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회향(廻向),‘배워서 남 주자’는 정신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0. 19. 17:44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회향’(廻向)이란 말을 나는 좋아한다. 이 말은 불교에서 흔히 쓰이는 말이지만 굳이 불교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닦은 공덕을 세상으로 되돌려 다른 이들에게 널리 이익이 되게 하려는 것이 회향의 마음이다. ‘배워서 남 주자’는 정신이다. 초등학교부터 경쟁교육에 밀어 넣어지는 한국 교육 현실을 생각하면, 남 주려고 배운다는 게 가당치 않은 얘기로 들리겠지만, 잘 생각해보자. 남 줄 수 있어서 배우는 게 좋은 거다. 우리 존재가 놓인 자리가 그렇다. 타인을 위한 기도와 나를 위한 기도가 더불어 함께 깃들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존재는 고독해 진다. 병들게 된다. 내 아픔, 내 자식의 고통, 내 가족의 슬픔, 내가 당하는 불평등 외엔 관심 없는 사회는 병든 사회다. 모든 존재는 서로 "비스듬히" 기대어 존재하게 되어 있다. 남 한테 주는 게, 나 한테 주는 거랑 마찬가지다.
비스듬히/정현종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 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 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 흐리기도 하지요.
비스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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