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颱風" '태풍 태'자란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8. 25. 10:25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전에서 태풍이란 단어를 찾아보았다. 한문은 이렇게 쓴다. "颱風" '태풍 태'자란다. 난 클 태(太)를 사용해 '큰 바람'이라고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리스 신화를 읽다 보면, 제우스가 올림포스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까지 세 번의 싸움을 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괴물 티폰과의 결투이다. 이 괴물 '티폰'이 영어 타이푼(Typhoon: 태풍)의 어원이라고 한다. 매년 그 태풍이 오지 않길 바랬는데, 세상이 바뀌니 난 은근히 태풍을 기다렸다. 창문의 먼지들을 가열차게 씻어 주길 바랬다. 내 마음 속의 무더위까지도. 이젠 매미의 "가파른" 울음만 기다린다.
매미/복효근
울음 수직으로 가파르다
수컷이라고 한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울음뿐이었을 때
그것도 한 재산이겠다
배 속이 투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적빈으로
늘 난간에 매달려
기도 외엔 속수무책인 삶을
그대에게 갈 수 있는 길이
울음밖에 없었다면 믿겠나
7년 땅속 벌레의 전생을 견디어
단 한 번 사랑을 죽음으로 치러야 하는
저 혼인비행이
처절해서 황홀하다
울고 갔다는 것이 유일한 진실이기라도 하다면
그 슬픈 유전자를
다시 땅속으로 묻어야 하리
그 끝 또한 수직이어서 깨끗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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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매미(윤순영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