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운동가의 인문 산책
내가 먼저 누군가의 그런 친구가 되어야 한다.
우리마을대학 협동조합
2025. 2. 13. 08:59
7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눈오는 어젯밤에 <세한도>를 보며 친구를 생각했다.
‘歲寒然後(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知松柏之後凋也)·
날씨가 차가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푸름을 알 수 있다’.
승승장구하다 당파싸움의 희생양이 되어 1840년 제주도로 유배 간 추사는 이 구절을 주제로 한 문인화 세한도를 세상에 내놓는다. 당시 권력을 박탈당한 그를 가까이 하다간 어떤 화(禍)를 당할지 모르는 터에 귀향 지까지 찾아오는 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상황. 그러나 그의 제자인 통역관 이상적은 중국에 갔다 올 때마다 귀한 책자를 구해와 그에게 전해주며 쓸쓸히 여생을 보내는 그의 예술혼에 힘을 보탠다. 추사는 한결같은 그의 의리(義理)와 지조(志操)를 한겨울에도 늘 푸른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해 한 폭의 그림에 담아 후세에 남긴다.
이런 친구이자 제자가 있다면......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친구는 하늘에서 똑 떨어지지 않는다. 만드는 것이다.
내가 먼저 누군가의 그런 친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