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글쓰기든, 사는 것이든, 리듬이 중요하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0. 31. 12:56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너무 "바깥"으로 나온 것인가? 오늘이 월요일 같다. 매주 수요일마다 하는 일들을 줄줄이 취소하고, '멍'한 침전의 시간으로 다가오는 아침이다. 침전(沈澱)이란 "액체 속에 있는 물질이 밑바닥에 가라앉음 또는 그 물질"이라는 뜻이지만, '기분 따위가 가라앉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 대부분의 삶의 줄거리는 드물게 이벤트나 축제처럼 솟아 오르는 순간이 아니라, 내내 침전된 일상의 시간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어젠 이벤트처럼, 그것도 주중에 천년의 고도 경주를 다녀왔다. 너무 몰입한 것인가? 리듬이 깨졌다. 난 리듬을 좋아한다. 글쓰기든, 사는 것이든, 리듬이 중요하다. 리듬이 먼저 있고, 난 그 리듬에 실려 간다. 어두운 계단을 내려 갈 때도 리듬만 타면 잘 내려간다. 딴 생각 않고, 리듬만 타면 잘 내려간다. 엘리베이터에 한 발만 내디디면 그냥, 올라가는 것과 같다. 그래 오늘은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만 하고, "中心"으로 돌아가련다.
바깥/문태준
장대비 속을
멧새 한 마리가 날아간다
彈丸처럼 빠르다
너무 빠른 것은 슬프다
갈곳이 멀리
마음이 멀리에 있기 때문이다
하얀 참깨꽃 핀 한 가지에서
도무지 틈이 없는
빗속으로
소용돌이쳐 뚫고 날아가는
멧새 한 마리
저 全速力의 힘
그리움의 힘으로
멧새는 어디에 가 닿을까
집으로?
오동잎같이 넓고 고요한 집으로?
中心으로?
아,
다시 생각해도
나는
너무 먼
바깥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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