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무엇을 많이 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한다.
6년전 오늘 글이에요.
인문운동가의 사진 하나, 시 하나
해가 바뀌면서, 감기가 더 이상 머물지 못하고, 달아났다. 감기, 그거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된다. 코에서는 수돗물같이 물이 떨어지고, 목은 아파 말이 안 나오고, 온 몸이 움직이기조차 싫다고 아우성이었다. 이상한 것은 식욕은 잃지 않았다. 근데 내가 좋아 하는 '주님'은 보기가 싫었다. 지인은 몸에 온도가 떨어져서 감기가 온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온도, '따뜻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 오늘은 따뜻한 마음으로 내 "삶에 대한 감사"를 한다.
일상의 작은 것에도 감사함을 표현한다면 나는 물론 어떤 사람들에게 위로의 선물이 된다. 내가 따뜻하면 내 주변에도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똑똑하다고 옳은 소리하면서 비판을 자주 하는 사람보다,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무언가를 나누어 주려고 하고, 친구의 허물도 품어줄 줄 아는 사람,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어 따뜻함으로 내 꽃을 피워서, 나는 "화엄 세계"를 만들고 싶다. 그러려고 오늘도 공부한다.
"공부는 무엇을 많이 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바른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한다. 바른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딱 한 마디로 하자면, 나만 위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를 위하는 것처럼 남도 위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조정래, <풀꽃도 꽃이다. 2>, p. 87) 그러니까 공부하고 감사하는 일이 따뜻함의 시작이고, 사랑의 마음의 시작이다.
삶에 대한 감사/박노해
하늘은 나에게 영웅의 면모를 주지 않으셨다
그만한 키와 그만한 외모처럼
그만한 겸손을 지니고 살으라고
하늘은 나에게 고귀한 집안을 주지 않으셨다
힘없고 가난한 자의 존엄으로
세계의 약자들을 빛내며 살아가라고
하늘은 나에게 신통력을 주지 않으셨다
상처 받고 쓰러지고 깨어지면서
스스로 깨쳐가며 길이 되라고
하늘은 나에게 위대한 스승도 주지 않으셨다
노동하는 민초들 속에서 지혜를 구하고
최후까지 정진하는 배움의 사람이 되라고
하늘은 나에게 희생과 노력으로 이루어낸
내 작은 성취마저 허물어 버리셨다
낡은 것을 버리고 나날이 새로와지라고
하늘은 나에게 사람들이 탐낼만한
그 어떤 것도 주지 않으셨지만
그 모든 씨앗이 담긴 삶을 다 주셨으니
무력한 사랑 하나 내게 주신
내 삶에 대한 감사를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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