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행복은 연결감을 느낄 때 찾아옵니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2. 27. 15:30

10년 전 오늘 글이에요.

행복은 '연대'에서 옵니다.

목표 지향적인 행복 관을 가지고 있는 한 ‘지금 현재’의 행복은 내 것이 아니다. 멀리 있는 신기루 속 미래를 위해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견디고 있을 뿐이다. 만약 결과가 좋으면 지금의 과정은 의미가 있었다고 여길 것이고, 반대로 결과가 나쁘면 지금까지 노력한 과정은 무의미, 무가치, 실패한 시간이라 느낄 것이다. 과정을 즐길 여유도 없이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렸기에 내 몸에 얼마나 큰 무리가 찾아오는지 살피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소홀해지며, 스스로를 외로움과 고립감으로 밀어 넣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오랫동안 원했던 것을 성취하고 잠시의 행복감 뒤에 밀려오는 허탈의 파도를 경험해 봤을 것이다. 완전한 행복을 얻을 거라 생각했던 성공은 생각지도 못한 후폭풍을 몰고 와 가정이 파괴되거나, 몸에 병을 얻거나, 형제간의 우애가 깨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렇다면 목표가 달성되는 먼 미래가 아닌 지금 여기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바로 나와 내 주변 사람들 간에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 가다 보면 그 과정 속에서 느끼게 된다. 우리 인간은 온 우주와 연결된 존재다. 그래서 끊임없이 세상과 순환하면서 연결감을 느낄 때 몸은 건강해지고 마음은 행복하다고 느끼게 된다. 아무리 돈이 많고 명예가 높고 외모가 출중해도 혼자 고립되어 외롭게 생활한다면 결코 행복감을 느낄 수가 없다. 반대로 물질적으로는 별로 가진 것 없이 평범해도 주말 저녁마다 나를 불러주는 친구들이 있고, 아프면 찾아오는 지인들이 많으면 마음속에 따뜻한 행복감이 번진다.

 즉 행복은 먼 미래나 거창한 무언가에 있는 게 아니라 지인들을 만나 밥을 먹으면서 손뼉 치고 웃는 그 순간 속에 있다. 김치를 담갔는데 맛보라고 몇 포기 보내 준 친구의 마음 씀씀이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손에 쥔 것들을 남들과 나누어서 순환시킬 줄 알아야 한다. 가진 것이 있으면 먼저 베풀고, 내 마음의 힘든 부분도 감추지 말고 먼저 꺼내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목적이 없이 같이 있는 그 자체가 좋은 만남, 서로서로 따뜻한 연결감을 느끼게 하는 관계가 우리의 존재를 풍성하고도 행복하게 한다. 혜민 스님 [출처: 중앙일보] [마음산책] 행복은 연결감을 느낄 때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