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가을이 좋은 건 단풍 때문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0. 31. 19:04

한표 생각: 인문 산책

단풍을 노년에 비유하면 생각이 더 풍성해진다. 가령 나이가 들수록 잔소리가 많아지는 건 경험이라는 빅데이터가 쌓여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야 잘될 것이고, 저렇게 하면 망할 것이라는 그 나름의 데이터 말이다. 하지만 들을 귀가 없는 사람에게 하는 말들은 잔소리일 뿐이다. 이걸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끝까지 경청하는 것이 어렵고, 중간에 말을 자르거나 자주 노여워하는 것도 사실이다.

가을 단풍을 보며 아름다움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걸 기억하는 것도 좋은 공부다. 비우고 덜어내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가을 숲길을 걸으며 이제부터라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으로 자신을 온건히 지키는 나무의 지혜를 실천 해보고 싶다.

"겨울은 추워서 좋고, 여름은 더워서 좋습니다. 둘 다 좋아해요." 스님 말씀을 듣다가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살면 얼마나 풍요로울까 싶다. 봄이 좋은 건 꽃이 피어 서고, 가을이 좋은 건 단풍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