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대안이 AI(인공지능)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7. 17. 09:07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은 최근 국제 정치 리터러시(literacy)를 시도하려 한다. 왜냐하면 최근 일본 뉴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우리는 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가장 좋은 칼럼이 나에게는 박성민 정치 컨설턴트의 글이다. 그가 최근에 쓴 것을 보고 나름대로 정리해 본다.

내가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던 1989년이었다. 그해에는 이런 일들이 있었다. 벌써 30년 전이다. 1989년에 폴란드, 헝가리부터 시작하여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가 시작됐다. 중국은 6월에 일어난 ‘톈안먼 사건’으로 혼란스러웠다. 11월에는 독일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12월에는 미국과 소련의 정상이 만나 “냉전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정치학자이자 역사철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이라는 기념비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동유럽 사회주의 정권의 붕괴, 독일 통일, 소련 해체 전야로 사회주의국가인 북한은 수세에 몰렸다. 1989년은 그런 해였다. 일본의 버블도 1989년 역사적 정점에 올라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쇼와(昭和) 64년을 마감하고 헤이세이(平成) 시대가 열린 해도 그해였다. 2019년 일본은 새로운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렸다. 중국은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로 촉발된 홍콩 시위로 30년 만에 ‘톈안먼사건’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1989년 사회주의국가인 소련을 상대로 역사적 승리를 선언했던 미국은 2019년에 훨씬 강한 사회주의 국가 중국을 상대로 힘겨운 전쟁인 ‘기술 패권전쟁’을 선언했다.

냉전이 종결된 이후 30년 동안의 일들과의 터닝포인트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 더 강화되고 있다. 냉전이 끝난 후 30년간 세계를 지배한 키워드는 ‘세계화’와 ‘기술 혁신’이었다. 두 흐름을 타고 미국, 중국, 한국은 크게 부상했고 일본과 유럽의 산업, 특히 정보산업은 존재감을 거의 잃었다. 1989년부터 2019년까지 우리는 ‘운 좋은 승자’였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얻었고, 미국의 전략산업 파트너로서 일본을 대체하는 지위도 얻었다.

그러나 30년 만에 지금의 세계는 탈세계화, 보호주의, 기술과 무역의 무기화로 새로운 전쟁을 시작하고 있다. 이 전쟁의 특징은 우방도 없고 동맹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정치적 리터러시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냉전과 세계화 시대에는 이념과 에너지를 둘러싼 ‘군사 동맹’이 중요했다면, 새로운 전쟁은 ‘기술 동맹’이 안보동맹의 핵심이다. 예컨대, 기술과 산업 경쟁력을 잃으면 동맹 가치도 잃는다. ‘대체 불가능한 기술·산업적 역량’을 가진 나라만이 강대국의 존중을 받으며 ‘전략 파트너’로서 살아남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힘을 길러야 한다. 정쟁으로 국론이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대안이 AI(인공지능)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의 산업 전략이 아니라 패권 전략이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는 한국에 빼앗긴 미국 정보산업 전략 파트너의 지위를 되찾기 위한 전략적 구상이다. 정보산업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의 통신시스템 기업 화웨이를 미국이 견제해주고,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무너뜨리려는 일본의 공격을 막아낼 수만 있다면, 우리는 5G 통신시스템이나 반도체 파운드리(foundry,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생산 전문 기업)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국가 기술, 산업 경쟁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 지난 30년을 되돌아보면 외교·안보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미국, 중국, 북한, 일본, 러시아 모두 국익을 위해 서로를 견제하기 때문에 한반도 의제라도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반면 최저임금 인상, 탈원전, 4대강, 복지 확대, 자사고 축소, 사법개혁 같은 국내 정치 의제는, 시행착오에 따른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정권에 따라 언제든 되돌릴 수도 있기 때문에 치명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기술·산업 경쟁력은 전혀 다르다. 동맹국가도 적대적인 상황에서, 오직 우리 역량으로 싸워야 하고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국가의 총역량으로 맞서야 한다. 박성민의 칼럼을 읽으면 큰 그림이 그려진다. 특히 그가 쓴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긴다』는 책 제목처럼, 역량이 있어야 사람들이 붙고, 원하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박성민은 지금의 국제 정치가 돌아가는 현실을 이렇게 분석한다. 누가 '탈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는가? 세계화를 주도했던 미국, 영국이다. 누가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흔들고 있는가? 누가 무역을 무기화하고 있는가? 자유무역체제의 승자인 미국, 중국, 일본이다. ‘찬란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는 ‘제국의 후예’들이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겠다며 세계를 ‘하이퍼 분쟁’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중국, 일본이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파괴하는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고, 패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초조하고, 초조하기 때문에 무리한 공격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일본 모두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아베가 이끄는 자민당 슬로건이 ‘일본을 되찾자’인 이유다.

일련의 국제 정치 상황을 감정적으로만 대응할 일은 아니다. 정황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너무 민감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이 맡은 일을 즐겁고 행복하게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왜냐하면, 오늘 아침 공유하는 "그래도라는 섬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젖은 낙엽보다 더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뜨리지 않는 사람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그래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목숨을 끊지 말고 살아야 한다고,
천사 같은 "김종삼", "박재삼",
그런 착한 마음을 버려선 못쓴다고,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인기 여배우가 골방에서 목을 메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 가장 아름다운 것 속에
더 아름다운 피 묻은 이름.
그 가장 서러운 것 속에
더 타오르는 찬란한 꿈
누구나 다 그런 섬에 살면서도
세상의 어느 지도에도 알려지지 않은 섬.
그래서 더 신비한 섬,
그래서 더 가꾸고 싶은 섬, 그래도
  
그대 가슴속의 따스한 미소와
장밋빛 체온 이글이글 사랑에
눈이 부신 영광의 함성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가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걱정 근심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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