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미래를 기억하자.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7. 3. 15:43

김연수의 신작 소설,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해설한 박혜진 문학평론가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는 자신을 아는 것보다 자신을 변형시키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아는 것은 딜레마에 빠지게 하지만, 선택하는 것은 딜레마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알게 한다. 하지만 이해는 행동하게 한다"고 말했다. 딜레마에 빠져 있던, 나에게 커다란 통찰을 주었다.

이번 김연수 소설은 '미래를 기억하자'는 거다. 그 말은 '자신이 누구인지 묻지 않고 자신이 누구일 수 있는지 물으며 스스로를 변형시키자'는 거다. "미래가 기준이 되어서 현재를 결정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체를 변형시켜 나가는 정신의 삶을 살 수 있다"(박혜진)는 거다. 이를 위해, 우리는 시간을 다시 정의해야 한다.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흐른다는 근대적 시간 개념은 기억의 대상을 과거에 한정 짓는다. 하지만 시간이 다시 정의되면 기억도 다른 범주를 필요로 한다. 경험한 것 만을 기억할 수 있다는 믿음은 경험하지 못한 것도 기억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바뀌고, 기억의 쓸모는 확장된다는 거다. 내게 생길 일을 기억하는 것은 모두의 일을 기억하는 것보다 더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다. 내게 생길 일은 내가 기억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말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공유했던 시처럼, '나 만의 생'을 지켜낼 수 있는 세계가 있을 때, 우리는 절망을 모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절망을 모르는 마음으로 간절하게 기억하는 미래는 우리 사람을 그 미래로 데리고 간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