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나고 싶던" 4월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어처럼, "바람 나고 싶던" 4월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이제 5월이 되면, 숲은 연두에서 초록으로 채워지며, 수채화가 유화가 된다. 아래 쪽은 진녹색, 중간은 초록, 위 쪽은 아직 연두로 숲은 짙고 얕은 '녹색의 향연'이 된다. 봄이 꼭대기를 쫓아가며 농담(濃淡, 진함과 묽음)의 붓질을 해댄다. 드문드문 섞인 솔숲이 암록(暗綠, 어두운 초록색)일만큼 신록이 눈부실 것이다. 숲이 아름다운 것은 색이 변화하며 형형색색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군자삼변(君子三變)"이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모습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자는 수양과 학문이 뛰어난 인물로, 모두가 되고 싶어하는 수준에 도달한 사람이다.
공자는 『논어』에서 엄숙함, 따뜻함 그리고 논리력을 모두 갖춘 사람을 '삼변(三變)'이라고 했다. 그런 세 가지 다른 변화의 모습을 그 사람에게서 찾을 수 있을 때, 우리는 그를 '군자'라고 한다.
▪ 일변(一變)은 멀리서 바라보면 의젖하고 엄숙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것을 ‘망지엄연(望之儼然)’이라고 표현한다. ‘멀리서 바라보면(望), 엄숙함(儼)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고 풀 수 있다. 그런 사람에게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며 의젓하기는 하지만 가까이 하기엔 다소 어려운 면이 있을 수 있다.
▪ 이변(二變)은 엄숙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가까이 다가가 대화해 보면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사람이다. 그것을 '즉지야온(卽地也溫)'이라한다. ' 멀리서 보면 엄숙한 사람인데 가까이 다가서서(卽) 보면 따뜻함(溫)이 느껴지는 사람의 모습이라고 풀 수 있다. 그런 사람은 겉은 엄숙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속은 따뜻한 사람이다.
▪ 삼변(三變)은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정확한 논리가 서 있는 사람이다. 그것을 공자는 이렇게 말한다. '청기언야려(聽其言也厲)'. 그 사람이 하는 말(其言)을 들어보면(聽) 논리적인 모습(厲)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게다가 군자는 비록 달변은 아닐지 모르지만 했던 말은 반드시 지키는 신의가 있다.
이를 종합하면, 군자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모습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이다. 외면의 엄숙함과 내면의 따뜻함에 논리적인 언행까지 더해져, 멀리서 보면 의젓한 모습, 가까이 대하면 대할수록 느껴지는 따뜻한 인간미,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언행을 하는 군자, 최상의 사람, 선비, 보살인 것이다. 그것이 한 사람의 품격이다. 요즈음 말로 해서 리더는 온화하되 절대로 유약해서는 안 된다. 주저하고 결단치 못하는 리더는 전제 조직을 위험에 빠뜨리는 리더이다.
5월 숲처럼, 엄숙함과 온화함 그리고 말의 엄정함은 서로 어울리는 덕목은 아니지만, 이러한 세 가지 품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내가 되고 싶다. "바람나고" 싶던, 4월의 마음을 잠재우고 싶다. 바람 하면,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조르바의 사랑이다. 그의 사랑은 언뜻 보아 ‘바람둥이 사랑’지만, 진짜 사랑이다. 그의 손길이 닿으면 혼자 된 여자의 쭈글쭈글한 주름이 펴지면서, 생의 가장 빛나던 시절로 돌아가게 한다. 조르바에게는 지금 이 순간 살아 움직이는 몸뚱이, 그 자체로 충분하다. 지금 여기서 하고 있는 그 일에만 집중한다. 무엇을 하던지 간에. 조르바는 광산 사업의 실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춤을 춘다. 그 춤은 무게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처절한 노력으로 비친다. 그리고 그 춤 속에는 해방이 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해방이 아니다. 기대하거나 희망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남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이다.
내일 부터 시작되는 5월은 해방이다.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정해종
거리엔 꽃을 든 여인들 분주하고
살아 있는 것들 모두 살아 있으니
말좀 걸어 달라고 종알대고
마음속으론 황사바람만 몰려오는데
4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나서
마침내 바람이 되고 싶다
바람이 되어도 거센 바람이 되어서
모래와 먼지들을 데리고 멀리 가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나라
어느 하늘 한쪽을
자욱히 물들이고 싶다
일렁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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