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우주는 음과 양의 파동이라고 본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코로나-19에게 먹힌 2020년도 이젠 한 달 남았다. 그런 12월 1일 오늘부터 2-알파란다. 수도권에 적용되는 물리적(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이다. 2단계를 유지하되, 사우나, 에어로빅 시설 등은 운영을 중단하는 게 '플러스 알파'이다. 코로나와의 전쟁이 1년을 맞고 있다. 이 전쟁의 지겹고 불안한 삶이 어제까지 지속할 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지내고 있다.
그러나 나는 별로 힘들지 않다. 벌써 몇 년 전부터 내 단순한 일상이 습관이 되어, 힘들지 않다. 삶을 단순하게 설계한 것이 주효했다. 그리고 복합와인문화공간이 있어, 힘들지 않게 내 긴장을 풀어주는 이완의 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와, 함께 긴장을 푼다. 덩달아 나까지 신난다. 어제는 맛있는 참치들을 한보따리 싸가지고 오신 분이 계셔서, 좋은 와인과 즐거운 밤을 보냈다. 세상은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데, 내 연구실인 <수오실(나를 지키는 방)>은 사람 사는 냄새로 가득하다. 삶은 관계이다. 그 관계에 충실한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우주는 음과 양의 파동이라고 본다. 그 파동은 에너지의 움직임에서 생긴다고 본다. 자연은 음과 양이 교차하며, 춘하추동으로 소리 없이 순환한다. 그 덥던 여름이 말없이 사라지고 쌀쌀한 가을이 지나, 벌써 겨울이 왔다. 우주에서는 어떤 것도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관계와 변화 속에 있을 뿐이다. 에너지의 파동에 따라 반대되는 것과의 관계 속에서 작용과 반작용의 운동으로 변화하면서, 모든 것이 존재한다. 음과 양의 관계로 움직이는 것은 반대되는 힘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고 보는데, 그 힘이 에너지, 따뜻함의 정도, 즉 온도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니까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온도가 중요하다. 그 온도를 잃으면 죽는 것이 아닌가? 친절과 상냥함도 그 따뜻함에서 나온다. 난 겨울 날씨로 몸은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했으면 한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 따뜻한 친절과 상냥함으로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코로나 바이러스도 물러갈 것이다. 반드시 코로나 바이러스가 없는 세상이 되돌아 올 것이다. 음양의 조화에 따라서. 난 근거 없는 낙관주의자이다. 당분간 '정지의 힘'을 믿고, 방역 수칙과 위생 관리를 잘 하면, 코로나-19가 없는 세상이 올 것이다. 우주에는 하나의 로고스(原理)가 있는데, 그게 조화롭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지식하게 그 원리에 따라 우주가 조화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상호 관계가 있다. 관계론이 나온다. 그러니까 내가 어떤 '관계적' 태도로 하루를 사는가에 따라 일이 순리(順理)대로 가느냐 아니면 그 반대가 된다. 그래서 마음이라도 따뜻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은 양면성이 있다. 오르막 내리막 모두 같은 길이다. 난 자연의 흐름을 믿는다.
신영복의 『강의』라는 책을 보면, 백범 김구가 자주 인용했다는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를 소개하고 있다. 얼굴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실제 생활에서 건강은 미모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신영복은 이 말에 대해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를 추가하고 있다. 신체가 건강한 사람보다는 마음이 좋은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여기서 우리에게 흥미를 주는 것은 ‘마음’의 문제이다.
그러면 ‘마음이 좋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신영복은 이런 등식을 소개하는데, 흥미롭다. “마음이 좋다=마음이 착하다”는 것이고, 여기서 ‘착하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안다는 것으로 이어진다. 왜 우리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일까? 신영복에 의하면, “배려한다는 것은 그 사람과 자기가 맺고 있는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한다. 게다가 착하다는 것은 타인에 대한 관계의 배려를 감성적 차원에서 완성해 놓는 것이다. 머리로 이해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에 자리 잡고 있으며 무의식 속에 녹아 들어 체화(體化)된 수준이다. 오늘 공유하는 시처럼, 12월은 "사랑의 종/시린 가슴 녹여 줄/다뜻한 정이었음 좋겠다." 아침 사진은 동네 작은 공원에서 찍은 것이다. 뒷 배경으로 보이는 푸르른 소나무가 몇 개 안 남은 단풍나무를 더 돋보이게 한다. 관계의 미학이다. 다가오는 12월은 몸은 춥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게 만들고 싶다.
12월은/하영순
사랑의 종
시린 가슴 녹여 줄
따뜻한 정이었음 좋겠다.
그늘진 곳에 어둠을 밝혀 주는
등불이었음 좋겠다
딸랑딸랑 소리에
가슴을 열고
시린 손 꼭 잡아주는
따뜻한 손이었음 좋겠다
바람 불어 낙엽은 뒹구는데
당신의 사랑을
기다리는 허전한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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