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지 않는 사람은 그리 깊게 생각하며 살지 않는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내가 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단시일 내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루겠다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이었다. 그 집념과 성과는 대단하나 그 과정은 억지였다. '억지'란 잘 안될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이다. 억지는 항상 불필요한 부작용과 희생을 요구한다.
우리는 아직도 후진국처럼 GDP나 GNP 숫자에 집착한다. 숫자가 선진국이 된 것으로 착각하며, 그래서 오만하다. 배려와 친절이 선진국의 표상이다. 원시 부족들은 배려와 친절을 파괴하는 행위들, 비방, 거짓말, 모함을 일삼는 구성원들은 엄하게 벌하던지 동네에서 추방했다.
인터넷 망을 시골까지 깔고, 정보교환 속도를 높이는 기술을 소유하는 것이 21 세기 정글의 승자가 되는 것이라고 우린 착각하고 있다. 개인을 더 나은 개인으로 교육하고, 국민을 숙고하는 국민으로 승화시키는 콘텐츠가 없으면, 오히려 더 나쁘다. 그들 손에 주어진 5G는, 초등학교 입학한 어린아이에게 핸드폰을 사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지난 20년간 우리는 세계 최강의 기술을 탑재한 핸드폰으로 정제되지 않으며 더욱 자극적인 정보들로 머리를 채웠다. 국민을 교육시켜야 할 TV는 온통 쇼핑을 부추기고, 뉴스는 개인이나 집단의 잘못을 폭로하는데 혈안이며, 시사와 교양은 정제되지 않은 즉흥적인 막말잔치다.
우리는 변화해야 한다. 변화의 측면에서, 세상에는 네 부류의 인간이 있다.
- 변화를 이끄는 인간
- 변화를 쫓는 인간
- 변화에 둔감한 인간
- 변화를 두려워 하는 인간
오늘 아침도 긴 시를 공유한다. 시를 읽지 않는 사람은 그리 깊게 생각하며 살지 않는다. 그러니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고, 사는 대로 생각한다. 상상력은 없다. 어떤 사안에 대해 손익을 잘 '계산하고', 이해관계와 감정에 따라 '의심'은 할지 언정, 근본의 이치를 헤아리고, 삶의 방향을 세우는 '사유'는 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런 사람은 글을 읽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에 밴 편견과 습관에 안주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자신에게 익숙한 종교나 이데올로기 그리고 물질적 욕망에 맹목적으로 매달리며 매일 매일을 연명할 뿐이다. 아침 사진은 가을을 준비하는 사람과 자연의 변화이다. 이젠 파라솔을 접고, <오래된 기도>를 할 때이다.
오래된 기도/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 놓기만 해도
솔 숲을 지나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
갓난 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기만 해도
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 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별의 앞쪽을 조금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기만 해도
역사는 변화를 이끈 사람들의 기록이다. 이승만의 건국과 박정희 산업화는 기억해야 할 유산으로 전락했다. 젊은 세대는 '민주화'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더 크게 생각한다. 특히 우리는 코로나-19 이후 선진국에 대한 열등감을 역사상 처음으로 씻었다. '한강의 기적'도 이젠 더 이상 맨 앞 줄을 차지할 만큼 위대하지 않다. 지금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BTS, 봉준호, 손홍민, 류현진의 시대이다. 현실이 변하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생각에 현실을 맞추려면 안 된다. 우리가 먼저 변화해야 한다. 생각, 말 태도를 다 바꾸어야 한다.
우주의 주인은 시간이다. 왜냐하면 시간 안에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변화는 자연이고 자연스럽다. 춘하추동의 변화가 그렇다. '만물은 변한다'는 주장을 한 사람이 에베소 출신의 헤라클레이토스이다. 그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빠질 수 없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 라틴어 문장이다. Panta chorei ouden menei. 모든 것은 변하고 그대로만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영어로 말하면 이렇다. Everything changs, and nothing remains still.
실제로 우주가 빅뱅으로 탄생한 이후, 그 안에 존재하는 만물의 특징은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경지로 끊임 없이 진입한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인들은 인간의 변화를 '늙음'이라 말하면서 싫어한다. 그러나 늙음은 삶의 정수를 알게 되는 지혜의 상징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늙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변화는 인간을 포함한 만물에게 일어나는 당연한 현상이자 특징이다. 죽은 것만 변화의 대열에 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그 안에 생명이 존재하지 않을 때, 더 이상 변화가 없다. 그래 추석 연휴에 읽을 책으로 전 이대 교수이셨던 이근후 정신과 의사가 쓴 <어차피 살 거라면, 백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을 구입해 놓았다. 이어지는 글은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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