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의 생각은 자기가 살아온 삶의 결론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1. 4. 09:27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의 생각은 자기가 살아온 삶의 결론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 것도 모두 다르게 살아온 경력 때문이다. 그래서 누구의 생각이 옳은 것은 없다. 그러니 각자의 생각을 존중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자신의 생각을 설득하거나 주입하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우리는 그를 매우 반갑게 생각하고 그와 음모를 꾸민다. 그 음모를 에피쿠로스는 우정(友情)이라 했다. 철학자 강신주에 의하면, 살다 보면 모든 사람이 3:4:3으로 나뉜다고 한다. 내 편 3, 중도 4, 죽었다 깨어나도 나랑 안 맞는 사람 3. 그 중에 4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3때문에 마음 아파할 것은 없다. 사는 것은 '한 방', '대박'이 아니다. 점진적으로 익어가는 것이다. 만날수록 삶을 더 즐겁게, 더 만족스럽게 해주는 누군가를 만나거나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내가 당신 때문에 인생이 더 행복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말이다. 어제 밤에 <완벽한 타인>이란 최근에 개봉된 영화를 보고 든 생각이다.

오래된 농담 / 천양희

회화나무 그늘 몇 평 받으려고
언덕길을 오르던 늙은 아내가
깊은 한숨을 몰아쉬며 업어달라 조른다
합환수 가지 끝을 보다
신혼의 첫밤을 기억해낸
늙은 남편이 마지못해 업는다
나무 그늘보다 몇 평이나 뚱뚱해져선
나, 생각보다 무겁지? 한다
그럼, 무겁지
머리는 돌이지 얼굴은 철판이지 간은 부었지
그러니 무거울 수밖에
굵은 주름이 나이테보다 깊어 보였다

굴참나무 열매 몇 되 얻으려고
언덕길을 오르던 늙은 남편이
깊은 한숨을 몰아쉬며 업어달라 조른다.
열매 가득한 나무 끝을 보다
자식농사 풍성하던 그날을 기억해낸
늙은 아내가 마지못해 업는다
나무 열매보다 몇 알이나 작아져선
나, 생각보다 가볍지? 한다
머리는 비었지 허파엔 바람 들어갔지 양심없지
그러니 가벼울 수밖에
두 눈이 바람 잘 날 없는 가지처럼 더 흔들려 보였다

농담이 나무 그늘보다 더 더 깊고 서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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