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대로 받아들일 생각이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곧 종식될 것’이라던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린다. 사단법인 <새말새몸짓>(이사장 최진석)은 '책읽고 건너가기' 프로젝트의 9월 책으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La Peste·1947)』를 채택했다. <우리마을대학>의 멤버들도 그 책을 읽기로 했다. 이 소설은 마침 페스트의 창궐로 봉쇄된 도시의 실상을 생생하게 그려낸 이색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은 ‘갇힌’ 사람들이 그 엄청난 비극에 대해 다양하게 반응하지만, 결국에는 역병 퇴치를 위해 힘을 모은다는 이야기다. 거기에는 비극적 운명에 저항하는 주체는 다름 아닌 인간 자신이라는 까뮈의 작가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페스트』의 무대는 인구 20만의 오랑시(市). 194×년 4월 16일 죽은 쥐들이 발견되기 시작한다. 하필이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날짜인가? 기억하기 쉽다. 4월 말에 사람들도 죽기 시작한다. 하루 수십 명에 달하던 사망자가 다소 줄면서 도시는 이내 활기를 찾는다. 그러나 다시 사망자 수가 치솟자, 순식간에 페스트는 ‘우리들 전체의 문제’가 된다.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도시는 봉쇄된다. 모두가 '독 안에 든 쥐'가 된다.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한다. 일단 의사의 진단이 내려 지면 환자는 강제 입원 되고 가족은 강제 격리된다. 종종 경찰이 출동하여 무력으로 환자를 탈취하는 일도 벌어진다. 도시는 구급차의 요란한 사이렌 소리, 화장터에서 내뿜는 연기, 도시의 관문(關門)에서 들리는 총성 등이 뒤엉키는 ‘생지옥’이다. 식량보급 제한, 휘발유 배급, 절전, 등화관제 등은 물론이다.
이 재앙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코로나-19의 역병을 겪고 있는 우리들의 태도들도 이렇게 나뉠 수 있다.
(1) 도피적 태도의 반응: 기자 랑베르는 이 도시에 취재차 우연히 들렸다가 발이 묶인다. 그는 파리에 두고 온 젊은 아내를 그리워한다. 그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도시를 빠져나가려고 한다.
(2) 초월적 태도의 반응: 신부 파늘루는 이 재앙이 ‘사악한 인간에 대한 신의 징벌’이라고 규정하며, ‘아무리 잔인한 시련조차도 우리들에게는 유익할 것’이라고 역설한다. 전통적인 기독교적 입장이다.
(3) 반항적 태도의 반응: 의사 리유는 최선을 다해 이 역병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체념하거나 신에게 기대지 말고 인간 스스로 운명에 도전, 즉 반항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유는 소설의 서술자(주인공)이다. 그는 최선을 다해 소임을 완수하는 성실한 의사다. 따라서 소설은 그의 반항적 도전을 통한 역병 퇴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토요일 오전 10시에 만나 12시까지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우리 동네 맛집을 찾는 순례를 한다. 독서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많은 독서로 얻어지는 고차원적인 언어의 질적 상승은 그 사람의 인품을 상승시킨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과 잠시라도 대화를 나누어 보면 그 사람의 지혜와 품위 있는 말에 감탄한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의 눈빛과 입가에 온화한 미소가 퍼진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의 팔자 주름과 처진 볼 살은 자연스런 곡선을 이루어, 음악 미뉴엣(minuet)처럼 느껴진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이 연설할 때는 강한 포르테처럼 청중을 고조시킨다. 나는, 코로나-19로 집에 주로 머물러야 하는 시기이고, 좋은 계절이니 책을 많이 읽을 생각이다. 그래 어제는 7-8권의 책을 주문하여 받았다.
오늘 아침 시는 서정윤 시인의 것을 공유한다. 코로나-19로 엉망이 된 한 해이지만, "나의 9월은" 내 영혼의 근육을 더 키워, 까뮈가 말하는 부조리한 사회에서 포기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반항하며 일상을 사막에서 버티는 것처럼 견딜 생각이다. 까뮈는 말했다. "나는 반항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아침 사진은 높아진 하늘을 감히 올려 보고 대낮에 찍은 것이다. 저 구름을 타고 새로운 세상으로 넘어가고 싶었다. 수없이 주어지는 일상을 문제들이 순방향으로 풀리고 풀어간다. 오늘도 여러 가지 일들이 있다. 문제는 내가 결정할 것들이 아니고, 다른 이의 손에 달렸다는 점이다. 되는 대로 받아들일 생각이다.
나의 9월은/서정윤
나무들의 하늘이, 하늘로
하늘로만 뻗어가고
반백의 노을을 보며
나의 9월은
하늘 가슴 깊숙이
깊은 사랑을 갈무리한다.
서두르지 않는 한결같은 걸음으로
아직 지쳐
쓰러지지 못하는 9월
이제는
잊으며 살아야 할 때
자신의 뒷모습을 정리하며
오랜 바램
알알이 영글어
뒤돌아보아도 보기 좋은 계절까지
내 영혼 어떤 모습으로 영그나?
순간 변하는
조화롭지 못한 얼굴이지만
하늘 열매를 달고
보듬으며,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페스트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현장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다. 마침 사회활동가 타루가 리유를 찾아온다. 리유는 파늘루 신부의 신학적 해석을 겨냥하여 “그 병고의 유익을 증명하기 전에 우선 치료부터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의기 투합한 두 사람은 민간보건대를 결성한다. 그때부터 리유는 의사로, 타루는 보건대 책임자로 역병 퇴치에 헌신한다. 그렇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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