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화두는 '간절(懇切)함'이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가을이 제대로 오기도 전에 겨울이 올려는 지 어제 저녁과 아침은 제법 쌀쌀하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그대로이다. 그 바이러스라는 먼지보다 작은 것이 우리를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면서 잘 존재하려면 '세상의 틀'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적당한 변화(變化)를 해야 한다.
한근태는 변화를 이렇게 정의한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큰 고통을 감내하고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것이다." 이 문장에서 키워드가 세 개이다.
- 간절히 원하는 것
- 고통 감내
- 새로운 습관
그러면서 변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말한다.
- 정말 변화를 간절하게 원하는가?
- 변화에 따른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가?
- 새로운 생활 습관을 만들 수 있는가?
오늘 아침 화두는 '간절(懇切)함'이다. '간절'의 사전적 정의는 "정성이나 마음 씀씀이가 더없이 정성스럽고 지극하다"이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신체기관 중 가장 무딘 기관인 간이 절절해 지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바라고 원하는 상태이겠는가? 모든 것은 간절함의 차이이다. 간절(墾切)이 원하면 무엇이든 얻는다.
노예였다 스토아 철학자 된 에픽테토스는 남다른 고통과 고생을 통해 하루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너희들은 간절히 원하는 것을 반드시 얻으며, 너희들이 피하고 싶은 상황에 절대 빠지 말아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쉽고도 어려운 조언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 '인문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인문 정신이란 자신에 주어진, 자신에게 알맞은 인생의 과업을 심사숙고하여 찾아내는 여정이다. 만일 그가 인생의 과업을 발견했다면, 자신답지 않은 것, 즉 자신이 피하고 싶은 상황을 미리 감지하고 피할 것이다. 간절히 원하는 것을 알아야, 우리가 피하고 싶은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젠 그의 조언을 이해했다. 교육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도록 유도하는 과정이다. 인간은 이 과정을 통해, 누구를 시기하거나 부러워하지 않는 자아상을 구축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지금' 즐길 수 있다.
신달자 시인을 시를 읽으면서, 에픽테토스를 떠올렸다. 오늘 아침 공유할 시가 신달자 시인의 <간절함>이다. 신달자(77) 시인이 열다섯 번째 시집 『간절함』(민음사)을 출간한 것은 작년이었다. 시집 제목을 '간절함'으로 정한 이유를 묻자 시인은 "나이가 들고 최근 몸을 다치면서 내가 스쳐 보낸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며 "앞으로는 세상의 모든 것들에 좀 더 머물면서 간절하게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 제목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인은 "그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잃어버리고 나니 새삼스럽게 소중함을 알게 됐다. 앞으로 남은 시간에는 사소한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 내 심정이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무너지면서, 나도 신달자 시인처럼 간절하게 살고 싶다. 포스트 코로나 아니 위드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하면, 나는 이유 없이 불안하고 우울하다. 아침 사진은 너무 간절해 피가 머리로 올라 온 꽃들이다. 무슨 꽃인지 이름은 모르지만, 머리에 붉은 피를 쏟아 내고 있다
시인은 이 시집을 낼 당시 한 인터뷰에서 이런 말도 했다. "젊은 시절에는 내가 마치 감정이라는 영역에 특허를 낸 것처럼 감정을 키우고, 감정에 갇히고, 감정에 짓눌려 살았다. 하지만 인제 와서 생각해보니, 내가 지나치게 감정을 남발하면서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우울해 하고, 불안해 하는 것은 감정을 지나치게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시집의 말미에 실린 산문 '나를 바라보는 힘'에서 시인은 "인생에 후회가 있다면 남발한 내 감정"이라며 "그것에 형체가 있다면 두 팔을 묶어 감옥에라도 넣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서, 아니 스스로 만든 감옥에 넣기도 했지만, 그는 너무 자주 출소하거나 도망쳐서 내 가슴에 면도날 자국을 그었던 것이다"
간절함/신달자
그 무엇 하나에 간절할 때는
등뼈에서 피리 소리가 난다
열 손가락 열 발가락 끝에
푸른 불꽃이 어른거린다
두 손과 손 사이에
깊은 동굴이 열리고
머리 위로
빛의 통로가 열리며
신의 소리가 내려온다
바위 속 견고한 침묵이
온기 피어오르며
자잘한 입들이 오물거리고
모든 사물들이 무겁게 허리를 굽히며
제 발등에 입을 맞춘다
엎드려도 서 있어도
몸의 형태는 스러지고 없다
오직 간절함 그 안으로 동이 터 오른다
다음은 배철현 교수한테서 배운 것이다. 하나는 '간절함'이란 무엇인가이다. 배교수에 의하면,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고, 그것이 실현되는 과정을 응시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우리가 행복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는, ‘간절懇切히’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간절이란 자신의 심장을 칼로 베어 내 줄 정도로 압도적이면서도 긴박한 마음이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자신의 처지와 자신의 장점, 즉 자신의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북돋우어 이루어야 할 일생의 과업이다. 그 과업은, 자신의 생김새와 DNA처럼, 자신만의 개성을 담보한 독보적인 일이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주위사람들이 원하고 사회가 좋다고 하는 것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며, 그것을 자신의 과업으로 삼는다. 그 과업은 지속성을 요구하는 천재성으로 이어지는 신명神明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내 열정이 사라져 시들어 버린다."
배교수는 자신만의 개성을 담보한 독보적인 일을 간절히 원하면,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는 인내를 선물받는다고 했다. 즉, "자신도 모르게 그 일에 지속적으로 몰입하여, 그 몰입은 또 다른 커다란 몰입으로 이어, 타인은 도저히 넘볼 수 없는 독보적인 개성을 취득하게 된다. 몰입이 몰핀이며 러너스 하이다."
배교수는 그런 독보적인 개성을 "천재성"이라 불렀다. 이 "천재성은 모든 인간들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만인의 보편적인 영혼으로,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에게 괜히 끌린다. 그들인 그것을 목격하는 인간들의 천재성을 일깨워 자신들도 그런 여정을 떠나라고 감동적으로 독려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그 다음 배운 것은 '천재성'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매일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집중하여 그것을 즐기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는 것이다. 너무 힘들게 살 필요 없다. 또 다른 글에서 배교수는 일상을 지배하며,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자 일상의 훈련을 통해 가능한, 에픽테토스가 했다는, 다음 세 분야의 훈련을 소개했다.
이어지는 나의 글은 내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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