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은 찰스 두히그의 『1등의 습관』이라는 책 이야기를 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6. 25. 10:21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은 찰스 두히그의 『1등의 습관』이라는 책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은 1등보다 중요한 습관으로 smarter, faster, better(무슨 일이든 스마트하게, 빠르게, 완벽하게) 일하는 습관에 대해 말한다. 이 중에서 오늘은 구글의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이야기를 하려 하다. 구글은 성과가 좋은 팀을 추려서 어떻게 그렇게 성과가 좋을 수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핵심은 바로 팀워크(teamwork)에 있었다고 한다. 팀워크란 개인이 아닌 팀(team)이 일을 하는 것(work)이다. 구글의 조사에 따르면, 개인기가 좋은 사람들이 성과를 내는 게 아니라 팀워크가 좋은 팀이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당연히 리더는 팀워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이를 위한 팀원의 다섯 가지 행동 규범을 이렇게 정리한다.
-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중요하다고 굳게 믿어야 한다.
- 주어진 일이 자신에게도, 조직 전체에게도 중요하다고 믿어야 한다.
- 팀의 분명한 목표와 개인의 명확한 역할이 있어야 한다.
- 팀원들이 서로를 신뢰해야 한다.
-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있어야 한다.

특히 다섯번 째인 심리적 안정감을 갖게 하려면, 몇 가지 필요한 조건이 있다.
- 팀원이 말하는 도중 끊지 말아야 한다.
- 팀원이 한 말을 요약해서 다시 말해준다.
-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흔쾌히 인정한다.
- 참석자 전원에게 발언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 곤경에 빠진 팀원에게 좌절감을 털어놓도록 독려할 수 있어야 한다.
- 개인적인 비판을 중지하고 갈등은 공개적 토론을 통해 해소하게 해야 한다.

어제는 구청과 <우리 마을대학> 첫 사업 협약식을 하고, 회계 교육까지 받고 왔다. <우리 미래 마을대학> 대신 미래를 빼고 <우리 마을대학>으로 이름을 바꿀까 생각한다. <우리 마을 1대학-드론과 사진>, <우리 마을 2대학-와인 문화와 소믈리에> 등등 이런 식이다. 필요할 때마다 함께 공부하며, 멋진 <우리리마을대학>을 만들어 마을이 학습공원이 되는 동네를 만들고 싶다.

장마인지, 어제 저녁부터 비가 내린다. 그래 오늘 아침은 <비 오는 날의 전화>라는 흥미롭지만, 비 소리 속에서 '니가 너라 카는 걸 증명해 보이라 이기야' 소리를 들으라는 반전이 있는 시를 공유한다. 오늘 아침 사진은 어제 저녁 와인과 함께 한 메뉴이다. 셋이 서로 다른 정체성이지만, 잘 조화를 이루었다. 에멘탈 치즈를 한 젊은 연구원이 한석봉 어머니처럼 예쁘게 잘랐다. 그 옆 윤박사는 왜 이름이 '에멘탈 치즈'인줄 아느냐고 물었다. 맛이 에매해서 그렇다고 했다. 그는 아재 개그의 달인이다.

비 오는 날의 전화/박경자

쏟아지는 빗소리가 제 소리마저 지우더니 적막이 억수같이 쏟아지더니 요란한 전화벨 소리 울리더니 여보세요 439-8696 맞습니까 예 그런데요 아 예 그라믄요 저 혹시 대구에서 살다 오신 분 맞습니꺼 예 그런데요 아 그럼 너 성식이 아이가 성식이 맞제? 예? 아니 아닌데요 아이라꼬? 내 다 안다 니 성식이 맞데이 아 아닙니다 저는 성식이가 아닙니다 어허 니 사람이 그라믄 못쓴다 니 분명 성식이 맞는데 왜 자꾸 아이라카노 여보세요 전화 잘못 하셨습니다 저는 성식이가 아닙니다 전화 이만 끊습니다 니 참말 너무 한데이 니 성식이 맞데이 내는 못 속인다 아이가 여보세요 저는 성식이가 아니고 김경호입니다 전화 끊습니다 아 잠깐 잠깐만 니 정말 성식이가 아이라 이기가? 예 아닙니다 그럼 좋데이 니가 성식이가 아이고 니가 김경호라 카는 거 뭘로 증명할끼고 예? 니가 김경호라 카는 걸 증명해 보이라 이기야 하며 전화 끊어지더니 제 소리 마저 지운 빗소리 적막이더니 '니가 너라 카는 걸 증명해 보이라 이기야' 소리만 온종일 들려 오더니

