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가장 쉽고, 깊게 상처를 받는 것이 말씨와 대화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1. 16. 17:28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11월 마지막 주 월과 화요일에 우리는 정현종과 문태준 시인을 만난다. "두터운 삶을 위하여"(정현종), "생명세계와 나의 시"(문태준)가 주제이다. 장소는 ETRI이다. 그래 오늘 부터 그 날까지 가급적 그 두 분의 시를 공유하려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가장 쉽고, 깊게 상처를 받는 것이 말씨와 대화이다. "나는 배운 게 없어 내 이름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 (…) 나는 징기스칸이 되었다." 호감 가는 말씨와 경청하는 대화가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나는 내 책에 좋은 대화를 위한 "S-L-L 법칙", 즉 "Stop-Look-Listen" 이 세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박한표, <매너, 마음을 사로잡는 힘>, 한울) 첫 번째 Stop이 '말하기 전에 잠깐 생각을 정리한 후에 말하라'는 것이다. 쉽지 않다. 하고 싶은 말을 참아야 하기 때문이다.

경청/정현종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날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神)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모든 귀가 막혀 있어
우리의 행성은 캄캄하고
기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 듯.
그게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제 이를 닦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그걸 경청할 때
지평선과 우주를 관통하는
한 고요 속에
세계는 행여나
한 송이 꽃 필 듯.

#인문운동가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시하나 #정현종 #와인비스트로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