는 무소유도 아무 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2. 4. 08:16

3년전 오늘 글입니다.

인문 운동가의 인문 일기
(2022년 2월 3일)

<유튜브(YouTube)>라는 매체는 혁명적이다. 하루 종일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하고, 또 원하는 강의를 무료로 무한대로 듣게 한다. 최근에 만난 도올 김용옥 교수님늬 <노자 강의>는 나를 자꾸 산책에 나가게 한다. 산책하면서 그의 강의를 듣는 것은 매우 큰 기쁨을 준다. 그동안 어렴풋하게 알던 동아시아의 노, 장 철학을 좀 알게 해주고, 동시에 그것이 내 영혼을 살찌운다. 그러면서 정신의 근육이 튼실해 지는 것 같다. 그리고 집에 들어 와 그의 책, <<노자가 옳았다>>를 펼쳐 보며, 미진한 것을 이해하고, 좋은 구절을 반복해 읽어 보는 것은 '지적 희열'이다. 혼란스러운 세태에 내 일상의 삶에 방향을 정해준다.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는 폭과 깊이를 더해 준다. 그리고 내 시선을 높여 주어, 다른 이와 세계를 더 포용하게 한다.

노자가 꿈꾸는 이상형은 성인(聖人)이다. 나는 이 성인을 내가 꿈꾸는 '자유인'으로 읽는다. 우리 말로 성인하면 '윤리적으로 완벽한 사람' 정도로 생각하기 쉬우나, 성인의 본래 뜻은 이런 윤리적 차원을 넘어, 말하자면, '특이한 감지 능력의 활성화'를 통해 만물의 근원, 만물의 '참됨', 만물의 '그러함'을 꿰뚫어보고 거기에 따라 자유롭게 물 흐르듯 살아 가는 사람을 말한다고 본다. 성인의 성(聖)자를 다음과 두 가지로 푼다. 사전에서의 해석이 우리를 오해하게 한다. '성(聖)'을 "함부로 가까이할 수 없을 만큼 고결하고 거룩함"으로 풀이하기 때문이다. 어떤 초월적인 존재적 실체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도올은 성인을 '귀가 밝은 사람", "소리를 잘 듣는 사람"으로 본다. 소리를 잘 듣는다고 하는 것은 고대사회에서 일차적으로 신의 소리를 잘 듣는 거다. 그러나 오늘날 인문정신으로 말하자면 사람의 소리를 잘 듣는 거다. 다시 말해 그런 사람은 총명한 사람이고, 지혜로운 사람이다. 더 나아가, 노자의 생각은 신의 소리를 잘 들을 줄 알고, 사람의 소리를 잘 알아듣는 자만이 통치의 자격이 있다고 본다. 타자를 다스린다는 것은 당연히 타자의 소리를 들을 줄 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신의 계시(드러날 정, 呈)를 듣는다(이, 耳)는 것이다. 신의 계시를 듣는다는 것은 곧 인류역사의 보편적 정칙을 깨닫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깨달은 것이 바로 지혜이다. 이 지혜를 얻어야 우리는 자유인이 된다.

유교에서 말하는 성인과 노자의 성인은 다르다. 유교의 성인은 세속적 도덕규범의 완성자지만, 노자가 말하는 성인은 그러한 도덕 규범을 초월하는 상도(常道)의 내재적 생명 가치를 구현하여 일체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난 자이다. 어원적으로 귀가 밝아 보통 사람이 감지하지 못하는 것도 잘 감지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다.

이런 성인은 '무위(無爲)를 실천하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무위지사(無爲之事) 속에서 사는 사람이다. 무위(無爲)는 말 그대로 하면 행위가 없음(non-action)이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무위도식 하거나 빈둥거린다는 뜻이 아니다. 도올에 의하면, 여기 '무'를 '없다'라는 명사로 보지 말고, '지운다', '버린다'라고 하는 동사로 보라 한다. 나는 그래 '무'를 그냥 없는 게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해 비우거나 버리는 것으로 보았다. 나는 법정 스님이 말하는 무소유도 아무 것도 갖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게다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의 물성(物性)을 지키는 것으로 본다.

무위의 반대되는 개념이 유위이다. 보통 인=간사에서 발견되는 것들로 무엇인가를 자꾸 하면 할수록 사태가 엉클어져 가는 상황을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다음 같은 행위들이다.
• 인위적 행위
• 과장된 행위
• 계산된 행위
• 쓸데 없는 행위
• 남을 의식하고 남 보라고 하는 행위
• 자기 중심적 행위
• 부산하게 설치는 행위
• 억지로 하는 행위
• 남의 일에 간섭하는 행위 등 일체의 부자연스러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거다.

무위지사(無爲之事)  또는 무위지위(無爲誌爲-무위의 위)는 행동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너무 자발적이어서 자기가 하는 행동이 구태여 행동으로 느껴지지 않는 행동, 그래서 행동이라 이름할 수도 없는 행동으로 '함이 없는 함'이다. 이런 무위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모습은 내일 이야기로 넘긴다. 어쨌든 나는 이런 무위를 실천하는 자유인이고 싶다. 그게 노자가 꿈꾸는 '성인'이라고 본다. 그 성인이, 인문 운동가의 입장에서 보면, 자유인이다. 진정한 자유인은 자기 확신과 자기 존경으로 탁월(자유자재함)을 수련하여 어제보다 아는 나를 만드는 사람이다. 그 반대 어제와 똑같이 주위의 인정에 목마른 자발적인 노예이다.

새해의 기도/손희락  

소유하기보다
버리게 하시며
움켜쥐기보다
놓을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쇠사슬 무거워  
하늘 날 수 없으니
탐욕의 굴레 벗은 내 영혼
단 한 번이라도 자유하게 하소서

악취로 썩어가는 옷들
벗어던지게 하시고
최초 에덴의 벌거벗음으로
복귀하게 하소서

굳이 걸쳐야 한다면
비바람 막을 수 있는
사랑의 옷 한 벌
그것으로 족하게 하소서

풀 버전은, 나의 블로그로 따라 오시기 바란다.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tistory.com 이나 https://pakhanpyo.blogspot.com 이다. 최근에는 우리마을대학 홈페이지 블로그에도 글을 올린다. https://www.wmcss.net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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