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이 아닌 인간은 만나야 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4. 22. 15:35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사람이 아닌 인간은 만나야 한다. 서로 간의 연결(커넥션)이 중요하다. 그리고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내가 누구인지, 상대방이 누구인지 그리고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우리'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인간은 온라인을 통해 ‘지식’만을 습득하는 것으로는 살 수 없는 사회적 존재이다. ‘지식’은 온라인을 타고 흐를 수 있지만 ‘지혜’는 온라인만으로는 얻을 수 없다. 사람은 길 위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존재이며, 또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더 많은 것을 깨닫는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 인간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면서 힘들어 하는  것이다. 쏟아지는 봄 햇살을 받으며 서 있는 길가의 연두빛 나무 한 그루가 우리에게 주는 위로가 있으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와인이나 차 한 잔이 주는 기쁨이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을 통해 사람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며 성장해 간다. 그것은 온라인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다. 그러한 소중한 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지속 가능한’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 코로나가 물러간 뒤 우리 사회는 ‘온라인 교육 방식’을 강화할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성찰’에 더 힘을 기울여야 한다. 어제는 와인 강의를 위해 거의 두 달 만에 우리는 만났다. 그냥 즐거웠다. 낮부터 "주님"과 함께 하고, 이어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다. 아침 사진은 강의가면서 만난 동네 초등학교 담에 핀 영산홍이다. 색이 너무 예뻐 차를 세우고 찍은 것이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그런 마음으로 찍은 사진이다. 지난 글들은 https://pakhanpyo.blogspot.com 을 누르시면 보실 수 있다.

봄날/이문재

대학 본관 앞
부아앙 좌회전하던 철가방이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저런 오토바이가 넘어질 뻔했다
청년은 휴대전화를 꺼내더니
막 벙글기 시작한 목련꽃을 찍는다

아예 오토바이에서 내린다
아래에서 찰칵 옆에서 찰칵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나 찰칵 찰칵
백목련 사진을 급히 배달할 데가 있을 것이다

부아앙 철가방이 정문 쪽으로 튀어 나간다

계란탕처럼 순한
봄날 이른 저녁이다

코로나 이후로 인간들은 온라인에 너무 치중한다. 사람이 아닌 인간은 결코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은 대화 없이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 어렵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 쉽지 않다. 인간 답게 산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하느냐 에서 나타난다. 우리 인간은 서로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 가장 먼저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대화를 해야, 인간은 자기 자신을 알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없다. '또 다른 나' 하고라도 대화를 해야 한다. 그 다음 대화를 해야만 다른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 대화가 없이는 나를 아는 것 만큼이나 다른 사람을 안다는 것은 어렵다. 대화가 없이는 다른 사람을 발견해 낼 수 없다는 말이다. 끝으로 대화를 하여야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것을 찾을 수 있다. 대화가 없으면 너와 나의 공통점을 찾아 낼 수 없다. 대화 없이는 우리가 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것, 느끼지 못하는 것, 이야기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만나 대화하지않고는 발견할 수 없다. 권선필 교수의 포스팅을 보고 한 생각이다. 사람이 아닌 인간은 만나야 한다. 그래 나는 온라인 만남을 가급적 하지 않는다.

코로나 19 이후의 세상에 대해, 우리는 중요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정치가 문제이다. 내 친구(조호연, 경향신문)가 어제 아주 깔끔한 칼럼을 썼다. 아침에 네이버에서 찾아 읽었다. 그의 칼럼의 마지막 문장이다. "한국은 거의 모든 분야에서 국제 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해낼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다. 정치만 준비되면 된다."  코로나 19로 세계는 국제 질서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런 기회에는 다 '때'가 중요하다. '골든 타임'이 있다.

