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선한 속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악한 속성을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행복해 지는 길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6. 16. 10:24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선한 속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악한 속성을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행복해 지는 길이다.

세월은 속절없이 흐른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하다 보니, 세월은 그만큼 더 빨리 간다. 코로나-19로 일상이 위축되었지만, 그래도 시간은 잘 흘러간다. 지난 주에 임플란트 시술을 시작해, 한 주간 동안 '주님'을 모시지 않았다. 몸의 컨디션이 좋으니,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그래 어제는 동네 탄동천을 걷다가, 나보다 먼저 깬 큰고니를 만났다. 스마트폰 카메마를 고정시키고, 비상하는 현장을 찍었다.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사진, 시 그리고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 구별하지 않고 건강한 사람만이 살아 남게 한다. 건강이 중요하다. 그리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잡단 생활로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인간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자기 생각을 한마디 할 수 없고, 한 문장으로 쓸 수 없으면, 우리는 건강하게 오래 산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는가? 자존감이 중요하다. 내가 나를 존중하지 않는 데 누가 나를 존중해 주겠는가? 자존감으로 내가 내 삶을 만족하면 주위에서 누가 성공해도 기꺼이 축하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내 자존감이 낮아 열등감에 시달리는 상태에선 세상 모든 게 고깝게 보인다. 마음의 여유가 없게 된다. 내 마음이 바닥을 치니 다른 사람도 끌어내려야 편하다. 자존감을 잃으면 삶이 추해 진다. 자존감의 반대가 열등감이다. 자존감의 다른 말이 자기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품위를 지키는 일이다. 이걸 프랑스어로 '디니떼(dignite)'라 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늘 자기 중심이 바로 서 있으면 남이 어쩌든 다 남 사정일 뿐이다. 집중하는 대상이 자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감정 소모 없이 자기 일에 몰입한다. 수련, 내면 훈련은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다. 남의 불행과 고통을 보며 느끼는 기쁨을 독일어로 '샤덴프로이데'라고 한다. 사람은 악하고 선한 본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선한 속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악한 속성을 최대한 멀리하는 것이 행복해 지는 길이라 나는 믿는다. 그건 자존감에서 나온다.

이면우 시인은 한 인터뷰에서 "가난도 생의 일부로 당차게 껴안도록 용기를 준 사람이 아내입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시인이 ‘IMF 실직 자’가 됐을 때 그의 아내는 남편의 등을 토닥이며, “괜찮아 여보. 팔다리 멀쩡한데 꿀릴 게 뭐 있어?”라고 위로해 주었다고 한다. 나도 그런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들큼한 땀내 진동하는 그의 대표시집 <아무도 울지 않는 밤은 없다>를 읽고 목젖 뜨거워지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가난을 지독히 경험하고 나면 숨만 붙어서 모든 걸 보고 만질 수 있는 자체로 행복해진다”는 그는, 오히려 ‘유명인사’가 되자 긴장이 사그라지고 삶이 재미없어지는 것 같아 두렵다고 했다.

나의 남은 인생은, 인문운동가로, 시인이 아들에게 당부하는 다음의 말처럼 살고 싶다. "“우리 부부가 아들에게 줄 수 있는 건 건강한 육체, 그리고 열심히 사는 모습뿐이지요. 어떤 자리든 그저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사는 거, 머리가 아닌 몸으로 부딪쳐 살면서 삶의 기쁨과 보람을 얻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나보고 하는 말 같다.

오늘 아침도 이면우 시인의 시를 공유한다. 시가 따뜻하다. 봄을 지나, 여름으로 흐르는 지금이지만, 꼭 봄밤의 현장만은 아니다. 코로나-19로 재택 근무하는 일이 많다 보니 새로운 가족의 힘을 얻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갈등이 더 커졌다는 사람도 있다. 어쨌든 코로나-19 이후의 변화가 새로운 일상이 될 거다. 이 코로나는 평생 처음 겪어 보는 종류의 위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이나 상공인들은 힘들 것이다. 우리는 원래 습관처럼 사던 걸 안 써도 상관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소비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 했다. 이제 필수품 영역에 들어갈 수 없는 상품은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 다음에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분야 상황을 공유한다.

