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가능성이 현실성이 되는 희망을 품는 아침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7. 19. 09:43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저녁은 젊은 '인디음악(independent Music, 개인 혹은 소규모 단체가 작은 단위로 하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을 초대하여, 작은 음악회를 와인복합문화공간 <뱅샾62>에서 준비했다.  <Scale042, 지속가능한 공연문화 실험실>이 주관하고, 세 팀(Dessin, 양승욱 그리고 김은영 of 아루다)이 음악 공연을 한다.
대전연구단지의 많은 분들을 초대했다. 목적은 연구소들의 담을 너머 서로 만나는 기회를 가지면서, 사유의 시선을 높이는 훈련의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몇일 전 배철현 교수의 묵상 글을 읽다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다시 읽고 싶은 충동을 받았다. 이번 주말에 다시 읽을 계획이다. 어린 시절의 기억에 의하면, 대부분의 갈매기들은 비행(飛行)이 아니라 음식(飮食)이 자신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갈매기 조나단은 달랐다. 그 갈매기에는 먹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비행(飛行)이 중요했다. 갈매기 아버지도 비행의 목적은 먹이를 찾는 것이지, 비행 자체가 아니라고 그를 나무랐다. 그러나 조나단 갈매기는 반복된 비행 연마를 통해 비행 기술의 한계를 조금씩 확장해 간다. 그건 단지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는 가능성의 한계를 알고 싶었다. 물론 그는 언제나 경계를 확장하기 때문에 실패했다.

조나단은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동굴을 나온 죄수의 한 명과 같다고 보았다. 조나단 갈매기는 동료 갈매기들에게 배를 따라다니며, 어부들이 버린 물고기 머리나 먹으며 연명할 필요가 없다는 '복음(福音)'을 전하였지만, 아무도 말을 듣지 안 했다. 그런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은 항상 배척을 당한다. 갈매기 조나단이 슬픈 것은 자신이 배척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동료들이 완벽한 비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동료 갈매기들은 자신들이 지닌 잠재성을 찾지도 않고, 훈련시키지도 않아 발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모르고, 그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는 점이 슬펐다..

우리의 삶이 행복하고 보람이 있으려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 가지를 찾아, 그것을 예술의 경지로 올리려는 매일매일의 수련 속에 있어야 한다. 갈릴리 호숫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자신의 식구만 먹고 살리던 시몬에게 예수가 말했다. "깊은 곳으로 가라!" 이 말을 풀어 쓰면, "당신은 최선이 발휘되는 가장 깊은 심연으로 자신을 몰아 넣은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이다.  시몬은 그 질문의 리터러시를 실천하여, 깊은 곳으로 가자, 그는 베드로가 되었다.

더 잘 날 수 있는 방법은 언제나 저 하늘에 존재한다. 그것을 시도하는 갈매기를 기다릴 뿐이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길 위의 식사"이면 어떤 가? 너무 밥에 목숨 걸지 않는 갈매기 조나단을 꿈꾸는 아침이다. 오늘 공유하는 사진처럼, 가능성이 현실성이 되는 희망을 품는 아침이다.

길 위의 식사/이재무

사발에 담긴 둥글고 따뜻한 밥 아니라
비닐 속에 든 각진 찬밥이다
둘러앉아 도란도란 함께 먹는 밥 아니라
가축이 사료를 삼키듯
선 채로 혼자서 허겁지겁 먹는 밥이다
고수레도 아닌데 길 위에 밥알 흘리기도 하며 먹는 밥이다
반찬 없이 국물 없이 목메게 먹는 밥이다
울컥, 몸 안쪽에서 비릿한 설움 치밀어 올라오는 밥이다
피가 도는 밥이 아니라 으스스, 몸에 한기가 드는 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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