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인간의 육체와 정신은 내가 소유한 자동차와 같다. 나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자동차가 나를 운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동차 시동을 걸어, 목적지로 향하도록 운전하는 사람은 나다. 나는 누구인가를 묵상하며, 배철현 교수는 멋진 은유를 사용했다. 나는 나를 증명하는 서류가 아니다. 나는 나일 수밖에 없다. 나는 내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대부분은 자신이 자동차인 줄 알고, 즉 운전자인줄 모르고 인생을 살아간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남들 보기에 경쟁력이 있고 이윤을 많이 남기는 자동차를 만들기이다. 우리의 교육이 최고의 운전자를 만드는 데 소홀했다면, 그 자동차는 고물이다. 우리는 자동차가 아니라, 운전자이어야 한다. 이런 고민 속에서, 난 쉽게 타인들을 판단하고, 화를 낸다. 반성한다. 게다가, 어제 읽은 『멋진 신세계』속에 나오는 알약 "소마"처럼, 와인을 마신다. 이젠 알코올 실력도 줄었다. 조심해야 좋은 운전자가 된다. 그리고 자동차도 망가지지 않는다. 어젠 모두들 휴가를 떠난 '하잔한' 토요일 오후에, 이런 생각을 했다.
호모 사피엔스의 최대 장점은 생각하는 힘이었다. 이제 우리는 '가벼운' 콘텐츠가 넘쳐나는 디지털 스크린에 빠져 깊이 생각하는 기술을 잃어버리고 있다. 그래 책의 경험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하면 한 주제를 깊이 탐구하는 데 여러 시간 몰입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어제는 하루 종일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읽었다. 그런데, 자꾸 스마트폰이 방해를 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마트 폰으로 세상과 연결하고 싶어했다.
인간의 몰입은 대단히 희소한 자원이다. 정치인들과 기업들은 끊임없이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키려 한다. 아무런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주의 집중을 분산시킨다. 대가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뉴스의 질이 낮다는 것을 그리고 가짜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모른다. 또한 그 때 그 뉴스를 '공짜로' 무언가를 얻는 경우, 우리 자신은 상품이 된다. 그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소비자가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되, 소비자의 주의를 악용하지 않는 고품질의 정보나 문화이다. 공짜라는 이유로 자신의 주의를 포기하는 대신 낮은 품질의 정보를 얻는 것은 정신나간 짓이다. 문화 예술도 마찬가지이다. 그래 자꾸 우리는 예술보다 예능에 더 잘 빠진다.
그러나 나는 열심히 책을 읽었다. 인간이 병에서 태어난다. 더 이상 사람의 몸에서 잉태되지 않는다. 어머니, 아버지도, 가족도 없다. 개인으로 존재하고, 만인은 만인의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계급(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의 5단계)이 정해져 있고, 감정도 무의식적으로 훈련되어 애초의 선별된 계급별로 지능이 조작된다. 신분에 맞추어 직장을 배분하기 때문에 원하는 지위에 오르지 못해 좌절할 일도 없고, 하위 계급이라고 착취를 당하지도 않는다. 어느 누구도 불행하지 않고, 굶주림과 실업, 가난도 존재하지 않는다. 질병도 전쟁도 없다. 그래도 혹시 생길 수 있는 우울감이 찾아오면 '소마'라는 알약을 먹으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아무런 불만이 없다.
소설의 끝부분에는 이 세계 사람이 아닌 존이라는 야만인이 이 신세계를 만든 문명국의 통치자 무스타파 모드와 이런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저는 불편한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 총통이 말했다. "우리는 여건을 안락하게 만들기를 좋아하네." (…)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합니다."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된다. 차라리 시원하게 소나기라도 내렸으면 좋겠다. 에어컨이 지겹다. '소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오늘도 생(生)을 찬미하며, 불편해도 인간 답게 살고 싶다. 그건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동시에 세상살이의 어려움도 동시에 감내하면서 사는 것이다.
죽은 자를 위한 기도/남진우
이 밤
대지 밑 죽은 자들이 웅얼거리는 소리가
내 잠을 깨운다
지하를 흐르는 검은 물줄기가
누워 있는 내 귓속으로 흘러 들어와
몸 가득히 어두운 말을 풀어놓는 시각
죽은 자의 입에 물린 은전의 쓴맛이
목구멍을 타고 내 몸 곳곳에 번져 나간다
죽은 자들로 가득 찬 몸을 일으켜
창가로 걸어가 보면 멀리 밤하늘에 떠 있는
차가운 달의 심장
대지 저 밑에서
죽은 자들의 손톱과 머리칼이 소리없이 자라듯
나는 이 밤
그들의 말이 두근대는 심장을 지그시 누르고
어둠 저편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의 눈빛을
막막히 마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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