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좋은 매너는 디테일에 있다. 그리고 경쟁력이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5. 25. 15:19

8년 전 오늘 글이에요.


1.약속이 중요하다.

프랑스에는 ‘사람은 자기를 기다리게 하는 자의 결점을 계산한다’는 속담이 있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그 사람의 이런저런 단점들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헛친절’은 베풀지 않느니만 못하다.

A 씨는 기자들에게 ‘심하다’ 싶을 만큼 깍듯이 인사를 챙겼다. 하지만 기자들은 의외로 그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다. 상대의 처지에 따라 태도가 표변하는 데다, 빈말을 자주 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 씨는 기자들만 만나면 “조만간 밥 한번 꼭 먹죠, 바로 연락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실제 그에게 “밥 먹자”는 전화를 받은 이는 힘 있는 매체 기자 몇 명에 불과했다. A 씨는 그 외에도 기자들이 ‘꿈’에 부풀 만한 약속들을 거창하게 늘어놓고는 뒷마무리를 전혀 하지 않아 원성을 사곤 했다.

반면 B 씨는 사소한 약속도 어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함께 식사를 하다 지나가는 말로 “그것 좀 알아봐 주실 수 있을까요” 하면 어김없이 다음 날 전화해 답을 알려준다. 그는 정확한 피드백으로 기자들 사이에 신망이 높다.

2. 유머는 노력의 산물이다.

C 씨는 유머감각이 탁월하다. 딱딱하고 공식적인 자리도 그가 끼면 화기애애해진다. 하지만 그런 유머감각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를 자기 식으로 소화해 더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다. D 씨도도 뛰어난 유머감각을 자랑한다. 그는 메모를 통해 유머감각을 유지한다고 한다. 우스운 이야기를 들으면 적어놓았다 적절한 상황에 써먹는다. E 씨는 ‘잡학의 달인’이다. 동서양 역사부터 문학, 미술, 유머, 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그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 역시 메모를 즐긴다. 매일 다이어리에 그날 읽은 재미있는 이야기, 기억해둘 만한 구절을 기록해놓는 것. 이런 노력에 늘 미소 띤 얼굴, 출중한 글솜씨까지 어우러져 그는 지인들 사이에서 ‘신사 중의 신사’로 불린다.

유머를 잘 전달하려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우선 서론이 너무 길면 안 된다. 청중이 결론도 듣기 전에 흥미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분명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뭐라고요?” 하는 되묻기가 한두 차례만 반복돼도 김이 새버리고 만다. 이야기를 완전히 숙지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얘기를 하는 사람이 먼저 웃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다.

3. 화 다스리기도 능력이다.

F 씨는 화가 나면 찬물 한 잔을 마신다. 그래도 감정 정리가 잘 안 될 땐 최근 읽은 좋은 책 구절을 되씹으며 평온을 찾는다. 소문난 독서가인 그는 멋진 글이 있으면 중요 구절을 메모하고 지인들에게 e메일로 전달하기도 한다. 지혜와 행복을 함께 나누기 위함이다. G 씨는 부하직원의 잘못된 일처리로 마음이 상할 때마다 ‘햇볕정책’을 쓴다고 한다. “한 박자를 늦추는 거죠. 내가 지금 저 사람이라면 심정이 어떨까, 상사가 어떻게 얘기해주면 언짢지 않고 스스로 뉘우쳐 더 좋은 결과를 내올 수 있을까. 일단 그렇게 생각을 잠시 한 뒤, 질책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상황을 풉니다. 스스로 느끼는 게 중요하죠.” H 씨는 앞의 사람 모르게 심호흡을 한다고 했다. “숨을 깊이 들이마신 뒤 2, 3초간 가만히 참습니다. 이렇게 한 세 번만 반복하면 마음이 다시 차분히 가라앉아요.”

실제 이론가들은 6초를 참으라고 한다. 사람이 심호흡을 할 때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시간이 6초란다. 그 6초를 위해, 화가 나면 마음 속으로 10을 세어보면 된단다. 기쁘고 즐거울 땐 누구라도 매너 좋게 행동할 수 있다. ‘본색’이 드러나는 것은 분노에 휩싸이고 어려움에 처했을 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