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나 자신과의 시간, 즉 묵상은 '참나'를 만나기 위해 리셋(reset)하는 시간이다.
9년 전 오늘 글입니다.

'참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
난 하수인가? 고수인가? 하수는 힘이 들어가 있고, 고수는 힘을 빼고 있다. 하수는 채우려 하고, 고수는 비우려 한다. 하수는 아는 체 하고, 고수는 모른 체 한다. 하수는 허기가 있고, 고수는 자족이 있다. 이런 식으로 하수와 고수는 존재의 의미에서 차이를 보인다. 고수는 자신의 배움을 내세우지 않는다. 고수는 세상에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그냥 묵묵히 살 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숨은 고수들 때문에 유지된다. 안분(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킴)과 자족을 실천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소명을 다하는 고수는 세상에 드러날 이유가 없다. 내 삶의 존재의미를 어디다 두느냐 하는 문제이다. 흔들릴 때마나 자문해 보리라. 하수인가? 고수인가?
그 다음 일상에서 우리가 짓는 죄 중에서 가장 큰 죄가 남의 마음을 짓밟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남을 무시하는 마음에서 나온 말, 근거 없는 우월감에서 나온 눈빛, 허세 가득 찬 마음에서 나온 몸짓, 속이려는 마음이 뭍은 표정.
나 자신과의 시간, 즉 묵상은 '참나'를 만나기 위해 리셋(reset)하는 시간이다. 그건 이렇게 한다. 소란스러움을 가라 앉히고, 세상 어떤 것과도 비교하지 말고, 오롯이 나 만을 세워놓고 깊은 대화를 하는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길에서 중심을 찾고, 그 중심을 지키는 것이 마음의 허기를 극복하는 길이다. '허하다'는 것은 중심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 중심이 나의 길이다. 영어로 'My Way'이다.
그 자리는 텅 비어있다. 그래서 중심이 된다. 세상의 모든 것은 빈 곳으로 모인다. 정말 좋은 말이다. 채우려 하지 말고, 비워야 사람들이 모여든다. 꽃이 떨어진 자리에 열매 맺듯이, 빈 가지에 새가 날아 앉듯이, 낮은 곳으로 물이 흐르듯이, 바람이 텅 빈곳만 스치듯이, 비여 있는 곳에 세상의 모든 것이 모여든다.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비운 마음에 세상의 고운 것들이 찾아든다. 이런 식의 비운 마음은 감사함으로부터 온다. 감사함은 만족이 전제되어야 한다. 만족은 현재에 감사한 마음이다. 현재를 누리는 마음이어야 가능하다. 그러니까 현재를 잘 누리려면, 감사함으로 우선 마음을 비워야 한다.
삶은 속도도, 각도도, 방향도 아니다. 단지 흐름일 뿐이다. 삶은 내가 빨리 가고 싶다고 하여도 빨리 가지도 않고, 내가 가고 싶다고, 아무 곳이나 아무 때나 갈 수도 없다. 흐르는 물처럼 가팔라지면 빨리 가고, 평평하면 더디 가고, 막히면 돌아가고, 높으면 떨어지는 것이 물처럼 '흐르는' 삶이다. 그게 우리네 인생이다. 오직 흐름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즐기며 여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 이치는 함께 흘러가는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구름처럼, 바람처럼, 세월처럼 그렇게 처음처럼 흐르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흐르는 세월에 슬퍼할 일 없다.
깨달음과 깨어있음은 차이가 있다. 돈오와 점수의 차이같다. 이 번에는 깨달음의 이야기이다. 가시에 찔린 순간 그곳은 몸과 마음의 중심이 된다. 그 순간 모든 생각은 사라지고 오롯이 그 아픔에 집중된다. 그런 아픈 '통증' 안에서 잡념은 다 날아간다. 이런 식으로 세상은 다양한 아픔을 통해 우리를 깨닫게 한다. 그 깨달음이 있어야 자유롭게 살 수 있다. 깨달으면 '참나'와 함께 우주의 질서, 그러니까 세상의 이치를 알 수 있다. 마치 꽃이 봄이 오는 것을 알아채 듯, 철새가 날아가야 할 때를 아는 것처럼 자연은 깨달아 다 알고 있는 듯이 우리도 깨닺고 깨어 있으면, 너와 네가 다르지 않음을 알고,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알고, 봄이 가면 여름이 옴을 알고, 구름 짙으면 비가 올 것을 알게 된다. 늘 나를 내세우려는 욕심의 에고를 불쌍히 여기고 보듬어 줄 때, 우리는 우주의 경영자, 참나와 함께 깨닫게 된다. 그 깨달음은 존재 그 이상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참나'의 세계이다. 그 세계에서는 안타까움도, 괴로움도, 두려움도 없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도 없다. 시간과 공간의 구별도 없다. 너와 나의 구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