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아름다움=행복, 돈=행복, 권력=행복, 명성=행복의 허상에 이어, '섹스=행복의 허상' 이야기를 이어간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1. 3. 10:57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의 화두도 몇 일전부터 계속하고 있는 행복 담론으로 섹스는 몸이 아니라 감정이 연결될 때 행복하다는 문제이다. 아름다움=행복, 돈=행복, 권력=행복, 명성=행복의 허상에 이어, '섹스=행복의 허상' 이야기를 이어간다. 말레네 뤼달의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를 계속 읽고 있는 것이다.

침대에서 행복을 얻기 위해 확인해야 한다는 '체크 리스트'는 흔히 다음과 같이 세가지를 말한다.
(1) 첫 째는 크기이다. 남자는 성기, 여자는 가슴 크기에, 성관계가 순조롭지 못했거나 즐겁지 않았을 때, 크기에 집착하면 몹시 괴로워진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나 남성 또는 여성의 이상적인 신체비율을 머릿속에 품고 있지만, 사랑이 개입된 성적인 관계는 결코 그러한 기준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다.
(2) 두 번째 항목은 성적 기술이다. 포르노나 영화를 통해 자신의 성적 욕구를 탐험하며 영감을 얻겠지만, 욕구를 성적 능력에 대한 압박으로 받을 필요는 없다. 독특한 취향이나 능력의 모든 요소를 재현하는 것은 행복한 성생활을 위한 의무가 절대 아니다.
(3) 세 번째는 성에 대한 환상이다. 환상은 우리의 가장 깊은 내면이며, 반드시 실천에 옮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면 욕망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 그러나 환상을 행위로 이행하면 위험할 수 있다. 왜냐하면 환상이 고갈되면 끊임없이 다른 종류의 환상을 개발하고 점점 더 복잡한 설정을 상상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환상을 동반한 활발한 성적 상상은 이론의 여지없이 성을 만끽하기 위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환상을 반드시 공유하고 실천해야만 성적으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욕구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욕망에 따라 파트너와 이야기 하는 것이 중요하다.

침대에서 행복한 성생활에 대한 여성의 태도와 남성의 태도는 좀 다르다.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은 뭘 하든 편안하게, 마음을 다해 집중하는 여자, 욕망을 느낄 때 주도권을 쥘 줄 아는 여자들로 한 잡지의 조사가 밝혔다. 나는 진짜로 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보여주거나, 자신의 몸을 편안하게 여기고 쾌락을 자유롭게 표현하며 다정한 태도를 보이는 여자를 좋아한다. 여성 다수는 천천히 상대의 몸을 발견하고 탐험하면서 자신의 즐거움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남자들을 좋아한다고 연구 조사는 말한다. 다시  말하면, 다정하고 부드러우며, 성을 탐험하는 여행에 두려움 없이 빠져드는 남자, 나를 떨리게 하는 것이 뭔가 정성껏 탐구하고 즐거움을 안겨줄 방법을 알고, 여자에게도 마음껏 남자를 탐구할 자유를 주는 남자들을 좋아한다. 포르노에서 보여주는 성기의 크기나 타고난 지구력이니 하는 진부한 기준과는 많이 다른 이야기들이다.

끝으로 섹스를 위한 섹스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의 문제를 이야기 해본다. '섹스 친구'감정 없는 섹스의 심리적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두 가지 상반된 결론이 나온다. 하나는 감정 없는 섹스를 통해 전적으로 행복을 증진하고 심지어 자존심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성적 만남을 통해 자신의 신체적, 성격적 콤플렉스를 더 편안히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섹스를 위한 섹스가 흔히 끔찍한 스트레스의 근원이며 우울증까지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감정 없는 관계에서는 쉽게 버려지거나 대체될 수 있다는 인상, 사람과 진정하게 '연결돼'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결국은 존중 받지 못한다는 느낌과 깊은 고독감이 찾아오고 불행에 빠진다.

모순된 이 두 결론은 어떤 동기에 따라 '섹스 친구'라는 명목으로 성을 표현하는지에 달려 있다. 만약 단지 쾌락을 주고 받거나 침대에서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감정 없는 성경험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울 것이다. 반면 스스로에게 뭔가를 확인시키거나, 전 애인에게 복수하거나, 그를 잊고 싶다거나 남들처럼 해보고 싶어서, 남이 나를 원하는 기분을 맛보고 싶어서 내일 없는 성관계를 시도한다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것이다. 그러니 행복을 동반하는 섹스의 열쇠는 바로 애정이다.

섹스는 관계 유지를 위한 중요 조건이고 커플을 이어주는 다른 조건들과 분명 관련이 있다. 그러나 관계를 오래 지속하기 위해 섹스만을 활용하는 전력은 몹시 허술해 보인다. 섹스와 행복의 관계에 대한 글을 읽고, 이렇게 요약을 하다 보니, 자기 검열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동안 나 자신에게 성에 대해  솔직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성을 편안하고 자유롭게 느끼는 가운데 상대와 호의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때 섹스와 행복이 연결되다고 본다. 성을 만끽하고 싶다면 반드시 파트너와 열린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는 상대를 존재 전체로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침대에서 기쁨을 누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은 상호존중이다. 성적 행복의 기본은 그 관계에서 서로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다수는 섹스를 통해 한층 더 긴밀한 감정의 연결, 더 많은 애정, 서로에게 더 귀 기울이는 시간을 추구할 수 있다.

사실 오늘날 대중으로 유통되며 인터넷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과장된 개념은 정확한 정보가 부재하는 상태에서 방치, 확산되며 이룰 수 없는 기대와 좌절감을 유발한다. 특히 청소년들의 피해가 크다. 그래 학교에서 다른 방식의 성교육이 필요하다. 성교육 수업은 흔히 생식의 생물학적 측면을 다루는 데 그치고, 그에 동반되는 감정과 감각의 미묘함은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오늘날 젊은이들이 포르노 산업을 통해 성을 배우도록 방치돼 있다는 건 큰 위험이다. 성교육이라는 말보다는 '성에 대한 정보 얻기'로 용어를 바꾸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덴마크에서의 교육처럼, 성에 편안히 접근할 수 있게 하려면 다른 근본적 가치에 대한 어린이 교육이 그에 발맞춰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면, 무엇보다도 먼저 신뢰, 그 다음으로 자기 답게 살고, 자신의 열망에 적합한 인생 경로를 구축하면서도 사회적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를 가르쳐야 한다. 이게 탄탄한 행복의 토대라고 말레네 뤼달은 자신의 책,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 까』에서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오늘 아침은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간다. 나의 생애 중에 가장 멋진 가을이 될 것 같다.

가을에는/박제영

가을에는 잠시 여행을 떠날 일이다
그리 수선스러운 준비는 하지 말고
그리 가깝지도 그리 멀지도 않은 아무 데라도

가을은 스스로 높고 푸른 하늘
가을은 비움으로써 그윽한 산
가을은 침묵하여 깊은 바다

우리 모두의 마음도 그러하길

가을엔 혼자서 여행을 떠날 일이다
그리하여 찬찬히 가을을 들여다볼 일이다

#인문운동가_박한표 #대전문화연대 #사진하나_시하나 #박제영 #복합와인문화공감_뱅샾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