이제는 누구도 전화번호를 외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대신 이젠 그 노력을 삶의 훨씬 더 중요한 일에 투자할 수 있게 되었다. 혹시나 우리의 학술과 교육이 전화번호를 500개 외우게 하던 이전 시대의 내용을 답습하고 있는게 아닌지 항상 뒤돌아보게 된다. 서울대 정치외교학과의 박원호 교수 칼럼을 읽고 정리한 생각이다.

근대적 지식의 생산과 재생산(교육)은 사실 철저하고 끊임없는 ‘구분 짓기'에 기초한 것이었다. 자연에 대한 연구가 물리학, 화학, 생물학으로 분화한 것처럼, 사회현상에 대한 연구도 사회학, 경제학, 심리학, 정치학으로 분화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분화가 ‘분절 화’라고 할 만큼 더 세부 전공으로 나뉘어지고, 더 전문화가 진행되었으며, 높은 학문간 장벽을 세운 채 상이한 분석방법과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 댓가로 우리는, 공동체 로서의 우리는, 큰 질문을 던지고 거시적으로 유효한 대답을 구하는 통찰을 잃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각자의 바늘같이 특화된 영역을 벗어나는 순간 할 이야기가 더 이상 없어졌으며, 더 중요하게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이해하고 이들과 대화할 공간도 극단적으로 좁아지게 되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사회의 변화 앞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던지는 난해한 문제들과 감염병의 일상화라는 심대한 도전 앞에서, 우리의 학술과 교육을 그 근본에서부터 다시 고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왜냐하면, 끊임없이 스페셜리스트들이 이상 화되고 호명되어왔기 때문이다.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을 갈 수 있다”는 슬로건이 있었으며, 이들을 대학이 가장 짧은 시간에 스페셜리스트로 키우는 것, 그리고 이들을 가장 빠른 시간에 기업과 사회가 가져다 쓰는 것이 이상적 모델로 생각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겐 제너럴리스트들이 정말 필요하다.
- 깊이를 가지되 매몰되지 않고 세상을 읽고 시대를 통찰하며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알려줄 학술과 지식을 갖춘 제너럴리스트가 필요하다.
- 부분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전체를 조망할 능력이 있는,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스스로 고민하고 찾아낼 창의적이고 행복한 인재를 기르는 교육, 진정으로 존재의 다양성을 체험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사실 우리 공동체가 눈앞에 두고 있는 근본적 위기가 새삼 알려준 사실은 우리를 미래로 안내해 줄 유일한 희망은 결국 지식과 교육이다. 그러나 전문가는 그저 일꾼일 뿐이다. 많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제너럴리스트에게 자신의 영역에 대한 책임 있는 결과를 제공하는 일꾼일 뿐이다. 제너럴리스트는 일꾼의 일거리를 만든다. 지금 그리고 미래에 필요한 인재는 제너럴리스트이다. 일꾼은 로봇으로 충분하다. 현재 학교가 로봇을 잘 만들고 있다. 그래 우리가 추구하는 마을대학은 '보다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제너럴리스트', 모든 일에 능숙하기 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사고하는 제너럴리스트를 만드는 일이다.

제너럴리스트(generalist)에서 general이라는 단어가 '일반적인'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군에서 '장군'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장군은 하나의 전문화된 특기는 없지만, 군에서 돌아가는 대부분을 알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다. 제너럴리스트는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두루 갖추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종합적으로 사고한다. 그 반대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소위 전문가로 한 가지 분야에 깊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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