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9. 21. 14:15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우리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어제 저녁에 있었던 평양회담 후 기자회견장의 TV에서 만난 문장이다. 나도 요즈음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일을 생각하느라 잠 속에서 꿈을 많이 꾼다. 그리고 TV에서 틈틈이 보여주는 백두산의 천지 모습에서는, "상처"만큼 "꽃 향기"가 났다. 잔디가 깎일 때 더 향기를 내는 것처럼, 향기는 상처에서 더 많이 나온다. 그리움 때문인 것 같다. 난 백두산을 죽기 전에 꼭 가보겠다고 다짐했다. “백두산 천지 물이 마르지 않듯이 이 천지 물에 새 역사의 붓을 담가서 앞으로 북과 남의 관계에 새로운 역사를 우리가 계속 써 나가야 된다고 본다” 서사가 있는 발언이다.

상처에 대하여/복효근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음 보니
모든 상처는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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