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들숨보다 날숨이 더 중요하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6. 10. 11:44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한 순간도 나를 버리지 않는 들숨과 날숨에 감사하며, 오늘 아침은 '숨', 즉 호흡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내 코를 통해 드나드는 것이 숨 말이다. 숨에는 들숨과 날숨이 있다. 들숨을 통해 보이지 않고 느낄 수 없는 공기가 코를 통해 몸 안으로 들어 와 오장육부를 살아있게 만든다. 날숨은 나의 구태의연한 잡념을 제거하는 행위이며, 들숨은 새로운 생각으로 오늘을 시작하게 한다.  이걸 우리는 호흡이라고 한다. 나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3부작을 읽고 그가 매년 두 달 씩 호흡 명상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걸 알게 됐다. 많은 사람이 그를 미래 예측의 대가로 생각하지만, 실제 삶에서 그는 미래가 아닌 '지금'을 직시하고 있었다. 삶의 최소 단위를 '호흡'이라 설정하고 매 순간 자신의 숨을 관찰해 통찰에 이른 것이다고 본다. 지난 사진, 시 그리고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우리의 몸을 지탱해 주는 것은 음식을 섭취하는 일과 매 순간 목숨을 지탱해 주는 심장 박동과 호흡하는 일 두가지라 본다. 심장은 하루에 십만 번 정도 박동한다고 말한다. 사람은 최대 30일 정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는데, 심장이 1분 이상 작동하지 않으면 죽는다. 그리고 사람은 하루에 약 2만 3천 번 대기 중에 있는 공기를 입과 코를 통해 호흡하는 데, 사람은 숨을 최대 3분 정도는 참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상으로 숨을 쉬지 못하면 바로 죽는다.

숨은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가 자기 보존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활동이다. 오늘 아침 그 숨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소설가 백영옥의 글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의식적으로 호흡을 해보면, 우리는 들이쉬는 숨이 내쉬는 숨보다 더 길다고 느끼고, 늘 들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설가는 요가 선생님의 다음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그 편견을 깨도록 해주었다.

"요가를 할 때는 의식적으로 날숨에 더 신경 써야 해요. 사람들은 대개 들숨을 생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예요. 날숨이 더 중요합니다. 태어날 때 아기는 '아앙~' 하고 호흡을 터뜨립니다. 죽을 때는 어떻죠? '후흡' 하고 숨을 강하게 들이마시며 죽어요. 아이러니하죠."

호흡 명상을 해보면 감정이 진동을 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명상 호흡법에서 중요한 것은 들숨보다 내보내고 비우는 날숨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점이다. 왜 그럴까? 매 순간 내가 숨을 들이켜듯 더 많이 얻고, 채우고, 느끼려는 자세로 살아왔기 때문에 우리는 들숨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날숨으로  속에 있는 관성이나 낡은 습관을 버리고, 동시에 날숨으로 내 몸 안에 빈 공간을 만들어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을 깨달은 아침이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사진처럼, 산다는 것은 구름이 모였다 흩어지는 것처럼 잠깐 살다 갈 뿐인데, 너무 많이 가지려 애쓴다. 자유롭게 저 하늘을 나르는 새의 비움처럼, 날숨으로 더 비리기를 다짐한다. 새는 방광이 없다고 한다. 노폐물이 생기면 몸 밖으로 바로 배출한다고 한다. 버려야 산다는 거다. 우리도 욕심과 욕망을 버릴 때, 새처럼 날아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한 호흡/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우고  
피어난 꽃은 한 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 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 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호흡훈련은 정신적이고 영적인 고양의 첫 관문이다.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호흡은 잠잘 때, 책을 읽을 때, 산책할 때와 같은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저절로 작동한다. 그런 식으로 일생동안 해야 할 호흡의 총량이 갖고 태어났다가, 그 양을 다 채우면 우리는 죽는 것이 아닐까?

호흡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분노하거나 두려운 상황에 처할 때,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빠르게 뛴다. 그래 총량을 낭비하게 된다. 그러니 화를 내거나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해 지나치게 두려워 허는 것은 생명을 단축시키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숨이 가빠지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 우리는 감정이며 이성적인 사고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현대과학은 느리고 깊은 호흡 습관으로 혈압과 심장 박동수를 줄여 주어야, 우리의 일상 생활에 활력이 더 생긴다고 말한다.

"새로운 곳에 도달하려면 예전과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전과 같은 행동은 전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제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말을 하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아야 한다." 배런 밥티스트의 책 『나는 왜 요가를 하는가』에 나오는 문장이라 한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와는 다른 말을 해야 내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설가의 말을 직접 들어 본다. 오늘 아침 내가 얻은 지혜이다. "요가를 하면서 많이 하게 되는 말은 '못 해. 할 수 없어' 같은 말이다. 이 말을 습관적으로 내뱉으면 내 몸은 그 말을 기억하고 말에 갇힌다. 습관은 요가 뿐 아니라 삶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들숨을 마시듯 채우고 말겠다는 관성으로 사는 한 내 몸 안에는 어떤 공간도 남아있지 않게 될 것이다. 빽빽한 도심 사이 숲이나 공원처럼, 중요해 보이지 않지만 실은 가장 중요한 그 빈 공간 말이다."

나의 아침 글쓰기는 어제 먹은 것, 어제 생각한 것을 버리고, 새로운 곳으로 오늘 나아가려는 의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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