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워지려 하는 것은 세계와 접촉하는 일이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은나라 탕왕의 세숫대야에 이렇게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湯之盤銘曰 苟日新 日日新 又日新(『大學』傳2章) 탕지반명왈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대학』전2장)
"진실로 새로워지려거든, 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날마다 새로워져야 한다." 새로워지려 하는 것은 세계와 접촉하는 일이다. 그러면 생존의 터전인 세계가 계속 새로워진다. 세계가 새로운 곳으로 계속 이행하는 운동을 우리는 변화라고 한다. 변화에 적응해야 살아남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 새로워져야 한다. 세계는 동사로만 존재한다.
나라를 망가뜨리는 다섯 종류의 부류를 '좀 벌레'에 기대어 비유하고 있는 한비자의 <오두(五蠹)>에 수주대토(守株待兔) 이야기가 있다. 중국 송(宋)나라의 한 농부가 토끼가 나무그루에 부딪쳐 죽은 것을 잡은 후, 농사는 팽개치고 나무그루만 지키고 토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로 한 가지 일에만 얽매여 발전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한 말이다. '주수(株守)'라는 말도 있다. 변통할 줄 모르고 어리석게 지키기만 하는 사람이다.
한비자는 나무를 갉아 먹는 좀벌레들과 같이 나라를 좀 먹는 다섯 가지 부류의 인간들을 열거하고 있다.
- 지배층의 이익을 대변하여 기득권을 유지하는 자: 고대 성왕의 도를 칭송하며 인의(仁義)라는 미명을 내걸고 용모와 옷차림을 꾸미고 변설을 요란하게 늘어놓아 현재 시행 중인 법률에 의문을 품게 하고 군주의 마음을 동요 시키는 학자
- 출세를 위해 거짓 논리를 만드는 지식인: 멋대로 가설을 내세워 엉터리 주장을 늘어놓고, 외국의 힘을 빌려 그것으로 사욕을 채우고 국익 같은 것은 염두에 두지 않는 채 자기의 이익만을 챙기는 언론가로서의 종횡가
- 공권력과 법질서를 무시하는 자: 도당을 결성하고 정의를 내세워 그것으로 이름을 날리고 관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금령을 짓밟고 멋대로 날뛰는 협객
- 뇌물과 청탁을 일삼는 자: 사저에 재산을 모아서 저축하고 뇌물을 잔뜩 받아 권력자의 부탁을 받아드려 전장에서 세운 병사의 골로를 그들의 것으로 묻어 버리는 군주의 측근자로 뇌물을 받쳐 병역을 기피하는 환역자나 공권력에 의지해 병역이나 조세의 부단에서 벗어나는 권문귀족(權門貴族).
- 타인의 노동을 자본이나 지위로 농단(壟斷) 하는 자들: 조잡한 상품을 손질하고, 사치한 재화를 모아서 비축해 두었다가, 값이 오르는 것을 기다려 농민의 이익을 탈취하는 상공인(비양심적인 상공인)이나 농민들의 이익을 빼앗는 상공인(商工人)
군주가 이 다섯 부류를 제거하지 않고, 정직하고 성실한 인물을 양성하지 않으면 나라는 망하고 조정은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주장이다.
송양지인(宋襄之仁)이라는 말도 있다. 한심한 도덕주의나 명분주의자를 빗대는 말이다. 나라가 망하려면 논의가 미래적이지 않고, 지나치게 과거의 주제들로 채워지 현상이 지속된다. 바보는 과거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한다.
끝으로 온고지신(故知新)이라는 말도 있다. '옛 것을 제대로 익힌 다음 새 것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지신(知新)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욕을 먹든 말든 이미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그 기득권을 만들어 준 과거가 더 찬란하기 때문이다. 온고의 중력은 아주 강하다. 그걸 이겨야 '지신'이 된다. 그래서 이 말은 '지신온고'로 바꾸는 것이 맞다. 몸을 새로운 곳을 향해 기울여 놓고 과거를 알려고 해야 한다. 과거는 목적이 아니라, 가벼운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이 낫다.
어제 와 오늘, <동네에서 놀자>는 프로그램으로 바빴다. 첫날은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 릴레이 강의를 하고, 둘째 날은 한국화학연구소 디딤돌 프라자에서 그림 체험과 책 읽어 주기 그리고 작은 음악 공연을 했다. 그래 <사진 하나 시 하나> 쓸 시간이 없었다. 밖은 지금 비가 내린다. 한참 곡식과 과일들이 익어가는 가을인데, 태풍을 동반한 가을 비가 야속하다. 그러나 내 마음은 비로 차분하다. <오두>들이 날 뛰는데, 사회는 변할 것이라고 나는 낙관(樂觀)한다.
놓을 땐 놓아야 아름답다. 오두(五蠹)들이여! 그래야 새로워진다. "꿈을 꾸는 이가 결국 이긴다. (…) 더러운 짓이 극에 달했으니 끝도 가까웠지만, 소음은 당분간 심해질테다."(안오성)
빗방울 하나가/강은교
무엇인가가 창문을 똑똑 두드린다.
놀라서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빗방울 하나가 서 있다가 쪼르르륵 떨어져내린다.
우리는 언제나 두드리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이 창이든, 어둠이든
또는 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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