봄밤/이면우

늦은 밤 아이가 현관 자물통을 거듭 확인한다
가져갈 게 없으니 우리집엔 도둑이 오지 않는다고 말해주자
아이 눈 동그래지며, 엄마가 계시잖아요 한다
그래 그렇구나, 하는 데까지 삼 초쯤 뒤 아이 엄마를 보니
얼굴에 붉은 꽃, 소리없이 지나가는 중이다.

지금은 플랫폼 기업의 황금기이다.

코로나-19 이후의 경제 환경은 어떻게 변화될까?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의 김용섭 소장에 의하면, 위기 때 기업이 어디에 돈을 쓰는가를 보면 일자리의 방향을 알 수 있다고 했다.  9·11 이후에는 금융사들이 백업시스템을 만드는 데 돈을 썼다. 2008년 외환 위기 때는 IT에 돈을 썼고, 지금은 리스크를 줄이는 데 돈을 쓴다. 당장 생산공장을 중국에서 다른 나라로 분산시키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경험을 통해, 우리는 사람이 가장 큰 리스크라는 걸 알게 됐다. 감염자가 생기면 공장을 멈춰야 하니, 아마도 자동화 속도는 더 가속화될 것이라 본다. 기업은 이미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생산, 물류 자동화에 돈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그리고 에어비앤비(airbnb)의 대규모 감원, 항공사 무급 휴가 등이 이어지고 있다. 관광 산업의 전망은 여전히 어두워,  여행 산업은 당분간 살아나기 힘들 거다. 사실 그동안 관광 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건 가격이 싸져서 였다. 관광 사업 종사자의 헌신, 지구 환경의 희생을 저당 잡아서 싸졌던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를 겪으면서 각종 검사로 국경의 장벽은 더 높아졌고, 비행기가 배출하는 탄소 문제도 점점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 조사했는데, 많은 승객이 돈 더 내고라도 바이오 연료로 전환한 비행기를 타겠다고 했다. 그러나 좌석 간격을 넓히고, 바이오 연료 사용한다면, 당장 항공권 값이 크게 오를 것이다. 따라서 단체 깃발 드는 저가 여행 시장은 죽고, 부자 여행만이 살아 남을 것으로 본다. 물론 싸게 누리면서 희생하고 파괴했던 것들이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기후 변화가 그렇게 뼈아픈 거다. 코로나-19가 편리함을 걷어내고 함께 오래 가는 과제를 우리에게 고민하도록 기회를 내준 셈이다. 김소장에 의하면, 혼란과 위기 상황에서 더 성장한 기업도 있다고 했다.  "아마존, 페이스북은 다 매출이 올랐죠. IT 업계가 유리한 건 당연하지만, 산업 전반에 IT 화가 더 가속화됐어요. 특히 캐나다의 쇼핑몰 구축 서비스 ‘쇼피파이’가 시가 총액 최고치를 경신했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신생 기업이 순식간에 삼성전자를 잇는 2위로 성장한 거죠. 지금은 플랫폼 기업의 황금기예요. 동네 쌀가게 아저씨도 맘만 먹으면 온라인으로 전국에 쌀을 팔 수 있는 시대죠.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춰 먼저 변화한 기업이 열매를 땄어요. 던킨도너츠는 던킨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커피 브랜드가 됐어요. 도넛이 안 팔리니까 재빠르게 몸을 바꿨죠. 작년부터 스마트 오더로 드라이브 스루를 했는데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준비해서 이미 1년 치 고객 데이터가 쌓였어요. 그 차이가 굉장히 커요." 나같은 인문운동가로서는 시장 상황을 잘 모르는데, 아주 좋은 정보이다. 상상을 해 봐도, 김 소장의 주장은 그럴 듯하다.

비대면 욕구의 흐름에서 일본의 ‘침묵’ 서비스 택시와 화장품 매장의 ‘혼자 볼게요' 바구니 같은 것들도 인상적이다. 코로나 시기에 물류와 배송 시장도 폭증했는데, 부작용은 없는가?  김소장의 멋진 지적이다. "확실히 ‘미안함'이라는 감정이 줄었어요. 얼굴 안 봐도 새벽에 문 앞에 물건이 와있으니까요. 배송 시장이 커지고 택배 노동자가 많아지면 비용은 상승해요. 그게 정상이죠. 뼈 빠지게 고생한다고 안쓰러워 하면서 임금 인상 얘긴 쏙 빼면 그게 무례죠. 전 세계에서 한국이 택배비가 가장 쌉니다. 곧 적정 가격으로 상승할 거예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택배하시는 분들이 너무 고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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