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끌지도 못하면서 떠나지도 않는다.
6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현재 우리 사회의 위기 핵심은 자리에 걸맞은 능력과 책임감이 모자란 사람들이 너무나 중요한 자리를 뻔뻔하게 꿰차고 있다는 점이다. "이끌지도 못하면서 떠나지도 않는다(Lead or Leave)". 사자 한 마리가 이끄는 양 떼가 양 한 마리가 이끄는 사자 떼를 이긴다는 속담이 있다. 우리의 현실은 여러 분야에서 양 한 마리가 양 떼를 이끄는 꼴이다. 그런데 어제 밤에 멀리 폴란드에서 소위 '비주류' 감독의 새로운 리더십으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팀이 준우승을 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여러 분야에서 '대한민국 주류 교체'라는 큰 전쟁을 치르고 있다. 기득권과 보수 세력들의 끈질긴 저항이 있지만, 흐름이 이렇다. 기득권 보수측의 사상, 이념. 비전, ·이론, 정책 등이 국민의 동의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일부 보수 세력은 매력 있는 인물도 없는데, 조직은 사분오열됐고, 메시지는 설득력이 약하다. 지역, 이념, ·세대, 계층의 모든 전선에서 보수 기득권 세력은 이제 주류에서 비주류로, 상수에서 변수로 전락하고 있다. 정치의 기본적인 네 가지 무대, 즉 혁신 대 기득권, 새로움 대 낡음, 미래 대 과거, 통합 대 분열에서 보수 기득권 세력은 현재 패배할 수밖에 없는 뒷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혁신, 새로움, 미래 그리고 통합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어제 본 U-20 감독은 이 흐름을 알고 있는 것 같다.
지난 6월 동안, 그런 측면에서 U-20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정정용감독은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는 우리 축구계의 비주류였다. 청구중·고-경일대를 거쳐 1992년 실업 축구 이랜드 푸마의 창단 멤버로 참여해 6년 동안 센터백으로 뛴 그의 선수 시절을 기억하는 축구 팬은 드물다. 게다가 정 감독은 1997년 부상이 겹치면서 28세의 이른 나이에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정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는 '지시가 아니라 이해를 시켜야 한다'는 지도 철학을 가졌고 그것을 살천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자율 속의 규율'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그의 리더십은 지시가 아닌 이해, 규율보다는 자율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축구를 즐기게 하였다. 그렇게 해서, 상처투성이인 우리 사회에 큰 즐거움 선물했다.
게다가 선수들에 따르면 정 감독은 대표팀 소집 기간 휴대전화 사용은 물론 선수들의 자유 시간을 존중해줬다고 한다. 또한 가벼운 숙소 밖 외출은 오히려 권할 정도였다고 한다. 또한 선수와 지도자 간에도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인 관계를 강조하면서 선수들이 자신에게 먼저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선수들은 정 감독이 "착한 동네 아저씨 같다"고 했다. 나는 즐겁고 영리하게 공을 차는 어린 선수들을 보고, 우리 사회는 이젠 주류가 그만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포함해서. 나는 어제 밤에 고래를 품은 푸른 바다를 보았기 때문이다.
고래를 위하여/정호승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 별들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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