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나무의 겨울나기는 먹을 것을 극한까지 비축해 견디는 동물의 그것과 정반대로 이루어진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10. 18. 20:03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긴 한 주를 보냈다. 지난 일요일부터 코로나 안전수칙을 지키며, <아시아와인트로피>에 참가해, 와인 심사를 하고, <우리마을대학> 일정을 챙기고, 막 오픈할 예정인 우리동네 마을 커뮤니티 공유공간 준비, <제16회 국가대표 와인소믈리에경기대회> 등으로 많은 사건들이 있었다. 그러면 세월이 더 빨리 지나가는 듯하다. 1주일 단위로 시간이 확확 지나간다. 가을은 깊어지고, 곧 겨울이 온다는 마음이 허(虛)하다.

다음 주 금요일에는 그냥 가을을 보낼 수 없어, 지인들과 <서대산 갤러리>에서 '멋진' 가을 밤 보내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생활 속 거리두기 1단계로 하향되어, 여기 저기 작은 강의들이 시작되어 다음 주도 바쁘게 지낼 듯 하다.

가을이 깊어지면, 나는 늘 다짐하는 것이 있다. 나무의 지혜 말이다. 이 때 나무들은 겨울 준비를 할 것이다. 단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무들은 나뭇잎을 떨군다. 나무의 겨울나기는 먹을 것을 극한까지 비축해 견디는 동물의 그것과 정반대로 이루어진다. 즉 축적은 나무의 생존 방식이 아닌 것이다. 나무는 축적하는 것이 아니라 비우고 버리는 것으로 혹독한 겨울 준비를 마친다. 비우고 덜어내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으로 자신을 온건히 지키는 나무의 지혜를 통해 나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본다.

오늘은 일요일 아침이다. 오늘 일주일동안 만났던 짧지만 긴 여운의 글들을 공유한다. 인문운동가의 시선에 잡힌 인문정신을 고양시키는 글들이다. 그리고 이런 글들은 책을 한 권 읽은 것과 같다. 이런 글들은 나태하게 반복되는 깊은 잠에서 우리들을 깨어나도록 자극을 준다. 그리고 내 영혼에 물을 주며, 생각의 근육을 키워준다. 오늘 아침 시는 10월의 시를 공유한다.

시월/목필균

파랗게 날 선 하늘에
삶아 빨은 이부자리 홑청
하얗게 펼쳐 널면

허물 많은 내 어깨
밤마다 덮어주던 온기가
눈부시다

다 비워진 저 넓은 가슴에
얼룩진 마음도
거울처럼 닦아보는
시월

1. "공부란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것만이 아니다. 무언가를 극복할 힘을 기르는 것도 공부다.  그러니 힘들고, 어렵고, 낯설고, 하기 싫고, 자신이 없고, 관심사가 아니라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기꺼이’ 해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힘든 몸을 이겨내야 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을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이다." (법인, 실상사 작은 학교 교사)

2.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이 광활한 우주와 자연이라는 거대한 섭리의 한 부분이다. 만일 손가락 하나를 다친다면, 온몸이 그 아픔을 공유한다. 연민이란 그런 고통을 공유하는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연민은 불쌍하고 불행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자신의 가족처럼, 나아가 자신처럼 여기는 실력이다. 연민은 상대방에 대해 단순히 불쌍하다는 감정을 넘어서, 그 대상이 더이상 불쌍하지 않도록 진심으로 헌신하는 행동이다. 연민은 자기자신을 이기심이라는 경계로부터 탈출해 저 높은 경지로 '줌-아웃'해 관찰하려는 시도에서 시작한다. 줌-아웃은 에픽테토스가 말한 인간을 노예로 만드는 부, 명성 그리고 권력의 유혹을 약화시키고, 1인칭과 2인칭, 나아가 1인칭과 3인칭의 구별을 점점 모호하게 만들어 결국 하나로 융합한다. '나는 나'일 뿐만 아니라 '나는 너'이며 '나는 결국 그것'이 된다. 내가 네가 되는 과정이 연민이며 내가 그것이 되는 깨달음이 해탈이다." (배철현)

3. "정부도 한때 ‘오락장’ ‘만화방’ ‘불량식품’을 ‘3대 악(惡)’으로 규정하고 정화 캠페인을 벌였다. 대다수 부모는 ‘행여 자식에게 해가 될까 봐’ 캠페인을 반겼다. 한동안 대중음악은 ‘딴따라’로 불렸고, 만화방과 오락장은 불량학생들의 음침한 소굴로 인식됐다. 게임에 빠진 아이들은 “눈 나빠진다”거나 “공부 못한다”는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그러나 어른들의 우려와 달리 이들 장르는 새로운 문화의 축으로 자리잡았다. 지금은 누구나 모바일로 게임과 만화, 힙합을 즐긴다. ‘게임 폐인’ 소리를 듣던 유명 프로게이머들의 연봉은 수십억원으로 뛰었다. 만화 역시 ‘웹툰 시대’를 맞아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외 K웹툰 시장은 올해 1조원을 넘어섰다. 웹툰 작가들의 위상도 달라져 지난해 네이버웹툰 상위 20명의 연 수입은 평균 17억5000만원에 달했다. 유명 작가 ‘기안84’는 46억원 상당의 건물을 매입해 화제를 모았다."(고두현) 생각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4. "뇌과학 관련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보면, 실제가 아닌 쾌적한 풍경 이미지만으로도 사람의 기분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심지어 우울감까지 완화시켜준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버거운 상황일수록 어렵더라도 시선을 약간만 바꿔보면 어떨까. 시간의 흐름 따라 바뀌는 자연의 한순간, 나뭇잎에 스쳐가는 바람 소리들…. 이렇게 시선을 바꾸면 비로소 보이고 들리는 것들이 순간이나마 어디에나 있으니 말이다." (배승민) 마음의 시선을 돌리면, 세상 일이 다 다르게 변하고 마음도 변한다.

5. "나무들도 계절을 안다. 해가 짧아지면 기온도 점점 낮아지다고 곧 겨울이 닥친다는 걸 아는 거다. 겨울을 나야 하니 세포 안에 영양분(당분)을 쌓고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이파리를 떨군다. 단풍은 이파리를 떨구기 전에 일어나는 일이다. 초록색으로만 보이는 시금치에도 여러 가지 색소가 들어 있듯이 초록색 나뭇잎에도 여러 가지 색소가 있다. 하지만 이파리에 초록색인 엽록소가 워낙 많아 다른 색깔은 가려서 보이지 않을 뿐이다.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식물 세포는 “아, 이제는 광합성은 어렵겠구나. 이제 겨울을 날 준비를 하자. 엽록소, 그동안 수고했어. 하지만 이젠 그만 사라져줘야겠어”라면서 엽록소를 파괴한다. 물론 이 역할은 단백질 효소가 담당한다." (이정모, 국립과천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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