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운동 선수란 지겨운 행위를 인내하며 반복한 사람들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6. 12. 08:19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어제는 비 온 뒤라 그런지, 다른 날보다 하늘에 뭉게구름이 가득했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하늘의 뭉게구름을 보고, 그리운 사람들이 하늘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몇 장의 사진을 웃으며 찍었다.

20세 이하의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리 팀이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후반전부터 경기를 보았다.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서 집중하며 몰입하는 '경(敬, 몰입, 집중)'을 나는 보았다. 운동 선수란 지겨운 행위를 인내하며 반복한 사람들이다. 최고의 축구 선수는 한 번의 킥을 위해 수 만 번의 공을 찬 사람이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강의나 좋은 책 한 번 읽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길을 『중용』 제20장은 잘 말해주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것이 있으면, 끝까지 학습하고, 아직 대답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더 철저히 캐묻고, 이해가 미진하다 싶으면 더 깊이 숙고하고, 판단이 안 서는 곳이 있다면, 분명할 때까지 물고 늘어진다. 그것을 일상에서 실천하되 충분하지 않다면 끈기 있게 밀고 나간다. 다른 사람이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백 번을 하겠고, 다른 사람이 열 번이면 가능한 것은 나는 천 번을 각오한다."

이 퇴계는 이 과정을 경(敬), 즉 경건(敬虔)이 주도해야 한다고 『성학십도』 에서 강조한다. '경건'이란 "공경하는 자세로 삼가고 조심함"이란 뜻이다. 여기에는 '경외(敬畏)'를 동반한다. '경외'란 "공경하면서 두려워 함"이란 말이다. 그것은 신으로부터의 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자기 존재의 상실과 전락에 대한 우려이다. '존재'의 물음은 일상의 늪에 묻혀 잘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응답해야 한다. "너는 어디에 있느냐?"

퇴계는 이렇게 당부한다. "일상(日常)에서 외경(畏敬)을 놓치지 마십시오. 언제나 '두려운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보십시오. 그러면 정신은 평정(中)되고, 감정은 조화(和)를 얻을 것입니다." 감독 이하 모두 스텝들과 선수들에게서 보았다. "중(中)과 화(和)" 몰입(敬)하는 모습에다가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축구의 본질은 놀이다. 그것도 아주 유치한 '땅따먹기' 놀이이다. 놀이에서 이기려면 완전히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근데, 몰입하려면 어린애들처럼 혼이 쏙 빠지게 즐겨야 한다. 국가의 명예를 걸고 싸우라는 것은 예능하자는 데 '다큐'하자고 덤비는 것이다. 어제는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을 보고 웃었는데, 오늘 새벽에는 어린 축구 선수들과 감독 이하 코칭 스텝들을 보고, 웃으며 배웠다.

첫사랑과 순대국과 뭉게구름/홍사성

어쩌다 한번 보고 싶더라도
첫사랑 애인은 만나지 말자
어느덧 절정의 때는 지나 열정도 시들어
희로애락에 흔들리지 않을 나이라지만
문득 첫사랑 애인을 만나면
누군들 지나간 날의 쓸쓸함에 대해 절망하지 않으랴
날마다 새롭게 나팔꽃처럼 벙글던 그녀가
순대국집 아줌마가 되어 있다면
혹은 어느 잘나가는 사내의 아내로 살아갈지라도
이제 만나본들 얼마나 서글퍼질 것인가
무슨 말을 할 것이며
또 어떤 약속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 조금은 그립고 아직 못다 한 말 있더라도
첫사랑 애인은 만나지 말자
잊지는 차마 못하겠거든
뭉게구름인 양 먼 산에 걸어놓고
그냥, 웃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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