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그림은 그리움의 다른 말이고, 그림은 기다림의 줄임말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9. 18. 15:50

8년 전 오늘 글이에요.

사진 하나, 생각 하나

꽃무릇, 아니 상사화가 그림이다.

그림은 그리움의 다른 말이고,
그림은 기다림의 줄임말이다.

화가는 화가 난 사람이 아니라, 깊은 그리움과 오랜 기다림을 지닌 사람이다.
그래서 화가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
'그림 같다'는 말이 있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면.
보통의 우리는 보이지 않는데, 화가의 눈에는 '그림'이 보인다.
미켈란젤로는 "대리석을 보면 그 안의 천사가 보인다'고 말했다는데, 이젠 그 말을 알 것같다.

창세기에서 '창조하다'의 히브리어는 '바라(bara)'이다. '바라'라는 동사의 피상적이며 거친 의미는 "(빵이나 고기의 쓸데없는 부위를) 칼로 잘라내다'이란다. 그러니까 '창조하다'의 의미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요리사나 사제가 신에게 제사를 드리기 위해 재물의 쓸데없는 것을 과감하게 제거해 신이 원하는 제물을 만드는 것처럼, 창조란 자신의 삶에 있어서 핵심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자신의 삶의 깊은 관조를 통해 부수적인 것, 쓸데 없는 것, 남의 눈치, 체면을 제거하는 거룩한 행위이다. chaos(한덩어리)를 처낸 것이 cosmos이다. 질서는 버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창조는 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