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현실 세계를 철저히 긍정한다.
5년 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 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그날그날 충만하게 정신을 고양시켜, 일상을 에너지 넘치게 그리고 경쾌하게 살아가는 것이 나의 삶의 방식이다. 인생, 의미를 찾지 않을 때 의미 있는 삶을 산다. 단지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대단한 의미보다는 매 순간 더 나 답게 살아가는 과정이 아름답고 행복하기를 꿀꿀 뿐이다. 특히 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어제는 <감각의 지평을 넓힐 와인과 인문학> 첫 강의에서, 긴 시간동안 와인의 신인 디오니소스(박쿠스, 박카스)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니체의 사상까지 나아갔다.
‘인간의 정신은 낙타의 정신에서 사자의 정신으로, 그리고 사자의 정신에서 아이의 정신으로 발전해 가는 것’이다. 이 말은 니체의 유명한 ‘인간 정신 발달의 3단계’이다.
▪ 낙타의 정신: 낙타는 사막에서 무거운 짐을 지고 아무런 불만도 없이 뚜벅뚜벅 걸어 나아가는 동물이다. 이런 의미에서 낙타는 인내와 순종의 대명사이다. 그러니까 니체가 말하는 낙타의 정신은 사회적 가치와 규범을 절대적인 진리로 알면서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정신을 뜻한다. 다시 말하면, 무엇이 진정한 삶인지에 대한 고뇌도 하지 않은 채 기존의 사회가 정해준 삶의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하이데거는 이런 삶을 ‘세상 사람의 삶(자기를 상실하고 세간의 가치를 추구하는 데 빠져 있는 삶’)이라고 하며, 니체는 ‘말세인의 삶(밑바닥까지 전락한 인간의 삶)’이라고 한다.
▪ 사자의 정신: ‘사자의 정신은 기존의 가치를 파괴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못한다.’ 다음은 아이의 정신의 대한 설명이다.
▪ 아이의 정신: 놀이에 빠진 어린아이처럼 산다는 것이. 아이처럼 산다는 것은 삶을 유희(놀이)처럼 사는 것이다. 그것도 재미있는 놀이이어야 한다. 그러면 그저 삶이라는 놀이에 빠져서 그것을 즐길 뿐이다. 삶의 의미를 물을 필요는 없다. 그러니까 그런 물음 자체가 일어나지 않는 상태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니체의 기본 생각은 모든 것들이 자신의 힘을 증대 시키기 위해 서로 투쟁하고 갈등하는 것이 세계의 실상이라고 보며, 세계가 이런 모습이기에 우리는 정신력이 크게 강화되고 고양(기분이 좋아 들뜰 정도로 정신 상태가 업(up)된 것)될 때만 그 세계를 긍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니체는 “영원회귀 사상”을 주장한다. ‘모든 것은 영원히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한다. ‘삶이 영원히 반복된다 해도 지금처럼 살 것인가?’ 이 질문에 그는 ‘아이의 정신으로 산다’고 대답했다. 이 방법이 자신의 정신을 고양시키는 방법인 것 같다. 이렇게 정신을 강화할 때 세계는 다시 아름답게 보이게 된다. 그러면 이렇게 살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 매 순간 충만한 기쁨을 느끼면서 경쾌하게 산다. 삶을 무겁게 생각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다. 매일매일 다가오는 일상의 무게를 느끼지 말고, 경쾌하게 처리한다.
▪ 매 순간 자체가 충만한 의미를 갖고 있기에 그 순간의 충일함(가득차서 넘침)을 즐기면서 산다.
이런 식으로 니체는 현실 세계를 철저히 긍정한다. 그러면 이 현실 세계가 빛이며, 어둠이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정오의 밝음이 지배하게 된다. 그래서 니체 철학은 ‘삶에 대한 찬가’이다. 그는 이런 말을 한다. “우리가 앞으로 섬겨야 할 신은 춤출 줄 아는 신”이다. 이 신은 삶을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즐기고 긍정하는 신이다. 이것이 디오니소스 신의 세계이다. 내가 좋아하는 와인의 세계이다. 이 세계는 아무런 목표나 의미 없이 기쁨 속에서 파괴와 창조를 거듭하는 세계이다. 디오니소스는 어떤 인격적인 신이 아니라,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세계 자체를 말한다. 니체는 이런 세계의 사람을 ‘초인’이라고 했다. 파괴와 창조,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슬픔이 반복되는 이 세계를 웃으면서 긍정하는 자이고, ‘춤추는 디오니소스처럼’ 너털웃음을 터트리면서 이러한 세계 한가운데에서 환희에 차 춤추는 자이다.
뭐, 어제 강의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강의가 끝나고, 우리는 와인 잔을 기울이며 늦은 오후까지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기서 글을 마친다. 왜냐하면 매주 수요일은 아침 일찍 나가기 때문이다. <대덕몽>이라는 이름아래 커피와 샌드위치를 놓고, 그리스의 아고라 광장에서 처럼,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 오늘 아침 공유하는 시처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다. 오늘도 1년처럼 충만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장시하
추색의 주조음 처럼 가슴 스며드는 모두가 사랑이더라
봄날 멍울 터트리는 목련 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여름 밤 후두둑 떨어지는 별똥별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겨울날 곱게 가슴에 쌓이는 눈꽃처럼 모두가 사랑이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사랑이더라
돌아보면 모두가 그리움이더라
나를 미워하던 사람도 세월 지나니 사랑으로 남더라
이제 오해의 돌팔매도 사랑으로 맞을 수가 있더라
이 아름다운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이 행복하기만 하더라
삶의 길을 걷다가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더라
사랑의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지난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잘못 이더라
지난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욕심 이더라
지난날 돌아보니 모두가 내 허물 뿐이더라
내가 진실로 낮아지고 내가 내 욕심을 온전히 버리니
세상에 사랑 못할 게, 용서 못할 게 아무것도 없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부시도록 아름답기만 하더라
가도 가도 세상은 눈물겹도록 사랑스럽기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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