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우리는 노력보다 결과를 먼저 기대하기 때문에 탐욕스러워지며 조바심 내고, 빨리 좌절하기도 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1. 11. 16:52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난 순(順)자를 좋아한다. 순리(順理)와 역리(逆理) 사이에서 우리는 흔들리며 산다. 어젠 순리를 따랐다. 그래 순천(順天)에 갔다. 순천만 갈대 습지와 국가정원에서 마지막 떠나는 가을을 실컷 즐겼다. 하늘이 도와 주어 가을 햇살이 절정이었다. 좀 '생뚱맞은" 정원의 나무들이 곳곳에서 겨울로 가는 채비에 바빴다.
난 일행과 일부러 떨어져 혼자 가을 속을 걸으며 '순리'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는 종종 땀보다 돈을 먼저 가지려 하고, 설렘보다 희열을 먼저 맛보려 하며, 베이스캠프보다 정상을 먼저 정복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노력보다 결과를 먼저 기대하기 때문에 탐욕스러워지며 조바심 내고, 빨리 좌절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리 울었나 보다"라고 했다. 꽃 한 송이를 피워내는 데도 계절의 변화와 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듯이, 세상만사 모든 일에 '순리'를 따르면 삶의 가치가 더욱 밝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가만히 오므린" 단풍 손이 가을에 지친 하느님과 나를 '뜨겁게' 받아 모시겠다고 말한다.
단풍/박현수
떨어진 불꽃은
손아귀를
가만히 오므린다
다음에는
하느님이 떨어질 차례란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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