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자본주의에서 야수는 실업과 불평등, 이에 따른 빈곤과 불안을 말한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김누리 교수는 우리 사회를 "야수가 활개치는 사회''라고 명명했다. 이제까지 아침 마다 쓴 글쓰기 속에서 나는 사회 관계(공동체)의 해체, 세습 자본주의, 학벌 계급 사회 등이 한국 사회를 '지옥'처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김교수의 생각을 공유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지유시장경제(free market economy) 체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유시장경제체제가 정확히 무엇이고, 그것이 자신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대체로 앞에 '자유'가 붙는 당이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지지한다. 이런 정당들은 인간의 자유를 신장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정당이라기 보다는 기업의 자유, 시장의 자유, 자본의 자유를 중시하는 정당이다. 우리는 유럽의 '사회적 시장경제(social market economy)'와 다른다. 사회적 시장경제란 시장경제의 활력과 효율성은 활용하되, 시장경제가 몰고 오는 핵심적인 문제, 즉 실업과 불평등은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인에게 '자유롭게' 내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김누리 교수는 '야수 자본주의'라는 말을 소개했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자유롭게 놓아두면 인간을 잡아먹는 야수가 된다'의 의미이다. 1970년 독일 총리였던 헬무트 슈미트는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야수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자본주의가 사회에서 인간을 잡아 먹는 것을 막아내는 것이 정치의 책무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복잡한 이야기는 잠시 멈추고, 감성을 키우는 시를 한 편 읽고, 사유를 더 끌고 간다. 오늘 아침 시는 마경덕 시인의 흥미로운 <신발론(論)>을 공유한다. 아침 사진은 내가 매일 산책하는 탄동천에서 만난 두 마리의 오리이다. 무얼 보고 있는 걸까? 자기 짐을 생각하는 걸까? 버린 신발을 그리워하는 걸까? 나도 신발장에 내다 버릴 것들이 그득하다.
신발론(論)/마경덕
2002년 8월 10일
묵은 신발을 한 보따리 내다 버렸다
일기를 쓰다 문득, 내가 신발을 버린 것이 아니라 신발이 나를 버렸다는 생각을 한다. 학교와 병원으로 은행과 시장으로 화장실로, 신발은 맘먹은 대로 나를 끌고 다녔다. 어디 한번이라도 막막한 세상을 맨발로 건넌 적이 있는가. 어쩌면 나를 싣고 파도를 넘어 온 한 척의 배. 과적(過積)으로 선체가 기울어버린. 선주(船主)인 나는 짐이었으므로,
일기장에 다시 쓴다
짐을 부려 놓고 먼 바다로 배들이 떠나갔다
이어지는 사유는 '왜 우리 사회가 '야수가 활개치는 사회가 되었을까'이다.
지난 세기동안 보면, 사회주의적 경제 체제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데, 더 효율적인 체제인 것으로 판명이 났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사회주의를 이겼다. 특히 자본주의 효율성 경쟁에서 승리를 했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효율적인 체제임을 분명한데, 인간을 잡아 먹는 야수적 속성을 지녔다는 점이 문제이다. 그래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시장 경제의 '효율성''은 활용하되, '야수성'은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여기서 사회적이라는 말은 공산주의가 아니고, 국가가 나서서 야수들에게 재갈도 물리고 고삐도 채워 컨트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다. '사회적'이라는 말은 야수가 인간을 잡아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말이 함축되어 있다.
야수 자본주의에서 야수는 실업과 불평등, 이에 따른 빈곤과 불안을 말한다. 원래 자본주의는 실업과 불평등을 필연적으로 낳는 체제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자본주의는 5-8%의 실업을 내장하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한. 다시 말하면 실업 문제는 자본주의라는 상당히 효율적인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한 일종의 비용, 대가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니까 실업은 개인의 탓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지유시장경제의 논리로 사회의 문제이다. 실업 문제는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을 돌리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책임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에 있다는 것이 사회적 시장 경제의 기본철학이다. 실업자에게 실업수당을 주고, 재교육 프로그램을 돌리고, 이를 통해 재취업에 성공하는 것까지 정부의 책임 영역인 것이다. 우리 사회는 오로지 자본주의의 효율성과 경쟁력만을 외친다. 사회적 정의와 인간적 존엄을 외치지 않는다. 그러면서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개인들을 무한 경쟁의 정글로 몰아치기만 한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나의 블로그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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