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갖지 못한 것에 집착하면서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는 괴로움에서 비롯된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지난 달부터 시작하여 말레네 뤼달의 『덴마크 사람들처럼』 그리고 『우리도 행복해 질 수 있을까』를 다 읽었다. 그래 나태주 시인이 제일로 좋아하신다고 하는 11월의 아침에 행복 담론의 결론을 정리해 공유한다. 두 번에 걸쳐 공유할 예정이다.
말레네 뤼달은 행복 이야기를 하면서, 쾌락과 행복의 차이, 순간의 자극과 지속가능한 행복을 구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어릴 때부터 세상이 우리에게 주입한 행복은 외부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깊은 내면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것이나 살면서 얻은 것에 의존하는 것이었다. 예컨대, 아름다움, 돈, 권력, 명성, 섹스는 어디에서나 성공한 모범으로 필수조건처럼 제시된다. 이런 것들로 부터 나오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쾌락에 더 가깝다. '관리'되지 못한 쾌락은 실제로 양날의 검과 같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쾌락의 쳇바퀴' 현상 때문이다. 위에서 말한 다섯가지의 욕망을 손에 넣고 나면 더욱더 많이 바라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쾌락을 추구하지만 반대 결과, 즉 고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고통은 갖지 못한 것에 집착하면서 영원히 만족하지 못하는 괴로움에서 비롯된다. 더 좋은 것을 더 많이 원할수록 끝없는, 무의미한 경주에 빠져들 뿐이다. 그래 볼테르는 이미 "가장 좋은 것은 좋은 것의 적"이라고 말했다. 뇌과학에서도 말한다. 빠른 쾌락을 추구하면 도리어 만족이 어렵다. 그렇다면 일시적 만족이라는 허상과 지속가능한 행복 사이의 차이, 쾌락과 행복과의 차이를 어떻게 구별하는가?
쾌락은 분명 행복한 순간을 체험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건 쾌락이 아니다. 오히려 쾌락의 순간을 오롯이 만끽하는 능력을 갖추되, '행복'을 느끼기 위해 쾌락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쾌락은 행복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외부적이고 일시적인 쾌락과 행복의 토대를 구별해야 한다. 쾌락은 우리의 통제 밖에 있으며 좌절과 불행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반면 행복의 토대는 우리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을 충만하게 만들어 주고 삶에 의미를 더해준다.
우리가 지금까지 말한, 아름다움, 돈, 권력, 명성 그리고 섹스는 인생에서 남들보다 좀 먼저 앞서가게 하지만, 그게 다일 수 있다. 더 힘든 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아니 가장 나 답게 사는 일이다. 좌절에 이르게 할 수도 있는 가치체계, 즉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환상을 목표이자 행복의 필수조건으로 놓은 가체체계를 행복의 토대 구축을 최우선으로 하는 다른 가치 체계로 대체해야 한다. 이 다른 가치체계란 쾌락을 모아 행복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통해 쾌락을 평온하고 기쁘고 건설적으로 누리는 방식이다. 쾌락을 몰아 낼 것이 아니라 제대로 음미할 줄 아는 것이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생각이 들 때면, 나의 습관, 나의 삶의 원칙, 내 인생을 이끄는 중요한 것, 좋아하는 주변 사람, 내 계획 등을 하얀 종이 위해 열거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 행복의 토대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 그게 말레네 뤼달이 『덴마크 사람들 처럼』에서 쓰고 싶었던 내용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내면에 구축한 행복의 토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잠시 그곳을 떠났을 뿐이니,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면 된다. 자기 자신과의 신뢰를 회복하면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건 무슨 일이 벌어지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즉 자기 신뢰가 중요하다. 참다운 자신을 알고, 자신의 가치체계, 신념, 꿈을 아는 것이다. 자신의 가슴에 귀를 대고, 모든 감정을 존중하며 수용하는 것이기도 한다.
말레네 뤼달은 덴마크인으로 물려받은 가치, 신뢰, 나 자신이 될 자유, 공공 프로젝트에의 참여를 행복의 토대로 굳건하게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행복의 토대의 중요한 본질은 '소유'하고 있는 것, 아름다움, 돈, 권력, 명성 그리고 섹스가 아니라. 그 다섯 가지 요소와 맺고 있는 '관계', 즉 그것을 체험하고 활용하는 방식에 있다. 위의 다섯 가지를 선물이나 인생의 결과물 또는 행동 수단으로 분명히 인식하면, 다섯 가지 허상은 더 이상 허상이 아니라 행복의 토대를 강화하는 데, 이바지 하고, 또한 그것은 적어도 행복의 토대가 흔들리지 않게 할 것이다. 그러나 그 허상 자체를 목표로 삼거나 행복을 보장하는 보험으로 여긴다면 반드시 실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름다움은 자연의 선물이고, 돈은 운 또는 유산의 산물이라고 여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명성은 일 또는 사회 참여를 하면 따라온다. 또는 위 다섯가지는 중요한 계획을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제는 부산에서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왔다. 불꽃,아니 꽃불 축제를 만났다. 그리고 일정 끝내고, 달맞이 길을 걷다가, 내가 좋아하는 이기철 시인의 시를 만났다.
사람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이기철
달걀이 아직 따뜻할 동안만이라도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 사는 세상엔
때로 살구꽃 같은 만남도 있고
단풍잎 같은 이별도 있다
지붕이 기다린 만큼 너를 기다려 보았느냐
사람 하나 죽으면 하늘에 별 하나 더 뜬다고
믿는 사람들의 동네에
나는 새로 사온 호미로 박꽃 한 포기 심겠다
사람이 있어 세상은 아름답다
내 아는 사람이여
햇볕이 데워 놓은 이 세상에
하루만이라도 더 아름답게 머물다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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