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가을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해야 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9. 21. 14:13

9년 전 오늘 글입니다.

'참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가을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해야 한다.

마른 것에 '물기'가 생기기 시작하면 '봄'이다. 마른 마음에 '물기'가 들어가는 것이 사랑이다. '물기'먹은 목소리는 따뜻함이다. 그 '봄'이, 그 '사랑'이 더 활짝 피어나려면 거기에 '불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활짝 열린다. 그 열림이 '여름'이다. 그 여름의 열기, 열정은 '술'이다. 술이 사랑을 완성시킨다. 여름은 술을 마시지 않아도 따뜻하다.

그 '물기'가 가는 것이 '가을'이다. 그래서 가을은 차가움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므로 가을에는 술을 마셔야 한다. '물기'가 빠지는 것은 자연의 순리이니, '불기'라도 채워야 가는 것을 좀 잡을 수 있다. '물기' 빠진 자연이 색을 만나는 것처럼.

사람은 생각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하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은 이야기하려고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술마시려고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이 때 이 이야기가 우리 삶이 되고, 삶의 의미가 찾아진다. 왜냐하면 삶의 의미는 이야기 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야기가 없어 이야기를 하지 못하면,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찾고. 그러면 내 삶은 증발된다. 그러니까 이야기 하려면 와인같은 낮은 도수의 술을 마셔야 한다. 왜냐하면 술은 이야기 하려고 마시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 때 이야기 속에 '나'가 있어야 한다. 이야기 속에서 내가 나로 존재하면 거기에는 여백이 존재하여, 다른 나나 다른 이가 참여할 수 있다. 그러면서 다른 나들과 공존할 수 있다. 혼자 마시는 혼술이도 괜찮다. 내가 또 다른 나와 이야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이와 함께 마시는 술자리도 괜찮다.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이를 통해서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새로움, 새로운 창조가, 새로운 장르가 나오는데, 그것은 욕망, 질문, 예민함 등이 작동하는 데에서만 일어날 수 있다. 이 가을에 술을 마시며, 내가 내년에 새로워질려면, 욕망, 질문 그리고 예민함 이 세 가지가 짝을 이뤄야  한다.

여기서 예민함이 살아 있다는 것은 욕망이 살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민함이 유지되는 사람민이 구체적인 세계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진실은 매우 구체적이다. 개념 이전의 사건이 진실이다. 예민함이 유지되는 사람은 이론을 보지 않고, 문제를 본다. 예민함이 유지되는 사람은 이성적 대답을 하지 않고 욕망에 기초한 질문을 한다. 문제에 집중하고, 일상에 집중하고, 구체에 집중하는 이런 예민함이 유지되는 사람들은 사고도 유연하다. 그러니까 이야기 속에서 구체화 할 수 없다면 그 이야기는 가짜이다. 자신의 이야기에서 예를 들지 못하면, 그 생각은 관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