유발 하라리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향후 한 두 달 동안 각국 정부가 하는 일이 향후 몇 십년의 세계의 형태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보건의 위기'이자 '정치의 위기'이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지금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걸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치의 영역이다. 이런 대전환기에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주지 않고, '나중에 생각하자'라고 한다면 미래에는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에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야말로 민주주의의 진정한 힘이 발휘된다"고 한 말이다. "사람들이 손을 씻게 만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화장실 앞에서 경찰이나 감시 카메라를 세워 두고 손을 씻지 않으면 벌을 주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좋은 교육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해서, 감염 경로에 대해서 손을 씻으면 예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이다. 배경 지식이 있고, 그것을 믿는 국민이 있을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는 또 민주주의가 위기에 강한 이유는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다른 시도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목소리들이 반영되고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좋은 정책을 채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 결과를 좀 염려하는 것은 다양한 목소리를 내도록 국회의원들이 다원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유발 하라리는 "세계가 각자 성채(성과 요새)를 쌓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 지구적 위기의 해법으로 연대와 공조, 협력과 협동을 꼽았다. 진부함에 몸서리가 쳐지지만 해법은 경험이 증명한다. 전염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협력과 협동이다. 우리는 지난 두어 달의 경험에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공유해야 한다는 걸 체험했다. 자발적, 때로는 강제적일지라도 전 사회적 협력과 협동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전 세계의 많은 나라가 한국의 정보를 공유하고 우리의 장비와 의료물품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는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가 공유되기를 바란다. 하라리는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외국인과 협력해야 하고, 상호 신뢰에 기반한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총선 결과를 보면, 이젠 주류가 교체되었다는 것이다. 보수가 완전히 몰락하고 이제 비주류가 되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도 이런 주장을 한다. 그에 의하면, 한국 보수가 주장하는 안보 보수와 시장 보수가 시대 흐름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슈가 통일에서 평화로 이동했는데, 아직도 북한 붕괴론에 기반해 있다. 그리고 부가 한쪽으로 집중돼 분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데 여전히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하는 시장보수만 반복한다. 박성민은 이번 총선을 '여당이 잘해서 이겼다기보다 야당이 너무 못해 심판을 받은 선거"라고 규정했다.

예전엔 '부패했지만 유능한 보수, 진보는 깨끗하지만 무능하다'고 했지만 지금 보수는 "깨끗하지도 않고 능력도 없다."(박성민) 선거에서는 좋아서 찍거나, 필요해서 찍거나, 상대가 싫어서 찍는, 세 가지 경우 수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보통 보수는 필요해서 찍어야 하는데, 필요 없다고 본 것이다.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왜 그들은 안 바뀌는가? 아직도 자기들이 주류라고 생각한다. 이런 예기만 한다. "문재인 정권, 이상한 놈들 때문에 나라가 망하고, 베네수엘라가 될 거고, 참 한심하다."

코로나 19로 한국에 대한 세계인식이 한층 올라갔다고 모든 언론이 주장한다.  우리의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민주적 방역에 박수 갈채를 보내고 있다. 다음과 같은 5 가지 측면이 놀라움의 대상이다.
* 지도자의 리더십
* 전문적이고 헌신적인 보건행정
* 세계 최고의 ICT 역량
* 진단 키트로 대표되는 방역 제품 기술력
* 위기 극복에 적극 동참한 높은 시민의식

코로나 19로 세계는 국제질서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세계로부터 가장 주목 받는 나라가 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주장은 미국 지리경제학자 잘 폴 로드리크의 말이다. "한국은 첨단 제품의 세계 공장이 될 자격을 갖췄다"(중앙일보)고 했다. 그리고 한국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올라갈 듯 하다. 사람은 잘 나갈 때 실수를 한다. 어제 보니까 긴급 재난 지원금을 놓고 정치권과 관료들이 티격태격하는 것을 보니 관료주의가 발목을 잡는 듯 하다., 정리가 필요하다.

보상과 복지는 다르다. 복지는 인간의 기본권으로 특별한 동기가 없어도 부여되는 기본적 사회보장이다. 반면 보상은 국가나 단테가 소속 구성원에게 주어진 재산상의 손실을 갚아 주기 위하여 제공하는 사회보장이다. 복지가 정상적, 평상시의 사회보장이라면, 보상은 비상시, 재난시의 사회보장이다. 재난 가운데는 특정 사회 계층에 집중되는 특별한 재난(홍수, 가뭄, 산불같은 경우)과 코로나 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같은 전염병으로 인한 재해는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보편적 재해로 나뉜다. 코로나 19는 계층에 관계없이 모두가 재해의 원인 앞에 노출되었다. 모든 시민이 실제 감염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사회적 격리, 이동의 제한 등으로 인해, 구속으로부터,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본적 시민권을 박탈하거나 제한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재해에 대하서는 보편적 보상을 받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정치가, 철학과 의지를 가지고, 꼬인 매듭을 빨리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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