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안다고 하는 말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8. 24. 15:22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떠들썩했던 태풍이 "그냥 살짝" 갔나 보다. 불편하지 않게 잠을 잔 것 보면. 어젠 좋은 만남이 오전과 저녁에 두 번이나 있었다. 나를 위해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었다. 明, 밝을 ‘명’자라고 한다. ‘밝다’의 반대는 ‘어둡다’이다. 명자를 풀이하면, 달과 해가 공존하는 것이다. 해를 해로만 보거나, 달을 달로만 보는 것을 우리는 흔히 ‘안다’고 하며, 그 때 사용하는 한자어가 지(知)이다. 안다고 하는 말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래서 소크라테스가 평생을 안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고 외치다 죽은 이유를 난 알겠다.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윤재철

갈 때는 그냥 살짝 가면 돼
술값은 재들이 낼 거야
옆 자리 앉은 친구가 귀에 대고 소곤거린다
그때 나는 무슨 계시처럼
죽음을 떠올리고 빙긋이 웃는다
그래 죽을 때도 그러자
화장실 가는 것처럼 슬그머니
화장실 가서 안 오는 것처럼 슬그머니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할 것도 없이
빗돌을 세우지 말라고 할 것도 없이
왁자지껄한 잡담 속을 치기배처럼
한 건 하고 흔적 없이 사라지면 돼
아무렴 외로워지는 거야
외로워지는 연습
술집을 빠져나와
낯선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 걸으며
마음이 비로소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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