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면 마음이 더 평화롭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월요일에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이야기가 이해하기 쉽지 않았나 보다. 그래 오늘 아침에 더 이야기를 덧붙인다.
주어진 가난은 우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지만, 스스로 선택한 맑은 가난은 절제된 아름다움이며 삶의 미덕이다. '맑은 가난'을 한자로 말하면 '청빈(淸貧)'이다. 나는 ‘청빈’을 좋아한다. ‘청빈’하려면 만족할 줄 알고, 나눌 줄 알아야 한다. 청빈의 원래 뜻은 ‘나누어 가진다’는 것이다. 청빈의 반대는 '부자'가 아니라, '탐욕'이다. '탐(貪)자'는 조개 '패(貝)'자에 이제 '금(今)'자로 이루어져 있고, '빈(貧)'자는 조개 '패(貝)'위에 나눌 '분(分)'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탐욕은 화폐를 거머쥐고 있는 것이고, 청빈은 그것을 나눈다는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는 "이 세상은 우리의 필요를 위해서는 풍요롭지만, 탐욕을 위해서는 궁핍한 곳이다." 라고 말했다. 그는 “진보는 삶의 단순화이다”라는 말도 했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소유하지 않으며 쌓아 두지 않아야 한다는 간디의 무소유 이론은 거대 자본의 전횡을 포위할 수 있는 비폭력 불복종 투쟁의 경제학적 변용이면서 새로운 세기의 문명론이다. 간디에게 진보는 삶의 단순화이기 때문이다.
가난하면 마음이 더 평화롭다. 오늘 아침은 이야기 하나를 공유한다. 언제, 어디서 가져온 이야기인지, 내 축적 노트에 쌓여 있다. "조선시대 홍기섭은 가난했지만 청렴하기로 알려진 선비였다. 그러던 어느 날 홍기섭의 집안에 도둑이 들었다. 도둑은 집안에 워낙 훔쳐갈 것이 없다 보니 솥단지라도 떼어가겠다는 마음으로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 때 도둑이 들었음을 알게 된 홍기섭 부인은 도둑이 솥단지를 떼어가려 한다고 남편에게 알렸다. 그러자 홍기섭은 태연하게 말했다. "우리보다 힘든 사람이니 저 솥단지라도 떼어가려는 것이니 그냥 가져가도록 놔 두시지요." 도둑은 솥뚜껑을 열어 보니 밥을 해먹은 흔적이 없었다. 도둑은 안타까운 마음에 오히려 솥 단지 속에 엽전 일곱 냥을 넣어두고 나왔다. 다음 날 솥단지가 없어지기는 커녕 오히려 돈이 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 홍기섭은 집 앞에 '우리 집 솥단지에 돈을 잃어버린 사람은 찾아가시오.' 라는 쪽지를 써 붙여 놓았다. 소문을 들은 도둑이 홍기섭의 집으로 찾아가 말했다. "남의 솥 안에 돈을 잃어버릴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늘이 준 건데 왜 받지 않습니까?" 그러자 홍기섭은 반문하며 말했다. "내 물건이 아닌데 어찌 갖겠는가?" 도둑이 꿇어 엎드리며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소인이 어젯밤 솥을 훔치러 왔다가 가세가 딱해 놓고 갔습니다." 이후 도둑은 홍기섭의 양심에 감복해 다시는 도둑질을 하지 않고 홍기섭의 제자가 되어 평생 성실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염의편>과 <야담집> "청구야담"에 나오는 설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자기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자신이 해야 할 한 가지를 숙고를 통해 발견하는 자이다. 그는 언제나 부자이다. 그는 미래에 이룰 자신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자신을 숙고한 적이 없고 행복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아 경쟁에 몰두하는 사람은 항상 가난하다. 그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자신의 소유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하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자기 자신을 독립적이고 고유한 존재로 보지 않고, 타인과의 가치를 비교하기에 바쁘다. 그런 사람은 늘 부러워 한다.
부러움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할 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헛된 바램이다. 부러움이 시간이 흐르면, 시기(猜忌)로 변한다. 자신의 고유함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개 하는 행위가 시기이다. 시기하는 사람은 자신이 내뿜는 나쁜 기운으로 자신도 죽게 된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시기가 오래되면 악의 폭력으로 이어진다. 최근 인터넷과 컴퓨터의 발달을 이용해 오히려 그런 시기로 부터 나오는 언어 폭력을 그런 사람들이 무차별하게 표출하고 있다. 특히 유투브나 SNS를 통해 '부러움-시기'가 악의적인 공격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시기하지 말자. "가끔은 작고 아름다운 것이" 우리의 가슴을 칠 때가 있다. 작다고, 적다고 부러워하고 시기할 일 아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자!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가끔은 작고 아름다운 것이/이기철
냇물이 흙에 스미며
스스로 제 몸을 조금씩 줄이는 일
가끔은 저렇게 작고 아름다운 것이
내 가슴을 칠 때가 있네
시인이 시를 쓰려고 만년필 뚜껑을 여는 일
저녁이 돼 세상의 아낙들이 쌀을 씻으려고
쌀독의 뚜껑을 여는 일
착한 소와 말들이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마구간에서 고단한 눈을 감는 일
저 작고 아름다운 것이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거룩하게 보일 때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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